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쓸데없이 부화뇌동하지마라!

[중산] 2022. 3. 4. 18:30

상대방의 마음을 안다고 착각하지 마라!

 

<명심보감> 성심편(省心篇)에 보면 ‘대면공화 심격천산(對面共話心隔千山)’이라는 문구가 있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지만 마음 사이에는 천 개의 산이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서로의 마음을 알기는 참으로 어렵다. 성심편의 다른 문구를 보면, ‘범을 그리되 가죽은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그 얼굴은 알지만 그 마음은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그 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海枯終見底.人死不知心)’고 했다.

 

부부가 백년해로를 하며 한 이불 밑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어도 서로의 마음은 알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 뜨겁게 사랑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연인들도 사실은 착각 속에 빠져 있을 수 있다.

 

부부와 연인관계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다른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동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서로 형제의 피를 나눈 것처럼 하다가도 사업에 어려움이 생기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등을 돌리는 동업자에게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선거철이 되면 정당 대표들이 대면공화하며 합당을 하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서로가 심격천산임을 얼마 있지 않아 드러나고 만다. 이와 같이 서로의 마음을 아는 것 같아도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결국 오해가 생기게 된다. 오해를 풀기 위해 대화를 나누어도 보지만 대화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오해가 쌓이기도 한다.

 

르네 지라르는 오해를 통해서만 세상과 소통하는 소설의 인물들을 분석한 바 있다. 선입견과 정보 부족으로 인한 오해도 있지만 오해인 줄 알면서도 오해를 합리화하고 견고화하는 사례들도 많다.

 

이해관계가 얽힌 적대적인 사람들은 오히려 오해가 풀어질까봐 우려하며 더 나아가 오해를 증폭시키고 전염시키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착각이요 오해일 수 있음을 늘 명심하는 것이 좋다.

 

 

양지바른 곳에는 매화가 활짝 폈다!
길가에는 야생화(큰개불알꽃)도 보인다!

 

쓸데없이 부화뇌동하지마라

 

중국 전국시대는 일곱 나라들이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무엇보다 소진(蘇秦)의 합종책과 장의(張儀)의 연횡책이 좌익과 우익을 대표하는 외교전략으로 서로 암투를 벌였다.

 

연(燕)나라와 제(齊)나라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이는 동안 연나라 조정에서는 소진을 비난하는 소리들이 높아졌다. 연나라 신하들이 소진을 가리켜 ‘좌우매국반복지신(左右賣國反覆之臣)’이라고 매도하였다.

 

즉 이랬다저랬다 하며 나라를 좌로 팔았다 우로 팔았다 하는 일을 되풀이하는 신하라는 의미였다. 소진이 한때는 연횡책을 주장하기도 했던 전력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정당들이 그때 그때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좌우익 이념을 변조시키며 싸우는 것을 보면 ‘좌우매국(左右賣國)’이라는 말이 새삼 생각난다. 정당들은 겉으로는 화합과 상생을 내세우지만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념논쟁으로 은근히 국민 간에 반목과 미움을 조장해나간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깨어 있는 의식으로 정당들의 이러한 대중조작에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쓸데없이 부화뇌동하면서 잘못 정해진 대상을 향해 미움과 분노의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움 극복'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조성기글,중앙북스출판>

* 조성기 : 1951년 고성출생. 서울법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 1971년<만화경>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등단.<우리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 수상.

<우리시대의 소설가>, <야훼의 밤>, <왕과 개>,<통도사 가는 길> 등 다수의 작품.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

 

 

봄의 전령사 산수유꽃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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