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밭 한 뙤기!

[중산] 2022. 2. 26. 12:03

 

제주 형제섬
백록담

 

 

밭 한 뙤기

- 권정생

 

사람들은 참 아무것도 모른다.

밭 한 뙤기

논 한 뙤기

그걸 모두 ‘내’거라고 말한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내’것이 없다.

 

하느님도

‘내’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다람쥐의 것도 되고

한 마리 메뚜기의 것도 되고

 

밭 한 뙤기

돌멩이 하나라도

그건 ‘내’ 것이 아니다.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

 

 

도담 삼봉
담양 옥순봉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천양희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강 건너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집까지 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그땐 그걸 위해 다른 것 다 버렸지요.

그땐 슬픔도 힘이 되었지요.

그 시간은 저 혼자 가버렸지요.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

 

<'매일 시 한잔'에서 발췌, 북로그컴퍼니출판>

 

 

칠암등대
울진 불영계곡

 

 

 

우연

- 중산

 

포근해진 날씨에

모처럼 아침 산행 나섰지.

안 입던 봄 잠바 꺼내어 걸쳤더니

안주머니에 이상한 느낌.

 

뭘까?∙∙∙∙∙∙

꼬깃꼬깃 일만 칠천 원

이런 싱크로니시티(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나에게도 일어날 줄이야.

 

우연이 욕망을 일깨워 자극한다.

혀끝, 심장과 영혼까지 한바탕 훑는다.

쾌락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텁텁한 흔적들.

아이스크림, 생 탁,  커피, 과자 부스러기들∙∙∙∙.

 

 

 

삼척
울진 불영사

'독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쓸데없이 부화뇌동하지마라!  (0) 2022.03.04
파렴치, 몰염치!  (0) 2022.02.28
과일이 죽지 않으면 홀로 남을 것!  (0) 2022.02.22
과거로 향하는 꼰대  (0) 2022.02.15
지상의 양식!  (0) 202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