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두 번 용서하지 않는다 - 신용, 신뢰, 신호
2010년 12월 롯데마트는 전국 82개 점포에서 프라이드치킨을 마리당 5천 원에 판매하는 ‘통큰치킨’을 선보였다. 통큰치킨은 많은 신조어와 패러디를 만들어낼 만큼 출시 초기에 세간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값싼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왜 논쟁이 되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동안 치킨 가격이 너무 비쌌다.’이다. 결국 동네에서 치킨을 파는 영세 자영업자들이나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소비자들에게 덤터기를 씌운 악덕업자들이 되었다. 하지만 치킨 재료 원가를 생각해보면 5천 원은 역마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둘째,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형마트의 미끼상품일 뿐이다.’이다. 롯데마트가 5천 원짜리 치킨을 팔았던 데는 이유가 있다. 그들은 치킨을 미끼상품으로 팔려고 한 것이지 치킨이 많이 팔리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서 매장별 300마리의 한정 판매였고, 소비자들은 치킨을 사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했다. 셋째, ‘싼 것은 좋지만 영세 치킨 판매 상인들이 걱정이다.’이다. 사실 논쟁의 핵심은 대기업의 진출로 위축된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이 중요한가, 아니면 질 좋고 값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를 우선해야 하는가의 문제였다. 롯데마트는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반발에 부딪혀 1주일 만에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통큰치킨 파동의 최고 수혜자는 롯데마트이다. 롯데마트는 통큰치킨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회사의 이미지를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파는 곳으로 만들고자 했고, 이 이벤트는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보통 소비자들은 전자제품을 용산 전자상가 같은 양판점에서 판매상이 부르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려 한다. 하지만 백화점에서는 그런 노력을 하는 소비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라는 유통망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황제주로 인정받고 있으며, 주당 가격도 매우 비싸다. 이 회사의 주식이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는 회사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투자자들이 그 회사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항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이 회사의 주가를 천정부지로 뛰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동차 회사가 자사 자동차의 결함을 먼저 발견하고 리콜을 실시한다는 뉴스를 볼 때가 있다. 사실을 은폐하지도 않고 말이다. 이는 소비자가 보상을 요구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자사 제품의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제품에 대한 리콜을 실시함으로써 자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잃지 않겠다는 뜻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 번 신뢰를 잃게 되면, 그것은 처음 신뢰를 얻는 것보다 더 힘들 수 있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주면 동료나 상급자가 그렇게 인식한다. 하지만 신뢰를 믿고 게으름을 피우거나,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한다면 다시 신뢰를 얻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내게 꼭 맞는 균형점을 찾아라 - 예산, 무차별 곡선
한 스승이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너희들 앞에 한 달 동안 먹어야 할 사과 30개가 들어 있는 상자가 있다. 30개 중 10개는 싱싱한 사과, 10개는 일부 상한 사과, 나머지 10개는 이미 썩은 사과다. 만약 하루에 하나씩만 꺼내 먹을 수 있다면 너희들은 어떤 사과부터 먹겠느냐?” 제자들은 “매도 먼저 맞는 게 나으니 썩은 사과, 상한 사과, 싱싱한 사과의 순서대로 먹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스승이 원한 대답은 그 반대였다. 싱싱한 사과, 덜 상한 사과, 썩은 사과 순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너희들이 썩은 사과부터 먹는 순간에도 상자 속의 싱싱한 사과는 조금씩 썩어갈 것이다. 결국 너희들이 한 달 동안 먹게 되는 것은 썩은 사과 30개가 된다.” 이 이야기는 예산에서 적절한 배분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쓰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버느냐에 더 관심이 있다. 그렇지만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우리 속담처럼 잘 버는 것 못지않게 잘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돈을 쓰기 전에 예산 계획을 세워보는 습관은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첫째, 예산계획을 세우면 앞으로 어느 곳에 돈을 써야 할지 목표가 뚜렷해진다. 사전에 지출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꼭 필요한 항목을 선택하는 데 능숙하다. 반면 지출계획을 세우지 않는 사람은 무분별하게 소비를 한다. 경제 용어에 톱니효과(rachet effect)라는 것이 있다.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일단 높아진 소비 수준은 소득이 줄어도 쉽게 작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소득이 많았을 때의 소비패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부자가 소득이 줄어도 지난날에 쓰던 버릇이 남아 지출을 많이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예산계획을 세우면 경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국민소득 삼면등가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생산, 분배, 지출 이 세 가지 요소가 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경제는 이 세 가지 요소가 늘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데, 예산계획을 세우면 분배와 지출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예산은 지출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금융경제의 비밀 26”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조영관박사 지음,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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