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한 목표를 세워라!
무지개를 좇는 마음으로
프랑스 황제의 자리에 올랐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소년 시절 나폴레옹은 어느 날 뒷산에서 친구와 뛰어놀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저 멀리 산 너머에 또렷하게 떠오른 무지개를 보았다. 그때 나폴레옹은 “좋아, 저것을 꼭 붙잡고 말겠어!”라고 외치고는 친구와 함께 들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달려도 무지개는 잡히지 않았다. 친구는 지쳐서 달리기를 멈췄지만 나폴레옹은 포기하지 않고 달리고 또 달렸다. 여기서 ‘무지개’는 그저 단순한 일곱 색깔 무지개가 아니다. 이 무지개는 나폴레옹이 필사적으로 붙잡으려 했던 꿈이고 의지이며 인생 목표다. 포기하는 순간, 꿈은 한낱 부질없는 몽상이 되고 만다. 그러나 성공할 때까지 계속 내달리면 꿈은 이루어진다.
손정의도 나폴레옹처럼 소년 시절의 꿈, 즉 무지개를 좇았다. 무지개를 잡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마음속의 생각을 얼마나 큰 스케일로 그리고, 그것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지가 중요하다. 손정의는 19세에 다음과 같은 ‘인생 50년 계획’을 세웠다.
- 20대…이름을 알린다.
- 30대…사업 자금을 마련한다.
- 40대…큰 승부를 건다.
- 50대…사업을 완성한다.
- 60대…다음 세대에 사업을 계승한다.
사실 이때 손정의도 확실한 근거를 토대로 ‘50년 계획’을 세운 것은 결코 아니었다. 손정의 본인도 그때 일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당시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19살이었으니, 근거 따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남들은 허풍이라고 하겠지만 저는 제 계획에 추호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근거는 없었지만 확고한 자신감, 즉 확신이 있어서 그런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그 계획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 그는 19세 때 꿈꾸었던 무지개를 거의 잡으려 하고 있다. 꿈이 이루어지려는 순간에 와 있는 것이다. 2010년 6월 ‘소프트뱅크 신(新) 30년 비전’- 앞으로 30년 후 시가총액을 20조 엔(약 280조 원) 규모로 확대해 세계 10위 안에 든다, 그룹사를 현재 800개 사에서 5,000개 사로 늘린다, 세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이 된다. - 을 보면 그의 무지개가 완성되어 감을 알 수 있다.
역경을 딛고
손정의의 호적을 보면 출생 기록이 1957년 8월 11일 사가현 도스시 고켄도로 무번지(無番地)로 되어 있다. 그것은 그가 예전의 국철 선로 옆 무허가 판잣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또 그의 조부는 한국에서 건너온 밀항자였고, 그의 부모는 돼지와 닭을 치고 때로는 불법으로 술을 만들어 팔면서 필사적으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판잣집에서 자란 어린 시절, 돼지에게 먹이려고 얻어온 음식 찌꺼기를 리어카로 나르던 할머니의 모습……. 그의 마음 깊은 곳에는 이처럼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았던 부모와 할머니의 모습이 아로새겨져 있다. 손정의는 판잣집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을 역경이 아니라 오히려 구김살 없이 자랐던 시절로 회상한다. 그보다는 1990년 일본으로 귀화하기 전까지 재일 한국인 3세라는 사실이 더 큰 역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
손정의의 역경은 계속되었다. 1982년 사내 건강 검진에서 심각한 만성간염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는 즉시 입원했고 완치될 때까지 3년여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투병 생활을 했다. 그리고 하는 수 없이 사장직을 대리인에게 맡겨야만 했다. 병세 역시 심각하여 최악의 경우 죽음까지 각오해야 하는 상황으로 ‘앞으로 5~6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정보 혁명의 기수였던 손정의의 목숨을 다름 아닌 ‘정보’가 구했다.
손정의는 당시 간염 치료에 대한 학술 논문을 수소문하여 샅샅이 읽었는데, 그중에서 도라노몬 병원의 의사인 구마다 히로미쓰의 논문을 발견했다. 그리고 구마다의 스테로이드 이탈 요법을 활용하여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손정의의 강인함과 끈질김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이제 틀렸다’고 포기하지 않고 자기 목숨을 구할 온갖 정보를 수집한 끝에 결국은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리고 손정의에게는 투병이라는 역경도 결과적으로 감사해야 할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역경은 그에게 인재를 외부에서 관찰할 기회와 지식을 충전하는 시간을 제공했고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었으며, 살아갈 힘을 샘솟게 해 준 것이다.
손정의의 인생 철학
2010년 6월 25일에 열린 ‘소프트뱅크 신 30년 비전 발표회’에서 손정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연설’, ‘내가 현직에 머무르는 마지막 30년에 단 한 번 있는 큰소리’라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선언을 했다.
“30년 후인 2040년에는 소프트뱅크의 시가총액을 지금의 백 배인 200조 엔(약 2,800조 원)으로 확대하여 세계 10위 안에 들고, 그룹사를 현재의 800개 사에서 5,000개 사로 늘리며, 세계 모든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업이 되겠다. … (중략) … 이것은 분명하게 달성할 생각으로 친 큰소리이다. 정보 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목표는 30년이 지나든 300년이 지나든 변함없다.”
