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신도들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겨울은 시도 때도 없이 진눈깨비와 눈을 뿌려대며,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곤 한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달랐다. 겨울은 남루한 흰색과 갈색의 옷자락을 끌고 훗날을 기약하며 조용히 물러나주었다. 겨울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쨌거나 앤서니 스펜서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봄이라 해서 더 나을 것도 없었다. 어정쩡한 계절보다는 여름과 겨울이 그나마 나았다. 그는 봄기운이 느껴질 때마다 스스로에게 북서부 지역에 머무는 이유가 뭔지 자문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두려움보다 익숙한 불행이 나은 것일 수도 있었다. 익숙한 불행은 고통스럽기는 해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 하나는 확실히 있었다.
그는 의지가 강했으며 무슨 일을 하든 그다음 단계를 생각했다. 그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타결 직전의 협상에서 느끼는 짜릿한 긴장감, 승리 뒤에 찾아오는 달콤한 쾌감에 비하면 어리석고 의미 없는 감정 나부랭이에 불과했다. 친구를 만드는 것 역시 손해가 뻔한 투자였다. 남는 게 거의 없는 투자처, 누군가를 배려한다는 것 자체가 성가시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그에게 성공한 삶이란, 부동산 개발, 주식 투자, 사업 다각화를 통한 재산 증식이었다. 그 누가 보아도 그는 성공한 남자였고, 조건이 완벽한 독신남이었다. 게다가 여자를 밝히는 편이라 꾸준한 운동으로 뱃살까지 철저히 관리했다. 그의 곁에는 여자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었지만 금세 사라졌다. 그는 180센티미터가 넘는 훤칠한 키에 40대 중반임에도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은 풍성했고, 미소를 지을 때는 언뜻 미남으로 보이기도 했다. 한눈에도 앵글로색슨계 백인이었지만 다소 어둡고 섬세한 그림자가 그의 이목구비를 오히려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는 두 번 결혼했고, 두 번 다 같은 여자와 결혼했다. 첫 번째 결혼 당시, 두 사람은 20대 초반이었고, 이후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낳았다. 딸 앤젤라는 현재 ‘성난 젊은이’로 성장하여 제 엄마 곁에서 살고 있었다. 반면 아들 가브리엘은…… 그건 다른 이야기였다. 그들 부부는 좁힐 수 없는 성격 차이로 결국 갈라서고 말았다. 의도적으로 상대에게 관심을 끊고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행동한 결과가 이혼으로 이어진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토니(앤서니의 애칭)가 로리의 자존감을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잘게 짓밟는 데는 불과 몇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녀가 아주 우아하게 물러나주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덕에 토니는 이혼 과정에서 전혀 성취감을 맛볼 수가 없었다. 토니는 그로부터 2년 동안 로리를 다시 유혹했다. 그리고 성대하게 재결합 파티를 열었다. 그러나 두 번째 결혼식 2주 후, 그는 두 번째 이혼 서류를 들이밀었다. 두 번째 혼인 신고서에 사인을 하기도 전부터 이혼 서류를 준비해뒀다는 소문이 돌았다. 두 번째 이혼에서 로리는 모욕감에 완전히 폭발했다. 그는 재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그녀를 완벽히 짓밟았다. 두 번째 이혼만큼은 누가 보아도 그의 승리였다. 이 모든 과정은 냉혹한 게임이었다. 적어도 그에게는.
대신 딸을 잃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과음을 하고 나면 후회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곤 했지만 바쁜 업무 속에 이내 묻혀버렸다. 그가 술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아들이었다. 술은 기억과 후회의 남루한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을 뿐만 아니라, 어느 틈엔가 그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두통을 완화시켜주었다.
사업가로서 앤서니 스펜서는 협상의 귀재, 뛰어난 전략가로 존경과 두려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주위 사람들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짓뭉개며 쾌감을 느끼는 스크루지 영감이었다. 특히 존경심이 아닌 두려움으로 그에게 복종하는 직원들 앞에서는 더 심하게 굴었다. 그런 인간들은 사랑 받을 자격도, 존중 받을 자격도 없다는 게 그의 철학이었다.
자유가 점진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라면 악의 잠식 역시 마찬가지다. 오랜 세월에 걸쳐 악과 타협하고 스스로를 정당화한 결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건축물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냉혹한 사람들뿐 아니라 아주 평범한 사람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진실이다. 영혼이라는 집 내부는 웅장하지만 참으로 연약하기 때문에, 영혼의 집을 이루는 벽과 토대에 스민 배신과 거짓말들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집의 구조를 맘껏 변형시킨다.
