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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순간에 깨어 있기

[중산] 2013. 2. 22. 08:25

 

지금 순간에 깨어 있기

 

마음챙김 명상이란 무엇인가?: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은 정신적인 게으름과 무감각을 극복하기 위해 주의력과 자각 수준을 높이는 명상법으로, 본래 종교적인 수행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게으름을 극복하고 항상 주의 깊게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종교를 떠나 정신의학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실제로 아주 유익한 일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마음챙김은 정신적인 활력과 더 큰 깨달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명상법의 하나로 소개되는 것이며, 특정 종교와는 결코 상관이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마음챙김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살펴보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우리의 세계관과 세계 안에서 우리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를 묻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살아 있는 각 순간의 풍요로움을 느끼고 그 진가를 존중하는 감수성을 계발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한편 마음챙김 명상은 기본적으로 간단한 개념이다. 마음챙김은 한마디로 특별한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의도적으로 시비를 가리지 않고 현재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의는 더 큰 자각과 명석함을 키우고, 현재 순간의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을 길러 준다. 그리하여 마음챙김은 우리의 삶이 오직 현재의 순간들 안에서만 펼쳐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만약 우리가 대부분의 현재 순간들에 충분히 깨어 있지 않으면, 우리는 삶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놓칠 뿐만 아니라, 성장과 변신을 위해 필요한 우리가 가진 잠재력의 풍부함과 깊이를 깨닫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현재 순간에 대해 잘 깨닫지 못하면, 흔히 뿌리 깊은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행동과 태도를 보이게 되고, 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 문제들을 우리가 돌보지 않으면 그것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심각해지는 경향이 있고, 결국 우리가 궁지에 몰려 꼼짝 못하고 일치감으로부터 단절된 느낌을 갖는 상태가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사이, 우리는 자신의 에너지를 재조정해서 더 큰 만족과 행복과, 아마 더 큰 건강까지 이룰 수 있는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아무튼 마음챙김은 우리가 곤경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지혜와 생명력에 다시 일치될 수 있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길을 제공한다. 그것은 가족 안에서 우리의 관계, 일과 더 큰 세계 및 지구 전체에 대한 관계, 또 가장 기본적으로 한 인간으로서 우리 자신과의 관계를 포함하여 우리 자신의 삶과 방향과 질을 책임지는 길이다. 이 길에 이르는 열쇠는 현재 순간을 존중하고 현재 순간과의 밀접한 관계를 계발하는 것인데, 그것은 관심과 주의력을 가지고 현재 순간에 끊임없이 주의함으로써 가능하다.

 

간단하지만 쉽지는 않다: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주의 깊게 정신 차리는 것을 방해하는 힘, 즉 우리의 습관적인 부주의와 무의식적인 행동은 예상보다 훨씬 집요하고 완강하기 때문에, 마음챙김 명상 수행은 노력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또한 마음챙김을 방해하는 힘들은 너무 강할 뿐 아니라 의식의 영역 밖에 있기 때문에, 자각 속에서 자신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마음챙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다짐과 함께 어떤 종류의 노력과 일이 따라 주어야 한다. 그러나 마음챙김은 우리로 하여금 습관적으로 놓치고 잊혀가는 삶의 많은 측면들과 만나게 해 주기 때문에 그 자체가 본래 만족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행동은 스스로 생각해서 하게 된다기보다, 폭포 정도는 아니더라도 흐르는 강물처럼 마음을 통과해 버리는 충동들과 아주 평범한 생각들에 떠밀려 하는 수 없이 하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처럼 생각과 충동의 급류에 휘말려서 가고 싶지도 않고, 그쪽으로 향하고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곳으로 휩쓸려 가는 와중에 우리는 아예 삶의 중심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명상이란 어떻게 하면 이 급류로부터 나와서, 강둑에 앉아 물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으로부터 배움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에너지가 우리를 지배하기보다는 우리를 안내하는 쪽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은 마법처럼 저절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현재 순간에 존재하는 능력을 갈고닦는 노력을 ‘수행’ 또는 ‘명상 수행’이라고 한다.

