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아이 대하듯 하라
부하직원을 감동시키는 미래형 리더십: 하버드 대학의 교육심리학과 교수 하워드 가드너에 의하면, 리더란 다른 사람의 심리 영역을 제대로 다루는 사람이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은 때로 ‘다섯 살 난 아이의 마음’을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은 이미 다섯 살 때 결정된다. 사람은 다섯 살만 되어도 집단 구성원으로서 자기를 다른 사람과 구별하고, 누가 높은 사람이고 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위계질서가 잡히며, 그 속에서 자기 위치를 정한다고 한다. 이렇듯 어릴 때부터 형성된 그 나름의 사고방식은 이후 세상을 보는 방식과 가치관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다루는 사람이 리더라는 말은, 다섯 살 난 아이의 마음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이 곧 ‘리더십’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리더가 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과정에 들어가지도 않은 다섯 살짜리 아이의 마음을, 육아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이 어찌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다섯 살 아이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저항을 이겨내고 새로운 가치관을 그 속에 자리 잡게 하는 능력 없이는 그러한 리더십이란 불가능할 터이다. 과연 리더는 어떻게 인간의 마음에 잠재한 ‘다섯 살 심리’에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야기 능력’으로 마음을 움직여라: 그 첫 번째 방법은 이야기 능력이다. 사람은 어른이 되더라도 어릴 적에 좋아했던 이야기를 듣는 것에 대한 기본 감각은 잃지 않는다고 한다. 즉 누구나 어떤 ‘이야기’에 마음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사람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잠긴 보편적 감수성을 끌어낸다. 지금까지는 ‘나만’ 아는 정보, 즉 팩트fact가 중요한 권력 원천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른바 ‘나만 아는 정보’가 그리 많지 않게 되었다. 필요한 정보나 팩트는 네이버,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 이는 요즘 세상에선 단지 팩트나 정보만으로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만큼의 강력한 힘을 확보할 수 없다.
이런 통찰 아래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디자인, 조화, 공감, 놀이, 의미 등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 능력이란 여러 흩어진 요인, 즉 팩트들을 한데 엮어 문맥context을 만들고 여기에 감성적 임팩트를 더해서 제공하는 능력을 말한다. 팩트만으로는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다가도 전체 이야기를 들어보고 전후 문맥을 파악하면 대부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이야기 능력은 복잡하게 뒤얽힌 정보나 사실을 좀 더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달함으로써 사람들이 잘 기억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팩트는 논리적이며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이야기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어서 수용자 입장에서도 별 부담이 없다.
비언어적인 것을 읽어내라: 상대에게 공감해주는 것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방법이다. 공감이란 내가 다른 사람이 되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낄지 앞서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또한 공감은 주로 감정에 기대는 것이어서 제대로 공감하려면 비언어적인 것을 통해서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비단 ‘말’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감정은 좀처럼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다. 이보다는 흔히 다른 것을 통해 표현된다. 이성적인 사고가 언어로 표현된다면 감정의 상태는 비언어적이다.” 다니엘 핑크의 이런 주장은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에서도 확인된다. 메라비언은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9%, 언어가 7%라는 사실을 발견한 심리학자다. 이때 시각 이미지는 자세, 용모, 복장, 제스처 등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말하고, 청각 이미지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音色 같은 언어의 품질을 말하며, 언어는 말의 내용을 말한다. 이는 대화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할 때 말의 내용보다 그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요소가 93%의 영향력을 갖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이러한 비언어적인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속마음을 읽고 즉시 반응하라: 조직 내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대화 상대의 니즈에 즉각 반응하는 것도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하다. 대부분의 리더가 지시는 잘하지만 직원의 니즈를 챙기는 데는 약하다. 어떤 리더는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어떤 요구를 할 때조차 무반응으로 일관하거나 피드백을 전혀 해주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떠나보내는 가장 나쁜 태도다. 부하직원의 진정한 니즈를 즉시 알아차리고 거기에 반응하려면 자기가 아무리 리더라 해도 ‘서로가 파트너’라는 인식을 가져야만 한다. 너와 나를 구분하며 이해관계를 따지는 곳에서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 생기지 않고 따라서 서로의 니즈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 수 없다. 다섯 살짜리 아이와도 같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아랫사람을 향해서도 상사와 부하의 관계가 아닌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의 관계를 형성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부하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대상으로 인정해주라.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고, 성과가 나오면 그 역시 함께 나누라. 부하는 바로 이런 리더에게 감동해 자신의 마음을 내주게 되고 그러면 서로가 건강한 파트너십을 지속할 수 있다.
본성에 충실하라: 탁월한 리더십이란 마음의 영역을 잘 다스리는 것이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야기 능력이 필요하고, 비언어적인 것을 읽을 줄 알아야 하며, 속마음에 담긴 니즈까지 볼 수 있어야 하니,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사항 하나가 더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본능 혹은 본성을 거스르지 말고 존중해 주라는 것이다. 상대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고 존중해주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가 정말 싫어하는 일만은 피하는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선, 사람의 감정을 억압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조장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둘째로, 권한을 박탈당해 기계적으로 일하게 되는 것도 어떤 사람이든지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상황이다. 셋째로, 서로 믿지 못해 신뢰도가 낮아지고 정치적 술수가 판을 치는 조직도 일반 사원들은 견디기 힘들다. 마지막으로는 비효율적인 팀을 구성해 놓아 혼란만 가중시키고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경우인데, 이 역시 사람을 무척 짜증나게 한다.
본성을 거스르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도 역시 앞서 언급한 동서고금의 황금률이 동일하게 적용될 것 같다.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려는 마인드는, 바꿔서 표현하자면 내가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일은 남도 싫어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상황이 그렇게 악화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좋은’ 리더십이 시작된다.<“마음으로 리드하라”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류지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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