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성발효퇴비(速成醱酵堆肥) 만들기
일반적으로 퇴비를 얘기할 때 퇴비는 잘 썩혀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퇴비는 절대로 썩히는 것이 아니라 잘 띄워야 하는 것이다.
퇴비장에 가보았을 때 시큼하고 악취가 나면서 질퍽질퍽한 퇴비는 썩은 퇴비로서 다음과 같은 4가지 큰 결점을 가지고 있다.
1) 썩은 퇴비의 결점
① 양분의 손실 : 짚이나 왕겨, 계분, 돈분 등 원래 재료에 함유되어 있던 각종 양분의 40%가 유실되어 없어져 버린다.
퇴비량의 40%나 되는 막대한 양분이 분해되어 없어져 버린다고 볼 때 농토에 심은 작물이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영양분은 매우 적은 양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② 유기산 가스 피해 : 퇴비가 부패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메탄가스, 질산가스, 인돌, 스카돌 등 여러종류의 유기산 가스가 배출되면서 악취를 풍기게 된다.
이들이 작물뿌리의 호흡을 정지시켜 뿌리가 썩음과 동시에 지상부의 잎도 말라 죽게 된다.
특히 시설원예를 하는 농가에서 계분이나 우분을 생것이나 건조상태에서 그대로 하우스 토양에 뿌리고 로타리쳐서 섞어준 후 파종하거나 정식하여 가스피해로 전멸시켜 버렸다는 얘기들을 심심찮게 듣게된다.
과수의 경우에도 생계분 등의 계속적인 시비로 인한 부란병 등 각종 질병의 빈발로 폐원 지경에 이르게된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③ 병원균의 배양 : 수분이 70%이상으로 공기유통이 불량한 상태에서는 호기성 유효 미생물이 아닌 혐기성 유해 미생물, 즉 병균이나 부패균 등이 다량 증식되게 되어있다.
그렇지 않아도 토양 속에는 농약에 대한 저항성이 큰 병원균들이 많이 번식하고 있어 작물의 생육이 지극히 어려운 처지에 병균만을 다수 배양시킨 것을 퇴비라고 넣어주니 토양이나 작물이 더더욱 생명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④ 토양의 산성화 : 퇴비에서 시큼한 냄새가 난다는 것은 그 퇴비의 산도가 pH3 정도의 강산성이라는 증거이다.
토양의 강산성을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pH 7.5∼8.3 정도의 약알칼리성 퇴비를 넣어 주어야 약간씩이나마 중화가 되어 갈텐데, 산성이 심한 퇴비가 들어가 버리니 산도교정은 갈수록 어려워져 가는 것이다.
조선시대 선조때의 유명한 방랑시인 김삿갓(金笠 본명은 金炳淵)의 방랑기중에 쉰음식에 얽힌 일화가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정처없는 떠돌이 생활이라 굶기에는 이골이 났는데, 한번은 내리사흘을 굶어 천지가 노래진 상태에서 겨우 동네하나를 발견하고 밥술이나 먹을만해 보이는 집에 들어가 밥한술을 청하고서 마당의 나무아래 앉아 기다리고 있자니, 비록 개다리 소반에 간장 한종지기 뿐이지만 밥만은 큰그릇에 소담하게 담아서 가져다 주는지라, 고맙다는 인사는 먹고나서 드리기로 하고 허겁지겁 한수저를 떠넣고서 다시 한수저를 떠 입에 가져가다 밥냄새가 하도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밥이 쉬어도 보통으로 쉰것이 아니고 썩어가는 중이라 아무리 사흘을 굶었다고는 하나 도저히 계속 먹을 수가 없어 수저를 놓고 시를 한 수 읊었겠다.
二十樹下 三十客 이×할 나무아래 서른(서러운)
이십수하 삼십객 나그네가
四十村中 五十食 망할놈의 마을에 드니
사십촌중 오십식 쉰밥을 주는 구나
六十生初 七十事 육십평생에 이런일은
육십생초 칠십사 처음이라
不如歸家 三十食 차라리 집에 돌아가 설은밥(설익은밥)
불여귀가 삼십식 이나 먹느니만 못하도다.
二十樹下를 "스무나무아래"라고 젊잖게 해석하는 분들이 많지만 전체적인 흐름이나 김삿갓 특유의 독설적인 감각으로 봐서 욕하는 표현이 타당할 것으로 보며, 六十生初는 필자가 약간 각색한 것으로 원문은 "人間豈有七十事"(인간개유칠십사)로 "인간세상에 어찌 이런일이 있을수 있느냐"로 되어있으나 필자가 이빨빠진듯한 六十을 활용해서 약간 변형시켜 본것이다.
