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머릿속에 계속 들어앉아 있으면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은 우리의 정신이 걱정에 최적화된 느낌이다. 뇌가 특정 문제에 사로잡히고 과도하게 분석한다. 이럴 때면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이 쏟아지는 봇물처럼 정신을 가득 채운다.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심지어 집착한다. 소용돌이치는 생각의 태풍이 우리를 고꾸라뜨리겠다고 으르렁거린다. 우리는 오늘에 구름을 드리우는 모든 당위와, 내일을 크게 짓누르는 만약의 문제를 심사숙고한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5년 전 어떤 일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5년 후 발생할 무언가를 두려워한다.
얼마전 친구와의 약속에 늦었을 때도 그랬다. 친구를 기분 나쁘게 했다는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도착했을 때 친구는 짜증이 나고 어딘지 실망한 것처럼 보였다. 거의 일주일 동안 나는 머릿속으로 그 친구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런 상상 속 대화에서 친구는 내게 무심하다며 싫은 소리를 했고, 나는 선생님께 야단맞은 초등학생처럼 변명하려고 애썼다. 나중에 그 친구를 만나 그때의 일을 꺼내면서 화나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 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나 때문에 화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저 하루의 일진이 나빴다고 했다.
이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다른 비슷한 경험을 통해 나는 걱정의 무용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즉 걱정해봤자 전혀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상상의 논쟁을 벌이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는 비결은, 제멋대로 날뛰는 생각에 재갈을 물려 단단히 제압하고 정신에 휴식을 주는 것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둥지를 틀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는 쉽지 않은 숙제다. 다행히도 그 머리에 저항하기보다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
뇌를 훈련시켜라.
생각의 선택권이 항상 자신에게 있음을 우리는 망각한다. 말을 훈련시키듯 정신도 훈련시킬 수 있다. 모든 생각의 말에 올라타서 강박적인 마음으로 이루어진 어두운 구석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다.
가끔 우리는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말에 올라타는 것은 물론 당근까지 주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가장 악질적인 생각에는, 돌아다닐 수 있는 넉넉한 공간까지 제공해준다. 그리하여 그런 생각이 우리의 귀중한 정신세계에서 너무 많은 땅을 차지하게 한다.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제멋대로이고 불쾌한 생각의 말들은 그냥 스쳐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자. 그런 말들이 우리를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며칠 동안 고통 속에 덜 괴롭히게 만드는 바업은 간단하다. 관심을 덜 기울이면 된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가 이젯껏 무시했던 아름다운 말들을 위한 공간도 넓어질 것이다.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라
우리를 몰입 상태로 데려가는 활동들을 선택하면 걱정의 위세가 눈에 띄게 꺾인다. 몰입의 순간에는 현재 하고 있는 활동에 완전히 빠져든다. 그 순간에 깊이 녹아들어서 시간의 흐름을 잊고 걱정까지도 잊는다.
몇 해 전에 바느질을 시작했다. 옷과 댄스 의상을 만들면서 몇 시간이고 바늘과 실을 붙들고 있었다. 바느질에 깊이 열중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몇 시간이 훌쩍 지나곤 했다. 요즘에는 주로 글을 쓸 때 몰입을 경험한다.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정원을 가꿀 때 그런 상태가 되는 내향적인 사람도 있고, 요리를 할 때 몰입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요컨대 현재의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도록 해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걱정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된다.
가끔은 부정적인 생각을 물리치는 방법이 하나뿐일 때가 있다. 바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이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우게 내버려두고 어떤 생각이 이기는지 지켜보라.
연습을 한다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생각이 이길 것이다. 나를 웃게 만드는 어떤 친구를 생각하면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진다. 우리가 함께 배꼽이 빠져라 웃어젖혔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잘랄루딘 루미는 <내 가장 고약한 버릇>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너무 크게 상처 입어
아무것도 희망할 수 없는 자들에게만 제공되는
신비스러운 약이 있다.
희망을 품은 자들이 그것을 알게 되면
경멸당했다고 느낄 것이다.
네가 사랑하는 친구를,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바라보아라.
그가 너를 등지고 떠나든 아니면
너에게로 다시 돌아오든
상관하지 말고.
<‘이젠 내 시간표대로 살겠습니다-나만의 리듬으로 주인공이 되는 삶의 기술‘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미카엘라 청 지음, 김정혜님 옮김, 한빛비즈출판>
* 미카엘라 청 : 내향적인 사람들의 자기계발을 돕는 전문 상담 코치이자 작가. 2012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개인적인 물건을 모두 처분한 후 삶의 목적을 찾아거 3대륙 여행을 했다. ‘인트로버트 스프링’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내향적인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현재 캐나다 벤쿠버섬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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