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중산] 2023. 6. 17. 06:27

유혹의 기술 - 자극

 

완벽하게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유혹이 불가능하다. 유혹이 성사되려면 사람들의 마음속에 긴장과 부조화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불만의 감정을 고조시켜라.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서서 우리의 공허감을 채워주기를 바란다. 유혹자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든다. 상대를 절망에 빠뜨려 자신의 정체성에 회의를 품게 만들라. 상대가 삶을 갉아먹는 지루함에 덜미를 잡히는 순간, 유혹의 씨앗은 저절로 움트게 되어 있다.

 

사랑을 다룬 서양 최고의 고전인 플라톤의<향연>은 욕망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그 책에서 디오타마라는 무녀가 소크라테스에게 사랑의 신 에로스의 혈통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에로스의 아버지는 계략 혹은 교활이었고, 어머니는 빈곤 혹은 결핍이었다. 항상 부족함을 느끼면서 그런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는 점에서 에로스는 부모를 쏙 빼닮았다.

 

사랑의 신 에로스는 사랑이 성립되려면 상대도 똑 같이 결핍을 느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가 가지고 다니는 화살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에로스의 쏜 화살에 맞은 사람은 그 순간부터 결핍과 고통, 굶주림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유혹자가 해야 할 일이다.

 

에로스처럼 유혹자는 상대의 아픈 곳을 찔러 생채기를 내야 한다. 일단 상대가 덫에 걸려들었다고 판단되면, 은연중에 상대의 상처를 파고들어 더 큰 고통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불안을 느낄 때 다른 사람에게 기대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랑에 빠지게 하려면 우선 불안감에 휩싸이게 만들어야 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와 처음 만난 날 동침을 했지만, 그를 그녀의 노예로 만든 진짜 유혹은 그 뒤에 시작되었다.

 

그녀는 카이사르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자신의 조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 얘기를 자꾸 언급했다. 그녀는 알렉산드로스를 따를 만한 영웅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카이사르는 은영 중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클레오파트라는 겉으로는 강해 보이는 카이사르의 이면에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녀는 그의 내면에 숨어 있는 불안감을 건드렸고 거기에 넘어간 카이사르는 자신의 위대성을 입증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였다.

 

카이사르가 암살당하자 클레오파트라는 그의 후계자 가운데 한 명인 안토니우스에게 눈을 돌렸다. 안토니우스는 쾌락과 화려한 오락을 좋아했다. 취향이 유치했다. 안토니우스에게 클레오파트라는 말 그대로 쾌락의 화신으로 비쳤다. 그렇게 해서 그는 그녀의 노예가 되었다.

 

사람들은 뭔가 색다른 것을 좋아한다. 유혹자로서 성공하려면 남들과는 다른 색다른 분위기, 마치 저 먼 세계에서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루한 일상과 확연히 구분되는 파격적이라는 인상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돈 후안과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돈 후안은 순진한 시골 처녀에게 접근해 자신의 삶이 너무 보잘것없다고 여기게 함으로써 상대를 유혹하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화려한 의상에 행동거지까지 고상한 돈 후안은 순진한 시골 처녀가 보기에 어딘지 딴 세상사람 같다.

 

낯설면서도 이국적인 돈 후안의 매력에 끌린 시골 처녀는 자신의 삶에 싫증을 느끼고, 결국 그를 구세주로 여기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무료한 것은 주변 환경 때문이라고 여긴다. 그러면서 자신이 태어난 마을과 무뚝뚝한 주위 사람들을 탓한다. 상대가 일단 이국적인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 유혹은 쉽게 진행된다.

 

큐피드의 화살, 상대의 욕망을 자극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상처다. 화살에 찔린 상처는 고통과 아픔에 이어 안전을 바라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욕망이 생기려면 먼저 고통이 따라야 한다. 상대의 약점에 화살을 날려 상처를 내라. 그리고 상처가 아물기 전에 계속 후벼파라.

 

<‘유혹의 기술‘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출판>

* 로버트 그린 : 캘리포니아대학과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고전학을 전공했다. <권력의 법칙>,<전쟁의 기술>,<유혹의 기술> 저서로 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에게 인생교과서로 자리매김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무조건 의심부터 하는 태도와 무조건 믿는 태도는 인간 본성의 두 극을 이룬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극단적인 성향 중간 지대에서 움직이면서 어떤 경우에는 쉽게 믿는 ‘양’이 되었다가 어떤 경우에는 아주 완고한 ‘염소’가 되었다가 한다.

 

특히 감정적으로 흥분 상태에 있을 때는 우연을 인정하기가 힘들다. 우리는 그런 일에서 운명의 작용을 본다. 이런 경향은 이스라엘 군대의 전투 조종사들에게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조종사들에게 도박에서 이길 확률을 예상하게 했더니, 평상시보다 출동 전 긴장 상태일수록 초자연적인 것을 믿었던 것이다. 인생의 위기에 닥치면 이를 설명하려는 욕구가 강해져 자기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는 경향이 많다. 충격적인 일을 겪었을 때 이를 해석하려는 시도는 더더욱 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거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은 사람은 왜 자신은 살아남고 다른 사람은 떠났는지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불행한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답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답은 없다.

 

그리하여 근거도 없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죄책감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그 일을 되돌릴 수도, 그 일에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었음에도 말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렇게 자기를 파괴하면서까지 이유를 찾아다니는 것을 ‘생존자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충격적인 경험을 한 상당수 사람들이 이 신드롬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이 과연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는 것이다.

 

많은 암 환자가 병에 걸린 이유를 자신이 살면서 지은 잘못 때문이거나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걱정을 쌓아두면 암이 발생한다는 입증되지 않은 믿음이 많은 환자에게 부가적인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원인이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에 반해 유전자의 우연한 변화가 거듭되어 암이 유발된다는 증거는 아주 많다. 환경 오염, 잘못된 영양, 흡연도 유전자 변이의 빈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암에 걸리는 것은 우연한 사건이다.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님옮김, 포레스트북스출판> * 슈테판 클라인 : 뮌헨대학교에서 철학과 물리학을 공부하고 프라이푸르크대학교에서 생물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베를린 예술대학교의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우리는 모두 불멸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이타주의가 지배한다>등의 저서가 있다.

 

 

수국
내장산 운무
울릉도 성인봉 산행 중에서~!
유월의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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