2) 띄운퇴비의 장점
어떻든 아무리 배가 고파도 쉰밥은 먹을 수가 없듯이 작물에게도 마찬가지 원리로 썩은 퇴비를 주어서는 안되고 띄운 퇴비를 주어야 된다는 말인데, 그 띄운퇴비는 다음과 같은 4가지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① 양분의 증가 : 각종 퇴비재료에 미생물제를 투입하여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유효균이 폭발적으로 번식하여 세균류와 함께 곰팡이류의 증식으로 퇴비 전체가 하얀 밀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이 변하게 된다.
그 미생물들은 대부분이 60%의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 전체적인 양분 함량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단백질은 질소질 형태로 변하여 식물에 흡수되는데 그 비율은 단백질량을 6.25로 나누어 주면 질소량이 나오게 된다.
따라서 발효가 잘된 것 일수록 단백질, 곧 질소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② 탄산가스의 발생 : 퇴비가 잘 발효하는 과정에서는 탄산가스가 다량으로 발생하게 되어 모든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이 더욱 활발해져 성장이 빠르고 수확량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특히 시설원예를 하는 경우에 완전 발효시킨 퇴비를 시비했을 때 하우스 작물의 생산량은 썩은 퇴비를 주로 시비해 왔던 관행농법에 비교하여 월등히 많고 무병, 건강하여 농가소득을 크게 높혀 준 예가 많다.
③ 유효균의 배양 : 퇴비의 발효 과정에서는 60℃이상의 고온이 계속되기 때문에 해충, 병원균은 물론 잡초의 씨앗까지 대부분 사멸한다. 또한 호기성이며 고온성균인 유효미생물이 다량 번식되어 퇴비와 함께 토양에 투입되었을 때 토양속의 유해미생물을 억제하고, 식물뿌리의 건전한 생육을 도와 전체적인 작물증산을 촉진시키게 된다.
④ 토양의 중성화 : 완전히 발효된 퇴비는 산도가 보통 pH 7.3∼7.8정도의 약 알카리성을 띠기 때문에 강산성 토양일 경우에도 발효퇴비를 충분히 시비함으로써 점진적인 산도의 교정이 이루어짐과 함께 유기물함량 증대로 작물의 정상적인 생육을 위한 기반이 순조롭게 조성되어 간다.
3) 발효퇴비의 재료
퇴비재료의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탄질율(C/N Ratio)을 40∼60으로 맞추어 주는 일이다.
또한 항생물질이나 화학적인 산란촉진제를 사용치 않은 가축의 축분을 사용함으로써 본의 아닌 잔류독성 검출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식사를 할 때도 편식을 하지 말자는 얘기를 자주 하듯이 식물에게도 질소질 비료만을 편중 시비하면 작물이 연약도장체가 되어 질병에 쉽게 감염되거나 해충의 피해를 많이 입게 되며, 탄소질만 다량시비할 때는 질소부족으로 생육이 중단되는 등 생리적인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퇴비를 만들 때는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재료를 준비하여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
첫째, 볏짚, 보리짚, 잡초, 왕겨, 우드칩 등 탄소질재료 2,000kg과 계분, 돈분, 인분, 우분 등 질소질재료 1,000kg, 합계 3,000kg의 퇴비화가 가능한 유기물을 준비한다.(이들 재료는 건조상태의 중량을 말하며 물계분이나 젖은 우분 등은 4.5톤 복사로 1대 분량이 건조상태의 1,000kg에 상당함)
둘째, 볏짚이나 잡초류는 20cm정도로 자르는 것이 좋으며,
셋째, 이들 재료의 수분은 전체 평균 60%∼70%정도로 맞추어 준다.(주먹으로 꼭쥐어서 손가락 사이에 물기가 보일 정도가 70%임)
넷째, 발효제로 『찌모겐』1봉과 증량제로 쌀겨 40kg을 준비한다.
4) 발효방법
첫째, 발효제와 증량제로 균강을 만든다. 균강은 40℃의 물 12리터에 찌모겐 1봉을 넣고 10분간 잘 저은 다음 쌀겨 40kg에 부어 잘 버무린 것을 말한다.
