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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더 부유해지는...

[중산] 2011. 12. 1. 12:56

 

부자가 더 부유해지는 동안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지 않았나

 

1982~2007년은 미국 정부가 자유시장을 옹호하며 형성된 경제성장의 황금기로 역사에 기록되어도 좋을 만한 시기였다. 자본이득세를 낮춘 빌 클린턴은 말할 것도 없고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도 감세 대열에 합류하여 경제를 도왔다. 이 시기에 기술과 금융 등 여러 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며 신흥 부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결코 가난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창조한 부가 아니다. 새로운 일자리와 상품, 서비스의 등장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입었다.

 

경제의 호황기에, 더군다나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수없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비판가들은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이 부자들에게나 유익할 뿐 빈민들은 오히려 기반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 증거로 일부에서는 소득분배 수준을 측정하는 지니계수를 들먹인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니계수는 2005년 0.046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부자와 빈자 간의 소득 불균형이 사상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자본주의비판가들은 통계국의 또 다른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빈곤선 이하의 인구 비율이 약 12.5퍼센트로, 1960년대 이후로 빈곤층이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런 수치를 보면, 지난 30여 년간 미국의 자유시장 정책들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논리를 반박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빈곤층 수치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이다. 소득 불균형 수치를 그 예로 들어 보자. 부유층과 빈곤층의 소득 격차는 과거보다 최근에 더 벌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빈곤층이 더 가난해져서가 아니라 저소득 인구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유입되는 이민자 수는 매년 50~100만 명 내외이며 그중 상당수가 빈곤층이다.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처럼 비숙련 저임금 노동자들이 대대적으로 늘어나면 그 사회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지리란 사실 정도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소득 불균형 수치가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바로 소득 변동성, 즉 소득 수준의 변동 가능성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령과 경력, 경제상황 등에 따라 소득은 많아지거나 적어질 수도 있다. 소득 변동성과 관련된 통계를 살펴보면 빈곤층의 소득 수준도 정체되어 있는 편은 아니다. 미국의 민주자본주의 사회는 역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상향 변동성이 많은 사회이다. 미국 노동부의 수석 경제연구원을 지낸 다이애나 훠츠고트ㅡ로스는 지난 20여 년간 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사실이 이런 상향 변동성으로 표현된다고 했다. 1985년에는 빈곤가정의 38퍼센트만이 주택을 소유했지만 2005년에는 43퍼센트로 늘어났다. 또한 주택의 질적 수준도 1985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에도 부유층과 빈곤층의 격차는 일시적으로라도 벌어지는 때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경제학자 브라이언 웨스베리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의미 있는 해석을 내놓는다. 최상위층의 소득은 매우 빨리 증가한다. 이런 현상은 기술 혁신으로 경제가 팽창할 때마다 일어난다. 특히 기술이 급속하게 진보한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벌어지는 소득 격차는 경제의 성장과 투자자들을 위한 기회의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자유시장의 문제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반면에 독재자들이 지배하는 제3세계 국가들의 경우는 크게 다르다. 이런 나라들에서의 소득 격차는 정치권력을 남용한 착취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 스티브 포브스, 엘리자베스 아메스 지음, 역자 김광수님, 아라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