‘10배의 그릇’으로 바라본다
인터넷 증권 거래 시스템인 ‘e-트레이더’의 창립자 크리스토스 코차코스는 손정의를 ‘인터넷의 50년 후를 내다보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현재 일본의 경영자 중에는 아직 ‘4단계 디지털 정보 서비스 시대가 왔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인터넷 시대의 몇십 년 앞을 꿰뚫어 본다니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야후의 창립자인 제리 양 역시 신생 기업인 야후에 1억 달러를 투자했던 손정의를 ‘15년, 20년 후를 냉정하게 내다보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 후에도 손정의가 지속적으로 투자했던 야후는 모두에게 잘 알려진 대로 결국은 조 단위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19세 때 세운 50년 계획과 비교해 볼 때, 50대 초반인 지금 손정의는 대부분의 목표를 성취했고 심지어 일부는 계획보다 더 빨리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손정의는 이러한 개인적인 인생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기업조차도 생명체로 간주하며 그 수명을 300년으로 보는 것이다. 100년은 너무 짧다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손정의가 또 큰소리를 친다.’고 비웃는다 해도 저는 창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큰소리’를 칠 것입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성실하고 정직한 큰소리를 칠 것입니다.” ‘허풍선이’란 실현되지 않을 일을 호언장담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손정의처럼 말한 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허풍선이가 아닌 ‘거대한 꿈과 뜻을 외치는 위대한 인물’이라 해야 옳다. 손정의가 오해를 받고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은 사람들이 시대의 단계를 잘 모를뿐더러 그들의 스케일이 손정의에 비해 너무 작은 탓이다.
손정의의 인생 철학은 다음 7가지 항목으로 정리할 수 있다.
뜻을 품어라_ ‘뜻의 조건’으로 장기적일 것, 이타적이고 사사롭지 않을 것,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월말 영업 실적으로 1등을 하겠다.’라는 목표는 장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뜻이 아닌 단기 목표에 불과하다. 극단적으로 말해 평생에 걸칠 만큼 길게 잡는 것이 뜻인데 손정의의 이념은 그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다음 조건으로 뜻있는 자는 ‘사사롭지 않을 것’, 즉 이기적이어서는 안 된다. 극단적으로 말해, 장기적인 큰 꿈을 품는다면 그것은 결국 뜻이 될 것이 분명하다. 처음에는 자신만을 위했지만 긴 시간을 거치다 보면 결국 주위에 영향을 끼쳐 이타적인 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한 길로만 집중하여 나아간다면 설사 그 일 자체는 이기적으로 시작되었다 해도 결국은 이타적인 측면을 갖추어 나가게 될 것이다.
즉시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라_ 손정의는 그 자리에서 결단하고 즉시 행동하는 ‘즉단 즉결’ 행동파다. ‘미국에 가야겠다.’라는 결심을 하자마자 미국에 가고 ‘이 기업을 사들이자.’라고 마음먹으면 즉시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간다. 망설이다가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 채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 시도해 보고 실패하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은가.
큰소리를 쳐라_ 겉모습을 꾸며대거나 허세를 떨라는 말이 아니다. 창업 때부터 ‘조’ 단위 사업을 하겠다는 등 손정의가 쳐 왔던 큰소리는 진심으로 이루려는 마음이 있고 확고한 자신감을 토대로 나온 것이다. 그 큰소리들은 하나같이 현실과의 거리가 상당해서 ‘아무 근거도 없다.’ 또는 ‘무리한 생각이다.’라는 반응을 얻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만약 자기가 말한 내용을 자신이 믿지 않는다면 그 말은 그저 허풍이나 사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말하는 본인이 그 말이 이루어질 것을 굳게 믿는다면 그것은 허풍도 사기도 아닌 진실이다. 그런 큰소리를 치자.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하라_ 손정의는 특히 ‘세 가지 핵심’ 또는 ‘세 가지 조건을 들어보면’ 하는 식으로 요점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하는 방식을 자주 쓴다. 그가 세 가지를 잘 쓰는 이유는 ‘셋’이 상대방이 쉽게 외우고 이해할 수 있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창업가가 되어라_ 창업을 하는 데에 어마어마한 자본이나 큰 사무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SOHO(소호)’, 즉 Small Office, Home Office로도 충분하다. 손정의 역시 빌 게이츠처럼 회사 근무 경험이 전무한 상태로 창업을 했다. 사업뿐 아니라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지만, 창업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그 괴로움이나 즐거움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손정의의 사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직접 창업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무슨 말을 하든 지레짐작에 불과하다.
전체를 전망하는 습관을 들여라_ 최근 경영자들은 ‘어쨌든 이번 달을 버텨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눈앞의 어음 결제가 10년 앞의 사업 계획보다 중요한 것이다. 사업뿐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지 사물의 한 측면만이 아닌 전체를 전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언제나 전체와 일부, 일부와 전체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또 시간적으로는 몇십 년 후와 현재 사이의 균형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항상 웃어라_ 표정은 감정 전달에 중요하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당신을 믿는다.’는 신뢰감은 웃는 얼굴에서 나타난다. 대중 매체에 비친 손정의는 항상 활짝 웃고 있다. 웃는 얼굴이야말로 성공한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표정이 아닐까? 언제나 웃는 얼굴로 남을 대하자.<“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훔쳐라”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마쓰모토 유키오 지음, 역자 노경아님 , 스페이스>
저자 마쓰모토 유키오
1958년 도쿄 출생. 휴먼러닝 주식회사 대표. 도쿄 요가 도장 주임 지도원, 경영자 교육연구소 연구원 역임. 능력 개발, 정신 건강, 목표 관리 및 시간 관리, 연설, 프레젠테이션, 교섭 등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주된 테마로 연간 200회 이상의 연수와 강연을 실시. 저서로는 『나카무라 덴푸에게 배운다』, 『야스오카 마사히로에게 배운다』, 『말주변 없는 사람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85가지 법칙』,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라도! 마음을 여는 화법 50가지 습관』,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15가지 습관』, 『상대를 움직이는 화술, 대단하다! 60가지 요령』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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