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행동엔 이타적 근거를 담아라
이타적 행동에 이기적 만족을 담아야 한다면 이기적 행동에는 이타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예전에 재벌 2세인 국내 최고의 기업 회장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여러분 제가 왜 이 회사를 운영하는지 아십니까? 사실 전 제가 갖고 있는 돈을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의 이자의 이자만 받아도 럭셔리하게 살 수 있습니다.(당시 시중 금리가 10% 넘을 때다) 머리 싸매며 회사를 운영하는 건 모두 여러분을 위해서입니다. 이 회사가 망하면 여러분의 삶만 팍팍해집니다.” 그렇다. 그가 최고경영자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유는 생계가 불안한 직원 때문이다. 하지만 이기적 만족 없이, 직원 생계만을 위해 일하는 최고경영자는 없다. 재산이 1조 원이면 2조 원으로 불리고 싶은 게 이기심이다. 더 큰 회사, 더 큰 기업에 대한 욕구가 있다. 그러나 그걸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이타적 근거를 앞에 세운다.
이병철 회장은 삼성을 세우면서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노조가 사사건건 걸고 넘어지는 게 싫어서라고 이야기하는 대신 노조가 필요없는 상생의 기업 공동체를 만들겠노라고 공언했다. 그는 제일모직을 시작하면서 여성 종업원들을 위한 기숙사를 지었다. 당시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던 일본 기업의 기숙사보다도 안락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복지와 급여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해 주었다. 따라서 그의 말은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근본적 이유는 분명 아니다. 노사 상생의 기업 공동체란 이타적 표방은 ‘노조의 간섭에 따른 기업 경영 방해 방지’란 원래 목적을 감추는 도구가 된다. 이 전회장은 무노조란 이기적 욕구를 실행함에 있어서 이타적 근거를 찾았기에 성공했다.
이기적 욕구를 드러내기에 앞서 그것의 이타적 근거를 찾아야 한다. 사람들의 일차적 관심은 나의 이익이다. 그래서 상대의 이기적 행동은 촉수를 긴장시킨다. 내 이익이 침범될까 걱정한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내 이익만 챙길 것’이라는 말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다. 이타적 논리 없는 이기적 행동은 실패하기 쉽다. 만일 내 실적을 높이기 위해 부하 직원들을 야근시켜야 한다면, 그들이 야근해야 하는 이타적 이유를 찾아야 한다. 투덜거리는 부하들에게 “팀장이 시키면 그냥 ‘네’ 하고 해!”라고 윽박질러선 일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건희 회장은 7시 출근, 4시 퇴근의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새벽부터 부려먹기 위해서’란 말을 하지 않는다. 일찍 일을 끝내고 자기계발 시간을 가지라는 애정 깊은 말을 한다. 그러나 당장의 승진에 목을 맨 사람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팽개치고 자기계발에 나서긴 어렵다.
담배는 큰 돈벌이가 되는 사업이다.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번 피우기 시작하면 끊기 어렵다. 그래서 돈벌이가 되고 힘이 센 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정부는 단 한번도 “돈벌이가 되기 때문에 담배 사업을 독점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기업에 맡기면 흡연자와 니코틴 중독 환자가 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댄다. 이를 바탕으로 독점의 정당성을 확보한다. 담뱃값을 올릴 때도 마찬가지다. 담배는 중독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 탄력성이 적다. 가격을 올려도 판매량이 크게 줄지 않고, 따라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정부는 수익 증가를 위해 담배 가격을 올린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흡연 인구 감소를 위해’ 담뱃값을 올린다고 말하며 이타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겨야 아름답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최철권 지음, 책이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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