 

멈추기: 명상은 단지 앉아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명상은 멈추기와 존재하기에 관한 것이며, 그것이 전부이다. 대체로 우리는 뭔가 일을 하느라고 분주하다. 당신은 살면서 단 한 순간만이라도 멈출 수 있는가? 그 순간이 지금 이 순간일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멈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모든 행동을 멈출 수 있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잠시 동안 ‘존재 양식(being mode)’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를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목격자’로 생각하라. 아무것도 바꾸거나 고치려고 하지 말고 다만 이 순간을 지켜보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 당신은 무엇을 보는가? 당신은 무엇을 듣는가? 멈추기에 관해서 이상한 일은 당신이 멈추자마자, 여기에 당신이 있다는 것이다. 사정은 더 간단해진다. 어떤 면에서는, 마치 당신이 죽고 세상은 계속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죽었다면, 당신의 모든 책임과 의무는 즉시 사라질 것이다. 당신이 못다 이룬 책임과 의무는 당신 없이도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될 것이다. 따라서 당신은 그것에 대해 꼭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신이 지금 당장 전화를 걸어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아마 당장 전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렇듯 당신이 아직 살아 있어 무척 바쁜 중에 ‘일부러 죽는’ 데에 잠깐의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당신은 자유롭게 현재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지금 ‘죽음’으로써 실제로 당신은 지금 더 생생하게 살게 된다. 이것이 ‘멈추기’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시도하기] 하루를 보내는 동안 한 번쯤 멈추고, 앉아서, 당신의 호흡을 느껴보라. 5분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단 5초라도 좋다. 현재 순간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당신이 느끼고 있는 것과 당신이 파악하고 있는 상황도 완전히 받아들여라. 이런 순간에는 어떤 것도 바꾸거나 고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호흡하면서 모든 것을 그대로 놔두라. 호흡하면서 그저 존재하라. 그러고 난 후 준비가 되었을 때, 당신의 가슴이 가라고 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라. 주의 깊고 확고부동한 마음으로.

 

바로 지금이다: 사람들이 명상하고 싶은 이유는 긴장을 풀고 느긋해지기 위해, 특별한 상태를 경험하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스트레스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오래된 습관과 틀을 깨뜨리기 위해, 자유로워지거나 똑똑해지기 위해서이다. 이런 이유들은 모두 명상 수행을 시작하기에 알맞은 동기들이긴 하다. 그러나 명상을 하면서 그런 효과들을 기대한다면, 이런 동기들은 모두 문제점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당신은 ‘특별한 체험’을 경험하고 싶거나 뭔가 나아지는 징후를 찾는 데 열중하게 될 것이며, 특별한 뭔가를 아주 빨리 느끼지 못하면 자신이 선택한 길을 의심하거나 당신이 ‘올바르게 명상’하고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뭔가를 배울 때는 대개 그런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명상은 다르다. 명상의 관점에서는 모든 상태가 특별한 상태이며, 모든 순간이 특별한 순간이다. 지금 순간에 어떤 다른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놓아 버릴 때,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과 만날 수 있는 능력을 향해 뜻깊은 한 발을 내딛는다.

 

어떤 곳에 가고자 하거나 어떤 면에서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할 때, 그 출발 지점은 우리가 바로 지금 서 있는 곳이다. 우리는 바로 지금 서 있는 곳에서부터 한 걸음씩 전진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을 - 마음챙김을 연마함으로써 알게 되는 앎 - 실제로 알지 못한다면, 모든 노력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로지 같은 곳을 맴돌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명상 수행에서는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어떤 곳에도 도달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시도하기] 때때로 자신에게 상기시켜라. “지금이 그것이다.”라는 진리를. 현재 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직면해서 도피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을 기억하라. 그것은 단순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의 순간들을 포착하기: 당신은 현재 순간으로부터 도피하려는 마음의 습관을 스스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당신의 주의를 아주 잠깐만이라도 어떤 대상에 고정시켜보려고 시도해보라. 그렇게 하기 위해서, 즉 마음챙김을 연마하기 위해서는 계속 깨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몇 번이고 상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보고, 느끼고, 존재하도록 자신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킴으로써 비로소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것은 단순하게… 자신의 의식 상태를 매 순간 점검하고, 영원한 순간들의 펼쳐짐 속에서 자각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호흡에 마음 맞추기 / 수행하라, 수행하라, 수행하라: 당신의 주의를 고정시킬 초점, 즉 현재 순간에 당신을 매어 두고, 당신의 마음이 헤맬 때 마음을 다시 붙잡아 줄 닻줄이 있는 것이 좋다. 이러한 목적에 대단히 훌륭하게 이바지하는 것이 바로 호흡이다. 호흡을 느낌으로써, 우리는 자신이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을 자신에게 일러주게 되고,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충분히 깨닫게 된다. 마음챙김을 계발하고 촉진하기 위해 호흡을 이용하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그저 호흡의 느낌, 숨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느낌과 몸을 빠져나가는 느낌에 마음을 맞추면 된다. 그것이 전부다. ‘오직 호흡을 느끼기. 호흡하면서 자신이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이것은 억지로 조절하는 호흡이나 심호흡, 또는 뭔가 특별한 것을 느끼려는 시도나 혹은 자신이 호흡을 잘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또 자신의 호흡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들숨과 날숨을 꾸밈없이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호흡을 느끼고 마음을 맞추는 수행은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수행은 연습을 뜻하는 게 아니다 / 수행하기 위해 평소 생활 방식을 벗어날 필요는 없다: 마음챙김 수행은 우리가 각각의 순간에 ‘존재하기(being present)’에 완전히 전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마음챙김을 수행하기 위해 당신이 평소의 생활 방식을 벗어나거나 특별한 장소를 찾지 않아도 좋다. 그저 고요와 침묵을 위한, 그리고 이른바 무위(無爲)를 위한 시간을 조금 내고서 당신의 호흡에 마음을 맞추는 것으로 충분하다.