이러한 영혼의 오묘함은 모든 생명의 탄생과 동시에 시작된다. 인간의 영혼은 놀라운 균형감과 우아함으로 내면의 태양계와 은하계를 흡수해나간다. 인간 영혼 내부에서는 카오스마저도 하나의 질서가 된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서로 힘을 주고받으며 나름의 자전을 하고, 공간과 시간, 음악이 끊임없이 교류하는 속에서 우주 왈츠의 구성 요소는 수시로 변화하고 밀려난다. 그 과정에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고통과 상실은 연약한 영혼의 집을 무너뜨리고 붕괴시키는 치명타가 된다. 영혼이 붕괴되는 순간 사람들은 두려움에 자기 방어막을 치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야망을 불태우며, 여린 감정을 억누른다. 한때 살아 숨 쉬던 심장은 어느덧 딱딱한 돌덩어리가 되어버린다. 육체라는 껍데기 속에 갇힌 딱딱한 돌덩이, 허울뿐인 심장.
고통, 상실, 체념은 그를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그 셋이 힘을 합쳐 그를 참혹할 정도로 황폐하게 만들었다. 토니를 무장시킨 것도 그 세 가지였다. 그는 말속에 칼을 숨기는 방법을 터득했고,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성벽을 쌓았다. 토니는 소외와 고독에 갇힌 채 그 속에서 안전하다고 착각했다. 토니의 삶에 진실된 음악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들릴락 말락 한 단편적인 음조뿐이었다.
토니는 웨스터 힐스 북부, 넓은 대지에 자리 잡은 대저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곳에 머물 일은 거의 없었지만, 아내를 무찌른 기념으로 사들인 집이었다. 로리는 첫 번째 이혼에 합의해주는 조건으로 그 집을 양도 받았다. 그러나 두 번째 이혼 때 변호사 비용을 대기 위해 집을 내놨다. 토니는 제3자를 통해 헐값에 집을 사들이고 나서 파티를 열었다. 파티는 다시 토니의 소유가 된 저택에서 경찰이 로리를 끌어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포틀랜드 시내 중심의 빌딩에 위치한 중앙 집무실 외에도 토니는 강변 쪽으로 작은 침실과 부엌, 욕실을 갖춘 조그만 사무실을 갖고 있었다. 그의 변호사조차도 그곳의 위치는 알지 못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을 때 찾는 곳이었다. 그는 그곳 지하 일부를 개조해 최첨단 보안 장비를 설치했다. 심지어 건물 도면에도 이 은신처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는 각종 증서와 계약서, 유언장 같은 중요한 문서들을 여기에 보관했다. 그는 수시로 유언장을 훑어보고 내용을 수정했다. 그를 기분 좋게 했는지, 화나게 했는지에 따라 상속인을 추가하고 삭제하기도 했다. 그의 재산에 눈독 들였던 사람들이 받게 될, 혹은 받지 못하게 될 선물이 가져다줄 충격을 상상하는 것이 그는 즐거웠다.
토니는 컴퓨터 모니터를 끄고 스카치위스키를 손에 들었다. 이 은신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면 두려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누군가의 표적이 된 것 같은 기분, 그를 향한 누군가의 시선, 달갑지 않은 그 눈길. 설상가상 두통도 더욱 심해졌다. 편두통이 시작되면 눈앞이 부예지고 말투가 어눌해졌다. 이 증상들은 예리한 꼬챙이가 오른쪽 눈 뒤를 후벼 파는 것 같은 통증의 예고편이었다. 빛과 소리에 민감해진다 싶으면 그는 개인 비서에게만 퇴근을 알리고 은신처로 숨었다. 그리고 진통제와 새하얀 소음에 파묻혀 잠만 잤다.
불확실함이 일상을 지배하게 되면 삶 전체를 되돌아보게 된다. 토니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편이었다. 대다수의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는 크게 성공했다. 사회 제도의 테두리 밖으로 밀려난 고아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과거를 들먹이며 투정 부리는 짓은 옛날에 그만두었다. 남에게 실수도 했고 남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했지만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는 혼자였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음울한 공허감, 아픈 후회가 밀려들 때면 얼른 가슴속 깊숙이 처박았다.
