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결코 만만치 않다
현대 사회에서는 항상 회사가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위험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 직장에 다니던 50세 전후는 퇴직 후의 삶을 놓고 갈림길에 서게 된다. 하나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스스로 창업을 하는 길이고, 또 하나는 지금의 회사를 더 늦기 전에 그만두고 좀 더 장기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평소 능동적으로 열정을 갖고 일하는 사람 중에는 퇴직 후 창업하려는 이가 많다. “내가 직장에서 고생한 것의 반만 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창업이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창업을 하는 순간부터 오너는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부담스럽고 고독한 자리에 앉기 전에 반드시 다음 사항을 깊이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
1) 백문백답(百問百答)을 준비하라: 창업은 당신이 아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다. 그만큼 모험이 뒤따르는 길이다. 창업에 쏟아 부은 금액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실패는 치명적인 영향을 안겨준다. 옆에서 보기에는 잘될 것 같아도 실제로 해 보면 결과는 천지차이다. 그래서 수많은 봉급생활자 출신이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오랜 세월 한 직장에서만 일한 사람은 비즈니스 세계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말만 듣고 시작했다가 낭패를 보기 일쑤다. 따라서 당신은 ‘돌다리도 열두 번 두드리는 각오’로 임해야만 한다.
2) 실패는 예기치 않은 데서 발생한다: 필자도 과거에 어느 학교재단의 기업을 인수하여 경영한 적이 있다. 가축용 사료를 일괄 생산 공급하는 회사였는데, 공장과 본사가 있던 그 지역에는 대단위 가축농장들이 많이 있었으나 사료 공급회사가 먼 거리에 있어 공급과 판매의 사각지대였다. 그런 상황은 사업상 매우 유리한 조건이었다. 나는 생산, 판매, 재무, 유통, 인력문제 등 여러 항목을 꼼꼼히 나열하여 스스로 ‘백문백답집’을 만들었다. 항목 중에는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예비 문항도 모두 빠짐없이 넣었다. 그리고 평가 결과를 전문가에게 보이고 자문도 받았다. 최종 분석 결과는 90점이었다. 이 정도면 ‘묻지 마’ 식으로 해도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작한 지 6개월 후부터 전혀 예상 밖의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백문백답집 항목에는 없던 뜻밖의 문제들이 튀어나왔다. 내가 경영하는 회사 정문 앞뒤로 대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사료 판매점을 개설하면서 가격경쟁(덤핑)이 시작되었고, 판매대금도 어음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주는 등 자금력 경쟁까지 벌여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구제역 때문에 돼지 수출 길마저 막혀 각 농장에서는 새끼를 낳으면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어 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키워 봤자 사료값도 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가축 농가와 농장, 사료업체는 빈사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쯤 되면 게임은 끝나게 되어 있다. 이럴 때는 자본력이 약한 쪽이 두 손을 드는 것이다.
나는 실패하고 말았다. 있는 힘을 다해 사태를 극복해 보려 했으나 허사였다. 결국 회사를 정리하고 공장을 팔아 원부자재 대금과 종업원 퇴직금 등을 지급하고, 막걸리 30통을 사서 100여 명의 직원들과 나눠 마시며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그 후 나는 두고두고 그 실패 사례를 곱씹으며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명색이 경영컨설턴트인데 그렇게 허망하게 실패했다는 사실과 백문백답 항목에도 없던 예상외의 문제가 튀어나왔다는 사실이 몹시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하지만 답은 나의 잘못이었다. 실패는 언제나 전혀 예기치 않은 데서 발생한다. 실패한 후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운이 나빴다’고 자위해 봤자 결국 손해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니 ‘후일을 위한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할 뿐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위안으로 삼으면서 말이다.
3) 경영자는 염색체가 다르다: 퇴직 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대개 사업에 성공한 주위사람이나 자신의 직장 사장을 보며 창업을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창업을 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창업경영자는 어떤 사람인가. 창업하는 사람은 봉급생활자처럼 20~30년을 남에게 의지하여 살아온 게 아니라 스스로 일을 개척하고 이끌어 온 사람이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꼭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올인’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다보니 삶 자체가 치열하고 굴곡도 심하다. 사업에 실패하면 종업원에게 임금이나 퇴직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고, 심지어 교도소에 가기도 한다. 그뿐인가. 갖고 있던 재산은 모두 압류되고 살던 집도 경매 처분당하여 가족들이 길바닥에 나앉기도 한다.
반면, 샐러리맨은 어떤가. 물론 그들은 업무처리에 대한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하여 직장인으로 성장해 왔다. 기업은 그들의 능력을 평가하여 채용하고 노동의 대가로 급여를 지급한 것이다. 종업원은 생계와 사회활동을 위해 취업하지만 그렇다고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사업자보다는 비교적 평탄하게 살아온 셈이다. 어찌 보면 온실 같은 곳에서 안주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주는 어떤가. 하기 싫다고 안 할 수가 없다. 하루아침에 그만둘 수도 없다.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고난과 역경을 만나더라도 이를 악물고 헤쳐 나간다.
그래서 ‘조지 길더’는 “기업인은 5대양 6대주를 돌며 오직 기업과 종업원들을 위하여 홀로 외로운 투쟁을 계속한다. 그는 세련되지도, 교양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애국자이다”라고 극찬하였다. 기업가는 기업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이기에 “창업경영자는 염색체가 다르다”는 말도 있는 것이다. 당신은 과연 어떤가.<“100세 시대 50대의 선택”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함광남 지음, 이지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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