 

깨어 있기: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삶의 진실을 붙잡으려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순간들에 대해 깨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날들이, 심지어 인생 전체가 아무 생각 없이 슬쩍 지나쳐 가버릴 수 있다. 깨어 있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다른 사람들을 지켜보고서 당신이 그들을 정말로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에 관한 당신의 생각을 보고 있는 것인지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의 생각들은 꿈을 만드는 안경처럼 작용한다. 그 안경을 걸치고 있을 때, 우리는 꿈속의 아이들, 꿈속의 남편, 꿈속의 아내, 꿈속의 직업, 꿈속의 친구를 보게 된다. 우리는 꿈속의 미래를 위해 꿈속의 현재 속에서 살 수도 있다. 그것을 모르면, 우리는 모든 것에 우리의 주관적 시각을 덧입혀 색안경으로 보게 된다. 꿈속의 현상들도 변화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생생하고 현실적인 존재라는 환각을 일으킬 수 있지만, 그것은 여전히 우리가 붙잡혀 있는 꿈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 안경을 벗으면, 아마도 우리는 여기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조금 더 정확하게 보게 될 것이다.

 

무위(無爲)를 찬양하여: 당신이 앉아서 잠깐 동안이라도 명상한다면, 그것은 무위(無爲)를 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아주 중요한 것은 이 무위가 아무 일도 안 하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오해하지 않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큼 서로 다른 것도 드물다. 무위에는 자각과 의지가 있다. 사실, 그것들이 열쇠이다. 겉으로 보면, 무위에는 두 종류가 있는 듯하다. 하나는 어떤 외면상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노력을 들이지 않는 저절로의 활동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두 종류의 무위가 같은 것임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적인 경험이다.

 

흔히 우리가 형식을 갖춘 명상(formal meditation)이라고 부르는 수행은 모든 외부적 활동을 멈추고, 각 순간에 충분히 완전하게 존재하는 것 외에는 다른 일들은 머릿속에 두지 말고, 마음의 고요와 평온함을 계발하기 위한 시간을 의도적으로 따로 내서 하는 명상을 말한다. 이때는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러한 무위의 순간들은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인내: 마음챙김의 계발을 위해 경작되고 있는 땅이 내면의 땅인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이 주의하여 듣고 있는 것은 내면의 소리이다. 그런데 우리는 윤리적 행동에 헌신하지 않고는 조화를 가질 수 없다. 윤리적 행동은 우리 마음의 정원에 난 어린 새싹을 모두 먹어 치우는 염소를 막는 울타리이다. 나는 인내를 이런 기본적인 윤리적 태도 가운데 하나로 본다. 우리가 인내를 연마하면, 우리는 거의 마음챙김을 연마하지 않을 수 없으며, 우리의 명상 수행은 점차 더 풍요로워지고 더 성숙해질 것이다.

 

집착 버리기: 집착을 버린다는 것은 말 그대로, 모든 것에 대한 애착을 버리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사상, 물건, 사건, 특별한 시간, 견해, 욕구 등을 버리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현재의 순간들이 펼쳐질 때 그 순간들을 완전히 받아들이면서 현재 순간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려는 의식적인 결단이다. 집착을 버리는 것은 더 강력하고 더 유익한 것과 교환하는 조건으로 강요, 저항, 혹은 투쟁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포기는 좋아함과 싫어함 그리고 갈망에 내재하는 끈적거림 속에서 사물에 대한 당신의 애착이나 거부에 사로잡히지 않고, 만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마음 자세로부터 나온다. 말하자면, 당신이 지금까지 꼭 잡고 있던 것에서 손을 떼기 위해 손바닥을 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를 붙잡고 있는 것은 외부의 사건들에 관한 우리 욕망의 끈적거림만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으로 매달려 있다. 편협한 견해에, 이기적인 희망과 바람에 너무 자주 필사적으로 매달림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붙잡고, 우리 자신을 곤경에 빠지게 만든다. 집착을 버린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기호와 혐오의 강력한 흡인력에 대해, 또 어떤 것은 좋아하고 어떤 것은 싫어하는 성향에 집착하도록 우리를 끌어당기는 부주의와 둔감함의 강력한 힘에 대해 투명해지기로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판단하지 않기: 명상은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에 대해, 무엇이 떠오르든지 간에, 판단을 하지 않는 무심(無心)한 마음 자세를 계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없으면 당신은 명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판단 작용이 멈출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판단은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비교하고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마음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명상 중에 갖는 태도는 판단 작용을 비난하거나 좇아가지 않고, 마음이나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경험에 관한 견해에 불과함을 알기 때문이다.