그는 스카치위스키를 마시며 화이트보드에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그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고, 나약함을 스스럼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들. 명단은 길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은 모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는 빛바랜 가족사진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은 10대 소년이 한 가족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날들을 날려버리기 전에 찍은 사진이었다. 그는 비닐 속에 넣은 사진을 주름을 펴듯 어루만졌다. 그와 일곱 살 동생 제이콥이 카메라 앞에서 웃고 있고, 어머니의 아름다운 얼굴도 순간의 행복으로 화사하게 빛났다. 감정 표현에 서툰 엔지니어였던 아버지의 미소는 쉽게 볼 수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빛났다. 부정적인 기억들은 양친에 대한 그리움이 모두 삼켜버렸을 것이다.
부모님 다음으로는 마더 테레사,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이었다. 도대체 왜 이런 명단을 작성하고 있는 건지. 별생각 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 명단이야말로 진실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갈망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었다. 갈망. 그가 싫어하는 단어였지만 왠지 마음이 끌렸다. 언뜻 듣기에는 나약한 단어 같지만 저력이 있는 단어였고, 그의 삶을 스치고 사라진 다른 모든 것보다 더 오래 뇌리에 머물렀다. 그 세 사람의 이름은, 마지막에 적은 이름과 함께 심오한 의미를 품고 있었다. 한 번도 불러보지 못했지만 끊임없이 들려오는 노래, 어쩌면 그가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모습, 혹은 초대, 소속감, 막연한 갈망.
마지막 이름이 가장 어렵고도 쉬웠다. 예수, 이 세상에 내린 베들레헴의 선물, 인간 세상에 내려온 신이자 목수였던 남자, 종교적 루머에 의하면 아직 죽지 않은 자. 토니는 그 목록에 예수가 올라간 이유를 알고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강렬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는 그 목수를 사랑했고,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 역시 사랑했다. 물론 아버지도 예수를 사랑했지만 어머니만큼은 아니었다.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을 그는 아직도 은신처 금고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가장 소중한 물건이었다. 어머니를 영영 잃기 이틀 전의 일을 그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열한 살이던 그는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어머니가 방문에 기대섰다.
“토니, 엄마는 가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너하고 네 동생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다 보면 감정이 북받쳐서…….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행복해. 토니, 엄마는 널 보내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갑자기 너한테 무언가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엄마한테는 아주 소중한 물건이란다.” 어머니가 한 손을 내밀고 천천히 주먹을 폈다. 손바닥 위에는 가늘고 여성스러운 십자가 목걸이가 있었다. “이걸 줄게. 증조할머니가 외할머니에게 주신 거고, 외할머니가 다시 나에게 주신 거야. 언젠가 딸에게 물려주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엄마에겐 딸이 없을 것 같아서……. 널 위해 기도하다가, 왠지 이걸 너한테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토니는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받아 들었다. “나중에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 목걸이를 주렴.” 어머니는 그를 끌어안더니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만은 직감할 수 있었다. “항상 예수님 곁에 머물러야 해. 그러면 절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을 거야. 그리고 하나님은 절대로 널 놓지 않으신다는 것도 꼭 기억하렴.”
그로부터 이틀 뒤, 그와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소년의 무책임한 행동이 그의 어머니를 앗아갔다. 십자가 목걸이는 지금도 여전히 그의 금고 안에 있었다. 어머니는 알고 계셨을까? 그는 가끔 생각했다. 사건의 예고였을까? 아니면 어머니를 기억할 무언가를 남겨주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였을까? 어머니를 잃은 슬픔은 그의 삶을 파괴했고,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길로 그를 내몰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힘겨워하는 일을 거뜬히 할 수 있는 강하고 거칠고 유능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여린 갈망이 바윗장 같은 겉모습을 뚫고 들어와 그에게 노래를 불러주려 할 때면, 그는 곧바로 귀를 막아버렸다.
하나님은 아직도 그를 놓지 않았을까? 알 수는 없지만 지금쯤은 놓아버렸을 것이다. 그는 어머니와 다른 사람이 되었지만 어머니가 좋아하던 책들과 성경을 읽었다. 그는 C. S. 루이스, 맥도널드, 윌리엄, 톨킨의 이야기 속에서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보려 애썼다. 고등학교 때는 짧게나마 종교 모임에 참석해 예수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 했지만 보육 시설의 방침에 따라 그와 동생은 이곳저곳, 이 학교 저 학교를 떠돌아다녀야 했다. 새로운 만남은 머지않아 있을 새로운 작별을 뜻했다. 만남은 고통스러웠다. 예수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에게 작별인사를 한 것만 같았다.
