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윌리엄 블라이 선장(1789년 바운티호 반란 사건 당시 선장으로 유명하다)의 말을 빌리면 “항상 얼마나 가야 할지 생각하지 말고 얼마나 왔는지 생각하라” 선장은 오랫동안 고생해온 선원들에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미를 이런 방식으로 전달하려 했다.
바운티호에서 반란이 일어난 뒤 블라이 선장은 선원 18명과 7미터 구명정 말고는 아무것도 없이 표류했다. 선장은 영국 해군다운 결단력과 강인함, 진정한 담력으로 무장한 채 47일 동안 6700킬로미터를 항해했다.
블라이 선장이 진정한 실존주의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는 자신이 처한 무자비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자문했다.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선장은 그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실존주의에서 말하듯이 이론도 좋고 다 좋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그러나 실존주의자로 ‘존재하는’ 일은 노 젓는 배를 타고 괴혈병에 걸린 선원 18명을 이끌고 상어의 공격을 벗 삼아 태평양을 횡단하는 일보다 어려울 것이다.
진정한 실존주의자로 향하는 항해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자 빠지기 쉬운 함정은 ‘자기기만’이다. 실존주의자가 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기기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정말 실존주의자가 되고 싶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기기만적 행동을 피해야 한다. 자기기만에 대한 실존주의 이론은 대부분 사르트르의 것이다.
사르트르는 체면 차리는 중산층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자기기만에 둘러싸여 있다고 느낀 것이 분명하다. 그가 비평과 소설, 희곡,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자기기만에 대해 그토록 장황하게 글을 쓰는 행위는 자기기만에 저항하고 맞서는 나름의 방식이다. 사르트르는 우리도 자기기만에 저항하고 맞서라고 이야기 한다.
자기기만
자기기만은 흔히 자신을 속이는 일로 설명된다. 인간은 자신을 속일 수 없다. 혼자 체스를 두면서 반칙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거짓말할 때마다 자신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사르트르가 표현했듯이 “거짓의 본질에는 사실상 거짓말하는 사람이 자신이 숨기려는 진실을 완전히 알고 있다는 뜻이 내포되었다.”
거짓말하는 행위에는 외부적으로 연계된 두 가지 의식, 속이는 자와 속는 자의 정신적 이원성이 필요하다. 정신적 이원성은 하나의 의식이라는 단일성 안에서 존재할 수 없다. 생각은 우리가 그 생각을 의식하는 한에서 존재한다.
사르트르는 인간의 의식은 원치 않는 생각이라 해도 자신이 실재로 무엇을 억누르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생각을 억누르고, 그 생각을 무의식 속에 가둘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사르트르는 프로이트가 정신적 이원성의 산물로 설명한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자기기만의 형태로 설명한다. 자기기만은 한 사람 안에서 정신적 이원성을 필요하지 않으며, 자신을 속이는 행동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기보다 ‘자기 분산’ 혹은 ‘자기 회피’의 지속적인 기투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기기만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존적인 현상이며 사고방식, 습성, 등 현실의 상황에 처한 현실의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이다.
사르트르 저서에는 자기기만에 빠진 인물이 잔뜩 등장한다. 이들 중 일부는 자기기만을 극복하고 진정성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인생에 질질 끌려가는 동안 자기기만 속으로 한층 깊숙이 빠져들고 만다.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게리 콕스지음,지여울님 옮김,황소걸음출판>
오빠라서 더욱 의젓하게 행동하는 큰 손주! 요즘 춤 연습도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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