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훔쳐라
한창 물오른 연애를 하고 있는 두 남녀가 있었다. 그들은 한시라도 떨어지기 아쉬운 마음을 안고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퇴근 후에 날마다 데이트를 하는 것은 물론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수시로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두 사람은 세상에 둘밖에 없는 것처럼 행복했고 그들의 사랑은 영원불변할 것만 같았다. 여자는 수시로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처음엔 남자도 여자의 궁금증에 성실하게 답변해 주었다. “응, 갈비탕 먹었어. 자기도 맛나게 먹었어?” “서류뭉치에 가득한 글씨 하나하나마다 자기 얼굴이 보일 정도로 생각하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는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여자의 문자메시지가 늘 반갑지만은 않았다. ‘이따가 만날 텐데 왜 자꾸 문자질이야’ 하는 생각도, 바쁠 때는 한 번씩 들기 시작했다. 어느덧 남자는 여자의 무수한 메시지에 무덤덤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여자 쪽에서는 서로의 애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여기기 시작한다. 몇 번인가 남자에게 문자메시지를 ‘씹히는’ 충격을 견디다 못한 여자가 어느 날 따지고 들었다. “자기 왜 그래? 처음에는 내가 문자 보낼 때마다 열심히 답장하더니 요샌 왜 그래?” 남자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뭐 만날 똑같은 소리니까 그렇지. 밥 먹었냐 안 먹었냐, 내 생각하냐 안 하냐……. 그걸 꼭 물어봐야 알아? 꼭 대답을 해야 아냐고?”
“꼭 대답을 들으려고 하는 건 아니야. 그래도 몇 번에 한 번은 제대로 답을 해줘야지. 내가 자기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왜 몰라?” 별것도 아닌 일로 여자가 억지를 쓴다고 생각한 남자는 답답한 듯 말했다. “모르긴 뭘 몰라, 알지. 아는 걸 왜 자꾸 물어보냐 이거지. 정작 자기 때문에 중요한 메시지를 못 받으면 어떡할 거야? 넌 꼭 할 말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니잖아?” “뭐라고? 내가 보내는 문자는 중요하지 않다 이거야? 기가 막혀! 어떻게 사람 마음을 그렇게 몰라 줄 수가 있어?” 화가 난 여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이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알 수 없다.
여자는 사소하고 반복적으로 보이는 메시지라도 날마다 자신의 마음을 담아 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굳이 성실한 답변이 아니어도 그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표현을 바랐다. 그러나 남자는 반복되는 메시지에서 더 이상 특별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으므로 중요도를 낮게 두기 시작한 것뿐이다. 물론 남자와 여자가 일부러 의도적으로 각자 구분을 지어 인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태생적으로 남자가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측면이 강한 반면 여자는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에 가치를 두는, 서로 다른 가치체계를 가지고 있음에 기인하는 것뿐이다. 그런 차이로 인해 같은 메시지를 다르게 해석한다 해서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차이를 넘어 남녀가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각자 서로의 특성을 좀 더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 인식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적당히 서로의 관점에서 조율할 수 있고, 두 사람은 충분히 다시 소통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요, 잠깐 마음이 통했다고 해서 완전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도 없다. 당신도 자신과 다른 상대방의 특성까지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진정성이 전달될 때 비로소 그의 마음을 훔치는 궁극적인 소통에 이르게 될 것이다.<“노크 없이 문을 열고 예의 바르게 인사하라”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유재화 지음, 책이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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