그러한 이유로 예수가 명단에 오른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예수를 떠올린 건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 대학 시절 아주 잠깐 다시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지만 몇 차례의 토론과 조사 끝에 예수를 ‘세상을 떠난 위대한 현자들’ 명단에 옮겨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그토록 예수를 사랑한 이유는 알 것 같았다. 예수에게 한 가지라도 부족한 게 있었던가. 그는 남자다우면서도 아이들에게 친절했고, 종교적, 문화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보살폈으며, 연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기득권층에 대항하면서 동시에 그들까지도 사랑했다. 예수는 토니가 닮고 싶었지만 닿을 수 없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변화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졌다.
하나님이라는 존재는 이해 불가한 영역이었다. 예수와 연결하면 더더욱 이해가 안 갔다. 토니는 이미 오래전에 결론을 내렸다. 신이 있다고 쳐도, 끔찍하고 잔혹하고 변덕스럽고 믿을 수 없는 존재일 거라고. “다 희망사항일 뿐이지.” 그는 중얼거렸다. 그는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고, 그러고는 얼마 전부터 자신을 추적하던 눈길을 떠올리며 스카치를 한 모금 입에 물었다. 생애 마지막 스카치를 마시고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 채.
흙에서 흙으로
만약 누구든 그가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물론 실제로는 아무도 못 봤지만, 마치 감자 한 포대가 트럭에서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을 것이다. 마치 뼈가 없는 물체가 중력의 영향으로 바닥에 떨어지는 것처럼 그의 뒤통수가 자동차 트렁크에 세게 부딪쳤고, 그 충격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시 튕겨 나와 엄청난 소리를 내며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혔다. 오른쪽 귀에서 피가 솟았고 이마와 얼굴의 상처에서도 피가 흘렀다. 그는 거의 10여 분 동안 그 상태로 지하주차장의 흐릿한 불빛 속에 쓰러져 있었다. 자동차 열쇠를 찾으며 걷던 여자가 그의 발에 걸려 휘청였다. 여자의 비명 소리가 콘크리트 바닥에 울려 퍼졌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911을 눌렀다.
토니가 오리건 보건대학 병원의 외상 환자들을 분류하는 소생실로 들어서는 순간 의사, 간호사, 레지던트들이 몰려들었고 질서 있는 혼란이 펼쳐졌다. 초기 CT 촬영과 이후의 CT 조영술을 통해 환자에게서 지주 막하 출혈과 전두엽 종양이 확인되었다. 몇 시간 뒤 토니는 신경외과 중환자실 17호로 옮겨졌다. 산소를 불어 넣어 숨이 붙어 있게 해주는 튜브들과 수많은 의료기기에 연결된 채 토니는 이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토니는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드럽지만 강한 중력과 비슷한 어떤 힘에 이끌리듯이. 그러나 그 힘은 딱딱한 무언가라기보다는 어머니의 사랑에 가깝게 느껴졌다. 무언가와 싸웠고 그로 인해 지쳤던 기억이 남아 있었지만 이제 그 싸움은 점차 진정되고 있었다. 그의 몸이 떠오르는 순간 어쩌면 죽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고 이내 뿌리를 내렸다.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어쩌면 몸을 빨아들이는 이 힘에 저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힘은 과연 무얼까. 공허? 이제 인간 세계가 아닌 영혼의 세계로 통합되는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고, 모든 의식적 깨달음의 단절이며, 흙에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었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으리라는 희망은 어느 특별한 날 죽어버렸다. 폭풍이 몰아치던 11월의 어느 아침, 그는 첫 삽으로 뜬 흙을 들고 거의 1분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가브리엘이 누워 있는 조그만 관을 바라보면서. 겨우 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그의 어린 아들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 좋은 것들을 붙잡아보려고 용감하게 싸웠지만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영영 떠나야 했다. 토니는 마침내 심연 속으로 흙을 떨어뜨렸다. 산산이 깨어진 마음 조각들이 마지막 남아 있던 모든 희망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하나님에 대한, 세상에 대한, 심지어는 그 자신의 부패한 영혼에 대한 분노도 아들을 지켜주지는 못했다. 애원들, 약속들, 기도들은 모두 하늘에 닿지 못하고 공허함으로 돌아와 그의 무능함을 비웃었다. 가브리엘의 숨이 잦아들 때, 무엇으로도, 정말 그 어떤 것으로도 아이의 죽음을 돌이킬 수 없었다.