 

판단을 하지 않는 태도가 당신이 사회에서 책임 있게 처신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더 이상은 모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무슨 짓을 하든지 다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인간의 근본적인 순수성과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가로막는 감정, 즉 무의식적인 좋음과 싫음의 감정에 우리가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삶 가운데서 훨씬 더 명석하게 행동할 수 있고, 더 균형 잡힌, 더 효과적인, 더 윤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 우리가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혹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을 늘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신뢰한다면, 또는 사물의 진행 과정이나 어떤 이상에 신뢰를 가진다면, 그 안에서 우리는 안전성, 균형, 그리고 개방성과 같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강력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신뢰는 우리를 어떻게든 해서 직관적으로 인도하고 손해나 자기 파괴로부터 보호한다. 마음챙김 수행의 일부는 신뢰하는 마음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무엇을 신뢰할 수 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으로 수행을 시작하도록 하자. 자기 자신에 대해 신뢰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즉시 파악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스스로를 좀 더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관대함 / 정신 집중: 관대함은 인내, 집착 버리기, 판단하지 않기, 그리고 신뢰와 함께 마음챙김 수행에 든든한 토대를 제공하는 또 하나의 자질이다. 그리고 집중도 마음챙김 수행의 토대이다. 집중이란 흔들리지 않는 주의력을 하나의 관찰 대상에 계속 지속시킬 수 있는 정신 능력이다. 집중은 호흡과 같은 하나의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고 거기에만 의식의 초점을 제한함으로써 계발된다.

 

명상의 목적: 당신이 오랜 기간에 걸쳐 헌신적인 방법으로 당신의 삶 속에 명상을 도입하고 싶다면, 진정으로 당신 자신의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그 가치관은 당신이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지, 당신이 인생에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지의 핵심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깊고 끈기 있는 가치관을 말한다. 그러한 강력한 가치관의 힘과 거기서 비롯되는 의욕과 동기가 있어야만 당신은 기꺼이 매일 수행하겠다는 마음과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모든 것에 대해 관조하겠다는 마음으로 오래 계속할 수 있다. 또한 어떤 것을 파악하게 되든 항상 마음을 열겠다는 자세, 그리고 어디에 집착하고 있는지 자각하고 그 집착을 어디서 버려야 하며 발전이 어디서 일어날 필요가 있는지를 자각하겠다는 마음 자세로 이 길을 오래도록 계속 갈 수 있다.

<“존 카밧진의 마음챙김 명상”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존 카밧진 지음, 역자 김언조교수,

고명선박사, 물푸레>

 

▣ 저자 존 카밧진

세계적 힐링 권위자이며, 마음챙김 명상 MBSR 창시자인 존 카밧진은 매사추세츠 대학 의과대학의 의학부 명예교수이다. 그는 스트레스 완화, 불안, 우울증 완화, 암 통증 조절, 혈액순환 개선 등 현대인이 일상이나 병실에서 받고 있는 고통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인 MBSR 클리닉을 설립했다. MBSR은 1979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메디컬센터에서 존 카밧진 박사에 의해 창안된 프로그램으로 《타임》, 《뉴스위크》와 ABC, NBC, PBS 등 유수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가장 유명한 심신이완 및 스트레스 감소 등 힐링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의 수많은 기업, 병원, 학교, 교도소, 군대, 프로 스포츠 팀 등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의료계뿐 아니라 뇌 과학, 심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영감과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빌 모이어스가 진행하는 공영방송인 PBS의 <힐링 마인드> 특집으로 방송되는 등 전 세계 30개국 언어로 변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이다. 국내에서도 2006년 KBS 다큐멘터리 <마음>과 2010년 대장정 천년 특집 다큐 <다르마> 2부 ‘치유’편에서 소개된 바 있다. 2011년에 저자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왓킨스 리뷰》에 의해 ‘현존하는 인물 중 영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 치유』 등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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