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를 꿈꾸며
-윌리엄 블레이크
모레 한 알에서 세계를 보고
들꽃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본다.
손 바닥 안에 영원을 거머쥐고
찰나 속에서 영원을 붙잡는다.
노년을 즐기는 ‘덧셈과 뺄셈’
사이토 시게타는 인생의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파악한 수필을 많이 썼다. 그 중에서도 <40%의 마누라>가 걸작이다. 시게타씨는 아내를 포함한 타인은 자신과 다른 인격체이므로 ‘내가 생각하는 절반 정도(50%)를 충족해 주는 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해야 한다.’고 썼다.
더욱이 나이가 들면 모든 기대 수준을 80%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바라는 것의 8할이 이루어졌다면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아내에게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50% × 0.8 = 40% 이루어졌다’면 만족해야 하고, 객관적으로도 합격점이라 말하고 있다. 서로가 그렇게 생각하다면 대부분의 부부는 합격점을 받으며 잘 살아 갈 수 있다.
뺄샘을 해야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덧셈을 해야 할 것도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은 자꾸 덧셈하도록 해보자. U씨는 60세를 넘은 무렵부터 지금까지 해 본 일이 없는 것을 누가 권한다면 꼭 해볼 것이라고 마음먹고 있었다.
돌고래 쇼를 보러갔고, 홋가이도에서 열기구도 탔다. ‘패랭이꽃이 활짝 핀 밭에 놀러가자!’는 말에도 두말없이 따라 나섰다. ‘이제까지는 기회가 없었지. 이번에 놓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라는 게 그 이유였다.
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엔카(演歌)가수 콘서트에도 다녀왔다. 지금가지 먹어본 적이 없는 요리도 맛볼 것이라 했다. 모든 것이 다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상 이상으로 맛있어서 ‘이제까지 왜 안 먹었을까?’ 싶은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요리도 먹었다고 했다.
U씨의 사례처럼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비로소 적극적으로 새로운 체험에 도전한다는 발상은 앞으로의 인생을 충분히 풍요롭고 폭 넓게 해준다.
<‘나는 이제 백발도 사랑하게 되었네.- 평온한 노년 준비를 위한 입문서‘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호사카 다카시 편저, 오용균․박계주님 번역, 리안 출판> * 호사카 다카시 : 1952년 야마나시현 출생. 게이오 기주쿠대학 의학부졸업, 도카이대학 의학부 정신의학교수 역임. 성루카국제병원 정신종양과장, 성루카 간호대학 임상교수, 일본종합병원 정신의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독신 노후를 즐기는 방법>, <정신과의사가 가르쳐주는 50세부터 인생을 즐기는 노후술> 등 다수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