그날의 기억과 함께 위로 떠오르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만약 가브리엘이 죽지 않았다면, 그 소중한 아이가 토니의 가련한 삶을 구원해주었을까? 세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십 대 시절의 첫사랑이자 두 번이나 그의 아내가 되었던 여인, 로리. 어쩌면 그 자신만큼 그를 증오하고 있는 그의 딸 앤젤라. 그리고 그의 동생 제이크……. 정말 미안하다, 제이크.
그러나 이제 와서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일단 죽고 나면 남는 것은 지나온 삶의 환상뿐이리라.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스쳐가는 허망한 추억들을 간직한 삶의 환상, 삶이 소중한 것이라는 신기루의 작은 단편들뿐이리라. 죽음은 그저 죽음일 뿐.
그는 다시 떠오르고 있었고 저 멀리 가느다란 불빛이 보였다. 불빛이 다가올수록, 혹은 그가 다가갈수록 점점 더 선명해졌다. 이게 바로 죽음인가? 그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죽은 사람들이 불빛을 보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고 그는 그것이 신경회로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믿고 있었다. 탐욕스러운 인간의 뇌가 생각과 기억의 흔적을 잡아보려고, 굳은살 박인 손안의 모래처럼 허망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잡아보려고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거라고.
토니는 몸을 맡겼다. 마치 보이지 않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것 같았고 중력을 거스르는 파도에 휩쓸린 것 같았다. 불빛이 점점 더 밝아졌다. 그를 꿰뚫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싸는 불빛이 눈부셔 고개를 돌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제야 토니는 그 힘에 끌려오는 동안 추위에 떨었음을 깨달았다. 혹시 내가 무덤 속에서 위를 바라보고 있는 건가? 끔찍한 생각이 들었고 엄습해 오는 두려움이 그의 폐를 쥐어짰다. 그러나 그의 내면 무언가는 계속해서 불빛 쪽으로 손을 뻗고 있었다. 불빛의 강렬함은 두려우면서도 짜릿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무장해제시키는 불빛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옛날 옛적에
“언젠가 나이가 들면 다시 동화를 읽게 될 것이다.” - C. S. 루이스
햇살인가? 토니는 저 멀리 어딘가에서 스며드는 햇살에 얼굴을 맡기며 그 황금빛 담요에 한기를 녹였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어둠의 터널을 통해 내쫓긴 건지, 떠밀린 건지, 안내된 건지는 몰라도 지금 그는 야생화가 피어 있는 산속 초원 한복판에 서 있었다. 꽃향기가 입안에서도 느껴졌다. 바람은 상쾌하고 깨끗했고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단 한 가지도 눈에 띄지 않았다. 초원의 아래쪽으로는 캐나다의 로키산맥과 비슷한 거대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골짜기가 있었다. 골짜기 한복판에 자리 잡은 호수의 수면은 이른 오후의 햇살에 반짝였다.
토니는 무언가 확인해 보려는 듯 얼굴을 만져보았다. 죽은 게 아니라면 아마도 병원에 있는 것이리라. 머릿속의 무서운 뇌우를 잠재우기 위한 갖가지 약물에 취해 그의 뇌가 환상을 지어내는 것이리라. 그러나 의식불명과 정신이상 덕분에 이런 곳에 올 수 있었다면 그리 나쁠 것도 없었다. 또 한 차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어루만졌고 그는 다시 한 번 숨을 깊이 들이키면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희열? 아니었다. 그보다 더 묵직한 감정이었다. 마치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아련한 첫 키스의 기억처럼 그 감정이 마음속에 선명하게 번져가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그에겐 두 가지 선택이 있었다. 하나는 여기 가만히 서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다리는 것은 그의 성향에 맞지 않았다. 이제 짧은 모험을 해야 할 것이다. 꿈꾸는 게 아님을, 죽은 게 아님을 확인하기 위한 모험. 오솔길 입구에서 토니는 잠시 망설이다 길을 나섰다. 그러나 100미터쯤 걸었을까, 그의 앞에 갈림길이 나타났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 그리고 정면으로 곧장 뻗어 있는 길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세 가지 선택 앞에서 잠시 고민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의 뛰어난 예지력과 통찰력의 아우라를 발산하면서 모든 선택의 상황에서 확실성을 찾아내려 노력했고 미래와 결과를 통제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 예측 불허의 사태들과 결과들은 결코 통제 가능한 것들이 아니었으며 마케팅과 이미지 메이킹으로 그 간극을 감춰왔었다는 게 진실임을 깨달았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예언자의 모습을 지켜나가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놀랍게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 오히려 위안이 되었다. 그는 세 갈래 중 어떤 길이든 선택할 수 있었다. 그 자유가 그를 흥분시켰다. 그는 가운데 길로 들어서면서 돌아올 때를 대비해 길을 잘 봐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로 돌아온단 말인가? 그것조차 알 수 없었다. 만약 이 길이 어디로든 가기 위한 길이 아니라면? 목적지도 목표도 없는 길이라면? 어딘가 도착해야 한다는 부담을 벗어던지면서 토니는 비로소 걸음을 멈추고 주위 풍경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목적 없는 여행은 그 자체가 놀라운 선물이었다.
