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과 주인을 구분하라
예전 한 철강업체에서 있었던 일이다. 짠돌이로 소문난 사장은 6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주면서 직원들에게 그걸로 어떻게든 필요한 재료를 구매하라고 다그쳤다. 당연히 납품업자들이 물건을 주지 않으려고 했고 모두가 그런 사장을 뒤에서 욕했다. 하지만 계장으로 있던 한 사람은 묵묵히 일을 했다. 근로자가 노조를 만들려고 할 땐 이를 부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덕분에 그는 승진도 빨랐다. 고졸 출신이지만 서울대 출신들을 제치고 짧은 시간에 자재 과장이 됐다. 회사를 주인보다 더 주인처럼 지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본인이 주인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았다. 7년쯤 근무하다 독립해 자기의 길을 갔다. 쟁쟁한 서울대 출신이 많은 직장에서 거기까지가 한계라고 판단한 것이다. 주인의식은 필요하다. 그래야 생활이 보람차고 조직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고 주인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회사의 주인은 엄연히 사장과 그의 핏줄들이다. 주인인 양 착각하면 배신을 당하게 된다. 이른바 토사구팽이다.
주인이 되고 싶다면 회사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니 들어가기 전부터 어떻게 독립을 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직장도 독립에 유리한 곳을 택해야 한다. 보기엔 화려하지만 나와서 할 일이 없는 직종이 있다. 반면 보기엔 썩 좋지 않아도 독립에 도움이 되는 곳이 있다. 아울러 지금 하는 일이 독립의 젖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주인의식을 갖고 일해야 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심장부에 접근해야 한다. 그런 직원은 그만둬도 회사가 챙긴다. 고맙기 때문만이 아니다. 회사의 비밀도 많이 알기 때문이다. 주변만 맴돌면 회사에서도 아웃사이더밖에 되지 않고 독립을 해도 다니던 회사가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조직에서 갖게 되는 권한이다. 회사에 들어가면 권한이 주어진다. 큰 회사일수록 막강하다. 나이 많은 협력업체 사장이 신입사원에게 고개를 조아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본인이 무척 대단한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나를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주인이 된 듯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좋아하는 대상은 내가 아닌, 내가 앉은 자리다. 조직 내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숭배의 대상은 부장이나 팀장이 아닌 그가 앉아 있는 의자다. 나를 존경하는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돈 많은 사람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같다.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는 대상은 양복 안주머니의 지갑이다. 돈이 떨어지면 모두 등을 돌린다. 이렇듯 자리로 인한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능력에 대한 불필요한 과신이 사라진다. 내 능력이 출중해서 좋은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자리가 있기에 내가 돋보이는 것이다. 조직은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A그룹의 B라는 계열사가 있었다. A그룹이 90%의 지분을 나머지 10%는 계열사 대표가 갖고 있었다. 계열사 대표는 그룹의 다른 곳에서 근무했던 사람인데, 자기가 갖고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분사를 했다. 그는 자신을 주인이라고 착각했다. 그래서 그룹의 지침을 무시한 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해나갔다. 그러자 그룹 비서실은 관리 차원에서 공동대표를 파견했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기존의 대표는 사표를 던졌다. 정말 나갈 생각이 있지는 않았다. 본인이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에 회사가 결국 그에게 무릎을 꿇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그룹은 사표를 수리한 가운데 이런저런 방법을 통해 회사가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되게끔 했다. 전직 대표의 빈자리가 느껴진 시간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전직 대표는 무척 큰 배신감을 느꼈다. 직원들이 업무를 거부하고 일의 프로세스를 몰라 회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큰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직원들은 떠난 전직 대표보다는 현직 대표의 편에 서기를 원했다. <“이겨야 아름답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최철권 지음, 책이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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