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넛지효과

[중산] 2011. 12. 1. 11:59

자장면과 탕수육 중 무엇이 먼저 없어지나? 공유지의 비극, 넛지효과

 

예전에 이사를 하면 이사를 돕는 사람에게 점심 대접을 했다. 이때 중국 음식점을 많이 이용하는데 자주 시켜 먹는 것이 자장면과 탕수육이다. 이 경우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그건 바로 자장면보다 탕수육이 먼저 없어지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자장면은 한 사람당 한 그릇이 돌아가지만 탕수육은 함께 먹는 요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각자 한 그릇씩 있는 자장면은 내 것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탕수육은 공동의 것이라는 생각에 먼저 손이 가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라 한다. 이것은 개인들의 합리적인 행동이 결코 사회적인 합리성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일정한 목초지가 공유지로 존재하고 모든 사람들이 방목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각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최대한 많은 가축을 공유지에 방목하는 것이 이익이다. 하지만 개인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공유지는 황폐해지고, 어느 누구도 가축을 방목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어떻게 쓰든지 당장 내가 이익을 보면 된다는 개개인의 이기심 때문에 공공의 소유물은 잘 관리하기 어렵다. 공원이나 지하철 역사의 공공 화장실이 좋은 사례이다. 공중 화장실의 화장지는 다 같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깔끔했던 화장실 건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낙서가 가득하게 된다. 자신의 집 화장실처럼 관리한다면 공중화장실도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길거리에 휴지를 버리거나, 공유물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엄청난 벌금을 문다. 그래서인지 싱가포르 길거리는 항상 휴지 하나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다. 이것은 싱가포르 시민들의 시민의식이 뛰어나서일 수도 있겠지만, 공유지를 남용하면 받게 되는 엄청난 벌금 때문일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바르게 행동하는 방법에는 설득, 강요, 그리고 인센티브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넛지효과(nudge effect)를 이용하는 것이다. 넛지효과는 타인의 행동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 중앙에 조그만 파리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 있다. 이는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작은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대단했다. 스티커를 붙이기 전보다 소변이 튀는 것이 무려 80%나 줄었다고 한다. 깨끗이 사용하라는 금지조항의 말이나 인센티브 없이 간단한 스티커 한 장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 또한 이러한 넛지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한 금융경제의 비밀 26”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조영관박사 지음,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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