그는 몇 시간 동안 숲길을 걸었다. 매번 또 다른 갈림길, 또 다른 선택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또 한 번 모퉁이를 돌았을 때, 거대한 성벽의 거대한 문이 그의 앞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도 현실 같으면서도 너무도 비현실적이었다.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논리는 아마도, 그가 세상에서 가장 생생한 꿈의 혼란 속에 빠져 있다는 것이리라. 그런 결론에 도달하고 나니 차라리 마음이 편해졌다. 이것은 ‘그의’ 꿈이었다.
문에 노크를 하려는 순간 토니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반대편에서 노크 소리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세 번째 노크 소리가 들렸을 때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마치 명령에 따르듯, 고리를 위로 젖혔고 거대한 문이 안으로 스르르 열렸다. 반대편에는 낯선 남자가 거대한 문설주에 기대서 있었다. 그의 표정이 환영의 미소로 환해졌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남자의 뒤로 뻗어 있는 길이 바로 조금 전까지 그가 걸어왔던 그 길이라는 사실이었다. 마침내 토니가 헛기침을 한 뒤 말을 이었다. “결국 모든 길이 이곳으로 이어집니까?” “아니요, 사실 그 반대입니다. 모든 길이 여기서 시작되죠.”
자신을 아일랜드 출신의 진정한 영국인이라고 설명한 잭은 그에게 파이프 담배를 권했다. “절 아십니까?” 토니가 물었다. “우리 모두가 당신을 압니다, 스펜서 씨.” “우리가 전에 만난 적이 있던가요?” “직접 만난 적은 없습니다. 당신이 태어나기 몇 년 전에 난 죽었죠. 저를 처음으로 당신에게 소개한 사람은 당신 어머니였어요. 저의 책을 가져왔더라면 도움이 되었을 텐데 아쉽네요.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우린 모두 당신을 압니다. 사실 안다는 건 꽤 복잡한 개념이죠. 심지어는 우리 자신의 영혼조차도 베일이 벗겨지기 전엔, 은신처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오기 전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그건 그렇고, 한 가지 물어봅시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토니가 묻자 잭이 조심스럽게 한 마디 했다. “‘지옥’이란 말도 일리는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집’이라는 말도 맞겠네요.” “그럼 제가 지금 지옥에 왔다는 겁니까?” 토니의 물음에 잭은 차분하게 되물었다. “토니, 지옥이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하나님이 죄지은 자들에게 진노하셔서 그들을 벌주는 곳? 나쁜 사람들은 하나님에게서 격리되고 착한 사람들은 천당으로 가고…….” “그걸 믿으십니까?” “아뇨. 제가 보기에 죽음은 그저 죽음일 뿐입니다. 벌레 밥이 되고 흙이 되고 그 어떤 논리도 이유도 없이 그저 죽는 거죠.”