이 균강은 퇴비 퇴적작업 하루전에 미리 만들어 따뜻한 곳에 놓아두었다가 사용하면 퇴비의 발효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둘째, 퇴비재료중 질소재 재료로써 인분뇨를 사용할 경우에는 찌모겐균강을 인분뇨에 혼합하여 탄소질 재료에 살포하면서 퇴적하면 된다.
셋째, 왕겨 종류와 계분 종류를 별도로 준비했을 때는 사방 3m정도의 터를 잡고 먼저 왕겨를 10cm정도 깔고 균강을 고루 뿌린다.
그위에 다시 젖은 계분을 10cm정도 깔고 균강을 골고루 뿌리는 식으로 교대로 쌓아올린 다음 짚으로 10cm정
도를 덮고 다시 비닐로 덮어둔다.
넷째, 퇴적 후 여름에는 1일, 겨울에는 2일후에 정상부의 온도가 40℃를 넘으면 비닐은 걷어주고 거적으로 보온을 잘해준 후 6일째에 환적(뒤집기)을 해 준 다음 다시 거적으로 덮어둔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퇴비 뒤집기를 싫어하고 있으나 퇴비재료에 함유된 병균이나 해충의 알, 잡초씨, 피씨 등을 사멸시키기위해서는 60℃이상의 고온에서 하루이상 지나야 되기때문에 안팍을 바꾸어 주어야 되는 것이다.
다섯째, 12일째에는 직경 10cm, 길이 2m정도의 말뚝 끝을 뾰죽하게 깍아 퇴비더미 위에 올라가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주고(사방 1m간격)옆에서도 45˚각도로 몇 개의 구멍을 더 뚫어 준 후 거적으로 덮어둔다.
여섯째, 여름에는 22일째, 겨울에는 30일째에 짚을 걷고 퇴비를 보면 완전발효되어 하얀곰팡이로 뒤덮이고 악취도 없이 향긋한 완숙퇴비로 변해있다.
일곱째, 일단 하얗게 발효된 퇴비는 비에 젖지 않도록 비닐로 덮어두고 필요한대로 사용하면 된다.
최근에는 로타리식 발효퇴비제조시설이 전국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자가 제조의 경우가 드문반면 위와 같은 원칙에 충실하면서 기계화와 대량제조가 용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5) 발효퇴비 사용 효과
만들어진 발효퇴비는 모든 경작지에 살포하되 작업의 편의상 파종이나 정식을 하기위하여 쟁기질을 하기 직전에 단보당 2톤씩을 전면에 살포하여 준 후 로타리를 쳐서 경토층에 고루 섞이도록 해준다. 과수의 경우는 환상시비나 표층시비 등 편리한대로 투여한다.
어떤 작물이든 화학비료와 농약의 필요성이 없이 건실하게 자랄려면 토양중의 유기물함량이 3%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 나라의 논밭 경토층을 12cm로 볼때 완전 발효퇴비를 단보당 5톤이상씩 투입해 주어야 정상적인 작물의 생육을 기대할 수 있게 되나, 최소 2톤이상씩만 계속 사용한다고 볼 때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첫째, 토양미생물의 작용은 토곡과 똑같으나 미량요소가 보급 되어진다.
둘째, 입고병, 선충, 문우병, 기타 병원균의 피해를 받은 각종 작물이나 과수일지라도 단보당 2톤 정도를 고루 시비해주면 2년째는 전쾌되고 계속하면 노목도 활기를 되찾아 성장이 왕성해지고 해거리가 없어진다.
따라서 과실은 비대해지고 10∼20% 중량이 증가되며 당도, 품질, 맛 등이 고르게 향상된다.
셋째, 전답에 단보당 2톤 이상씩의 발효퇴비를 매년 넣어주면 토양 부식함량을 높여주며, 미량요소 보급 원활로 연작이 가능해지고 지렁이를 비롯한 익충의 번식이 왕성해지면서 해충번식을 억제해 준다.
또한 지온이 높아져 냉해를 막아낼 수 있고 염분축적, 한해, 습해도 쉽게 해소된다.
넷째, 실제로 유기농산물로서 참외, 수박, 멜론, 포도, 사과 등 과채류가 향기와 당도가 특출하여 일반농산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값을 받은 예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열심히 실천만 한다면 유기농산물의 시장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으니 안심하고 노력해도 좋을 것으로 본다.
[자료출처 한국유기농협회]
내용중에 찌모겐이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한국유기농협회 홈피에 들어가보면 판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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