독서 자료

새로운 가치관

[중산] 2011. 11. 2. 12:24

 

스티브 잡스의 상상력과 철학은 일반인들의 예상을 넘어선다. 놀랍도록 과감하고 직접적이면서도 심오한 통찰이 함께하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도 매우 극단적이다. 때로는 폭군으로 불리며, 심지어 현실을 왜곡하는 자로 규정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표독스러운 CEO의 모습도 가지고 있다. 정반대 편에서는 창의성의 아이콘, 새로운 시대를 만든 사람으로도 바라본다. 이 책은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겉모습을 탐구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티브 잡스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일이다. 왜 그가 그런 말을 하는지, 왜 그가 창의적일 수 있는지, 왜 그가 그렇게 가혹하게 직원들을 대하는지, 왜 그가 그토록 일에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원을 탐구해야 한다. 이것을 알지 못하는 한 우리는 영원히 스티브 잡스의 겉모습만 보고 흉내 내는 것에 그칠 것이다.

 

 

잡스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키워드는 바로 인문학이다. 그는 늘 자신이 기술과 인문학의 중간에 있으며, 기술만 가지고는 많이 부족하다고 말해 왔다. 심지어 그는 소크라테스와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내놓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문학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인문학적 배경 지식 없이 스티브 잡스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것은 단호하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설사 그것이 자기계발적인 메시지라도, 기업 비즈니스에 대한 지침이라도, 그 무엇이든 인문학의 입구에서 시작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를 인문학적 방향에서 접근한다고 해서 골치 아픈 추상적 개념이 나열될 것이라고 오해할 필요는 없다. 그는 현실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켜야 하는 직업이고, 그들이 지갑에서 돈을 꺼낼 수 있도록 유혹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어렵고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틀에만 갇혀 있을 리가 없다.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이란 곧 사람에 대한 이해이다...(요약)

 

 

 

CREATIVE_ 무無와 전복의 가치가 만드는 진정한 차이

 

 

결별과 배반, 혹은 가치관 전체를 전복한다는 것에 대해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가치관 자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특정한 사고의 패턴을 훈련하거나 스킬, 습관을 바꾸는 것이 한 가지 방법 정도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가치관 자체가 변하는 것에 비하면 미미함에 틀림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이길 원하면서도 여전히 고루하고 진부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러한 창의성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에게 이제까지 당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무엇을 중심으로 사고를 해왔는지를 되돌아보고, 그것에 대한 전복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관을 갖춰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예술가처럼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지나치게 과거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 《PLAYBOY》(1985)

 

가치관의 전복은 곧 과거와의 결별, 나 자신에 대한 배반이라는 의미와 동일하다. 이제까지 나를 지탱해 왔던 것이 결국 내가 창의적으로 변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방해물이다. 나를 보호해 왔지만 나의 발전을 방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제까지 당신이 가졌던 가치관들이다. 당신이 창의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이제까지 당신을 보호해 왔던 당신의 가치관으로부터 반드시 떠나가야 하는 시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결별하고 배반하는 데 있어 한 가지의 두려움이 생겨난다. 그것은 단순히 손실에 대한 걱정의 차원이 아니다. 오히려 그 두려움은 나로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인들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나의 새로운 가치관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사회의 시선들이며, 나의 변화를 의아하고 낯설게 생각할 타인들의 시선이다.

 

 

성장하고 변화해 가는 동안에 외부 세계가 당신의 이미지, 즉 외부 세계가 당신이라고 여기는 이미지를 공고히 다지려고 애를 쓸수록 당신은 예술가로 살아가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많은 경우 예술가들이 잘 있어. 나는 가야 해. 나는 미칠 것 같아. 이곳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라고 말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PLAYBOY》(1985)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를 책임져야 하는 성인이 되어 갈수록, 점점 더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변화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결별과 배반 없이 결코 창조는 시작되지 않는다. 그 고통스러운 향해가 없는 이상 결코 당신은 새로운 창의성의 바다로 진입하기 힘들 것이다. 결국 방법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 그래서 이제까지의 가치관을 뒤집고 결별하고 배반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예술가는 자신이 가진 창조의 정신을 지켜 가기 위해서라도 평범한 사람들 속에 있기를 거부한다. 평균적인 사람들 속에서 평균적인 행동과 결정을 끝없이 반복하는 평균적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역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

 

저자 이남훈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후 《신동아》, 《주간동아》, 《월간중앙》, 《일요신문》, 《뉴스메이커》 등의 주요 시사주간지에 다양한 글을 기고하며 활동해 왔다. 또한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기업나라》, 《테크타임즈》의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경영 현장에서 통용되는 리더십, 자기계발, 성공의 원칙, 의사소통의 기술에 대해 심층적인 취재를 해왔다. 삼성그룹, LG그룹, 삼양그룹, 동서식품 등의 기업 사보에도 글을 게재했다. 대표작으로는 조직생활에서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비책을 담은 『공피고아』(공저), 의사소통의 실전 기술을 명쾌하게 담은 『소통의 비책』, 1000억대 벤처 기업인들의 기회 포착 방식과 마인드를 집대성한 『찬스』, LG그룹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가치를 제안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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