“한 번도 죽어본 적 없는 분 치고는 꽤 자신 있게 말하네요. 당신이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 됩니까? 토니, 이렇게 한번 가정해봅시다. 만약 하나님이 존재하고 하나님이 항상 선하시다고 가정해봅시다. 항상 진실만을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가정해보세요. 어느 날 하나님이 당신 앞에 나타나서, ‘앤서니 스펜서! 토니! 그 무엇도 널 나의 사랑에서 떼어놓지 못하리라! 삶도, 죽음도, 천사도, 지상의 왕도, 오늘 일어나는 일도, 내일 일도, 하늘의 힘도, 지하의 힘도, 이 우주의 그 어느 것도, 나의 사랑으로부터 너를 떼어놓을 수 없으리라!’라고 말했다고 칩시다. 하나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직접 듣고서도 당신이 믿지 않았다고 치자고요. 그 말을 믿지 않는 것은 당신에게는 사실이지만, 그렇게 되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당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셈이지요. 하나님을 믿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않고, 하나님이 당신 삶의 근간이 되는 세계를 믿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당신은 어떤 체험을 할 수 있을까요?”
“단절이겠죠.” 토니의 말에 잭이 빈칸을 채웠다. “하나님이 당신에게 그 단절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씀하셔도, 그 무엇도 당신을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없다고 말씀하셔도, 당신이 상상하는 그 어떤 것, 심지어는 지옥조차도 그럴 수 없다고 해도, 당신은 단절을 사실로 믿고 그 거짓말 위에 당신만의 사실을 만들게 되겠지요. 토니, 진실과 반하는 사실만을 믿고 그 속에서 산다면 그게 바로 지옥입니다. 당신은 영원히 그곳에서 살 수도 있어요.” 잭이 돌아서며 마지막으로 토니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제 진실을 말씀드리죠. 당신이 진실을 믿건 믿지 않건, 당신이 지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건, 당신은 결코 단절되지 않았습니다.”
땅이 심하게 흔들려서 토니는 벽을 짚으며 중심을 잡아야 했다. 다시 고개를 들어 보니 잭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어느덧 밤이 내리고 있었다. 갑자기 피로감이 밀려들었다. 그는 뼛속까지 지쳐 있었다. 입안이 바싹 타버린 듯 말랐다. 그는 무릎을 세우고 몸을 웅크렸다. 온기를 훔쳐가려고 집요하게 몸속을 파고드는 한기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듯. 이게 끝인가? 마침내 끝나는 건가? 신음 소리처럼 다가오는 공허감, 그를 집어삼킬 것 같은 허전함이 마지막 온기를 빼앗아가는 건가?
미친 듯이 몸을 떨고 있을 때 어디선가 불빛이 나타났다. 푸르스름한 광채가 그가 보아온 어떤 눈보다도 아름다운 짙은 갈색 눈동자를 감싸고 있었다.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눈동자였지만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왠지 중요한 사람 같았다. 의식을 붙잡으려 애쓰며 토니는 가까스로 질문을 던졌다. “난 누구죠? 아니, 여기가 어디죠?” 남자가 곁으로 와 토니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토니의 입안에 따스한 물을 흘려주었다. 그 물이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며 몸속에서 퍼져나가는 것을 토니는 느낄 수 있었다. 토니의 떨림이 잦아들다가 마침내 멈추었다. 토니는 그의 품 안에 쉬었다. “이제 안전합니다.” 그가 속삭이며 토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전하다고요?” 토니는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생각이 무뎌지고 느려졌다. “내가 안전하다고요?
내 삶은 한 번도 안전한 적이 없었어요.” “쉿…….” 목소리가 말했다. “이제 그만 쉬어요. 난 떠나지 않습니다. 나는 항상 당신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누구세요?” 그가 대답을 했다고 해도 토니에게는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담요처럼 어둠이 그를 보드랍게 감쌌다. 그리고 토니는 꿈도 소망도 없는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다.
<이 소설의 특성상 소설의 도입부만을 간추려 소개합니다.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토니는 그를 품에 안아 주었던 예수와 인디언 할머니의 모습을 한 성령을 만나 대화하며 교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죽어가는 단 하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부여 받은 그는 흥미진진한 모험의 여행을 떠납니다.>
<“갈림길“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윌리엄 폴 영 지음, 역자 이진님, 세계사>
저자 윌리엄 폴 영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큰 시련을 겪은 윌리엄 폴 영은 모든 비밀, 아픔, 치욕적인 기억들을 묻어두는 마음 깊은 곳의 공간인 ‘오두막’을 소재로 글을 썼다. 여섯 자녀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던 소설 『오두막』은 열다섯 부의 복사본에서 시작되었으나 우연히 그의 글을 접한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정식 출간되었고, 지금까지 전 세계 1800만 독자들을 감동시켰다. 현재 퍼시픽 노스웨스트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글을 쓰며, 가족과 함께 축복의 삶을 향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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