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나 그렇듯이
오늘날에도 인간은 노예와 자유인으로 분리된다.
만약 하루의 삼분의 이에 해당하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못하는 인간이라면
그가 정치가이든, 성인이든, 혹은 관리나 학자이든
그저 노예일 뿐이다.
-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선택성 이론 : 나이가 들면 가치관이 재정립된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실 로라 카스텐션은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은 새 친구를 사귀는 데 관심이 없는 것 같고 점점 대인 관계가 좁아지는데 반해 오히려 행복해했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새 친구를 사귀는 건 어때요? 더 넓은 세상을 탐험해 보면요? 활동 범위를 더 넓혀 보면요? 라고 물으면 연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언급했다고 한다. 그때 그녀는 알았다. 그분들이 말하는 시간이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걸요. 그건 다른 시간이었던 거죠. 바로 ’인생‘의 시간!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나이 여든에는 ‘오랜’ 친구를 새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불가능한 거죠. 남은 세월을 생각하면 말이다.” 혹시 노년의 사회생활은 ‘시들어 말라 죽음’이 아니라 ‘가지치기’에 가깝지 않을까? 나이 들면서 정서적 우선순위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소중한 사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관심이 많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냥 앉아 얘기나 하는 정도인 사람한테는 별 관심이 없거나 젊었을 때보다 훨씬 관심이 덜 간다고 했어요. 이게 바로 '선택성 이론'이죠. 감정은 그대로지만 감정을 줄 대상은 사람이든 사물이든 더 신중하게 선택하는 거예요.”
바꿔 말하면, 우리 인생의 기본 목표와 선택의 양상이 시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간의 지평이 바뀌면 우리가 세우는 목표와 우리가 하는 선택의 양상이 바뀐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모집해 30분간 자유 시간이 생긴다면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물었다. “나이 든 사람들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를 선택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어요. 젊은 사람들은 무작위라고 해도 좋을 만큼 골고루 선택했고요.”
젊은 사람들은 불확실한 대비책으로 새로운 정보와 새로운 사람을 찾아서 지식과 인맥을 증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을 때는 사회적 유대, 사회적 지원, 감정의 절제 등 단기적 목표가 최우선순위에 놓인다.
이런 조건 아래에서는 미래에서 현재로 초점이 이동한다. 사람들은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사회적 파트너를 찾고, 정서적 경험은 한층 큰 복잡성을 띤다.”
노인들은 과거에 집착한다는 통념과 달리 어느 연령 집단보다 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카스텐슨과 동료들은 “노인들은 대체로 현재 지향적이고, 젊은이들에 비하면 먼 미래에 대한 관심이 적다‘라며 남은 시간이 짧아지면 ”사회적 상호 작용은 높은 정서적 효용을 보장하도록 신중히 조율된다.“라고 말한다.
연구진에게 나이가 들면서 가치관이 재정립되는 걸 인지하는지 물어봤다. “그럼요. 사람들한테 혹시 우선순위가 변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다들 아주 잘 알고 있어요. 무의식적 요인에 따라 우리가 세우는 목표의 성격은 물론이고 체험하는 일상의 성격까지 변해요!”
실험결과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부정적이거나 슬픈 표정보다 행복한 표정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고, 이는 노년에 행복 곡선을 상승시키는 선순환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정서적 의미가 큰 목표를 점점 중요시하게 되면서 우리의 ‘의식적’목표와 우선순위가 우리 만족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지향하게 되고, 반대로 후회와 실망에 대한 집착은 약해진다.
이 같은 목표의 변화는 우리의 ‘무의식적’ 관심이 긍정적인 것들을 향하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따라서 우선순위의 변화와 지각하는 것의 변화가 상호 강화된다.”
이로써 나이 듦의 역설에 대한 개연성 있는 해답에 도달한다. 육체가 우리를 배신하는 시기에 어떻게 인생 만족도는 더 높아질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노년에도 “시련과 실망이 존재하지만 그쯤 되면 사람들은 인생의 쓴맛보다 단맛을 더 잘 느끼게 된다”라고. 나는 살짝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 “우리의 가치관이 육체보다 빨리 변한다”라고!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조나선 라우시,부키출판> * 조나선 라우시 : 브루킹스 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객원작가다. 예일대학교 졸업, 언론계 종사 2005년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 수상, <인생은 50부터 반등하는가>,<지식의 헌법><정부의 종말>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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