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즐겨라
궁극적으로 중요한 결정은 고요한 가운데 혼자 해야 한다. 스스로 문제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절친한 친구여도 나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또 모든 충고의 근원엔 상대의 이익이 있다. 고독만이 그런 외부 개입을 피할 수 있다. 고독 속에서 이뤄진 결정만이 외부 간섭에서 자유롭기에 가장 균형감이 있다. 또 나 스스로 했을 때 후회가 없다. 늘 완벽하게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언제나 후회가 뒤따른다. 그런데 결정을 스스로 했을 땐 책임감을 느끼며 문제 해결에 나선다. 남의 생각을 따랐을 경우엔 다른 사람 탓하기 바쁘다. 문제 해결을 피한다.
고독해지는 순간 나를 가장 배신하지 않는 단 한 명의 친구가 등장하기도 한다. 바로 ‘내면의 나’이다. 고독에 익숙한 사람은 그 상황이 외롭지 않다고 말한다. 혼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원했던 ‘내면의 나’와 마주치기 때문이다. ‘내면의 나’가 늘 정확하거나 솔직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나’는 나를 가장 잘 이해할 뿐 아니라 적게 배신한다. 그래서 고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고독 속에 문제를 던진 뒤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 장소가 사무실이어도 공원이어도 집이어도 상관없다. 모든 걸 내려놓고 홀로 대우주와 교감하는 시간을 즐기면 된다. 그럼 머릿속을 굴러다니던 문제에 대한 답이 문득 떠오른다. 실마리가 나타나고, 그 길을 따라가면 문득 답이 떠오른다. 그래서 골치 아픈 보고서를 책상에 던져 놓고 강변을 홀로 산책할 때 섬광 같은 아이디어가 더 많이 지나간다. 섬광이 지나간 순간 조각처럼 흩어졌던 보고서의 문제들이 하나로 조합되고 해결된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그 공간을 잘 활용했다. 그들은 늘 고독했다. 빌 게이츠는 매년 1주일을 택해 산속에서 모든 것과 단절된 생활을 한다. 이건희 회장은 회사 출근이 기사가 될 정도로 집에서 고독하게 보낸다. 잡스는 참선이 취미일 정도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성공 전략가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백만 불짜리 습관>에서 “스스로 침묵을 지키며 완벽하게 홀로 있는 시간을 매일 30~60분씩 가지라.”고 충고한다. 그러면 100만 달러를 벌 수 있는 길이 그 안에서 발견된다고 말한다.
사실 경영자가 가장 많이 토로하는 어려움 중 하나가 ‘외로움’이다. 늘 외롭다. 하지만 그걸 견뎌야 한다. 그래서 고통스럽다. 외롭지만 견뎌야 한다는 사실. 최고경영자에게 독방이 주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독해지라는 것이다. 힘들지만 그걸 견뎌야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래야 정확한 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도 고독을 즐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비록 그것이 성공의 길이라 해도 썩 내키지 않는다. 때론 너무 바빠 외롭고 고독해질 시간이 없기도 하다. 전화만 하면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즐비하기에 굳이 외롭게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
그런데 문득 나락으로 떨어지면 누구나 처참하게 혼자 남는다. 정리해고가 된 실업자는 아침 일찍 다른 이들과 달리 갈 곳이 없다. 외로움이 폭풍처럼 밀려온다. 그 외로움과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그래서 엉겁결에 사업을 시작했다가 더 깊은 벼랑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고독과 마주선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고독을 씹어 먹고 오히려 즐길 수 있는 힘이 있다. 바닥에서 치고 올라갈 힘과 에너지가 외로움 속에서 만들어진다. 고독해 본 사람만이 아울러 공동체의 고마움을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존재를 위로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배고파 본 사람이 밥의 고마움을 아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고독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기쁨을 느낀다. 세상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말은 의심과 저주의 눈으로 타인을 바라보라는 뜻이 아니다.
그곳엔 작은 이기심과 증오만이 있다. 반대로 혼자 문제에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해결사를 찾기보다 스스로 답을 발견하려는 진지함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나 자신을 더 단련해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더 큰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이겨야 아름답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최철권 지음, 책이있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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