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노화 예방 식습관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지중해식단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DASH식단을 합친 것이다. 이 식단에서는 녹색 채소를 비롯한 모든 채소, 견과류, 산딸기류 열매(딸기, 블루베리 등), 올리브오일, 통곡물, 콩류, 가금류, 생선 등의 섭취를 특히 강조한다.
와인은 하루 한 잔까지만 마실 것을 권고하며, 당분이나 정제곡물, 패스트푸드, 붉은 고기, 버터나 마가린, 치즈는 절제한다.
술과 담배, 예외는 없다.
술과 담배는 각각의 해악이 너무 커서 기대여명을 결정하는 5대 생활습관 인자에 반영되기도 한다. 5대 생활습관 인자는 다음과 같다.
1. 일주일에 5회 이상 중강도 또는 고강도 운동 수행
2. 양질의 식사
3. 정상 체중
4. 절제된 알코올 섭취(1일 남성 5~30그램, 여성 5~15그램)
5. 금연
이 다섯 가지를 모두 지킨다면 50세 미국인 기준으로 남성은 37.6년, 여성은 43.1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한 가지만 잃어도 기대여명에서 남성은 2.2년, 여성은 4.2년이 줄어들며, 다섯 요인을 모두 실천하지 않을 때는 남성은 12.2년, 여성은 14.1년이 줄어든다.
흡연은 수명을 가파르게 단축시키는 가장 강력하고도 확실한 생활 습관이다. 가속노화 물질로는 이 세상에 담배만한 것이 없다.
담배를 피울 때 활성산소가 직접적으로 혈관을 손상시키며 발암성이 있는 물질들이 유전자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등 다층적인 원인으로 노화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25~34세에 금연하면 10년, 35~44세에는 9년, 45~54세에는 6년, 55~64세에는 4년을 되찾을 수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니코틴은 머리가 좋아지는 물질이 전혀 아니며 머릿속에서불필요한 긴장을 높이는 물질일 뿐이다.
지식과 사고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저명한 투자자 찰스 토머스 멍거(Munger)는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을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머릿속에 생각의 격자 (laticework)를 만드는 것이 세상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연관성이 별로 없는 A, B, C 세 가지 학문 분야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분야의 어떤 질문에 대하여 좁고 깊게 반복해서 고민하기보다 B, C 분야에서는 비슷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면 A분야를 보다 새롭고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식과 사고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 제대로 된 공부라고 생각한다. 격자를 구성하는 공부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본인이 직접 배우고 경험한 것만 아는 화석형 전문가가 된다.
공예나 예술, 순수과학 등 90의 완벽성을 99.99로 담금질하기 위해 평생 노해야 하는 분야의 전문가는 무척 좁은 범위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분야에서조차 다른 분야의 지혜가 필요할 수 있다.
전문성을 현실의 다양한 상황에 응용하거나, 문제의 해결방안을 도모하는 과정은 연결된 격자들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용 영역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화석형 전문가로 전락하면 두 가지 비극이 발생한다. 첫째는 개인적인 비극이다. 사회와 환경은 변화하는데 자신이 보유한 부가가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
둘째는 사회적 비극이다. 잘못된 피드백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화석 전문가는 우물 안 개구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생존기술이자 내재역량의 밑거름이 된다.
이렇게 거대한 격자를 형성하는 역량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보수하는 능력은 끊임없는 읽기와 생각하기, 쓰기를 통해 갖출 수 있다. 영상이나 사진, 짧은 글이 주는 인공적인 자극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 이 능력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규율과 노력이 필요하다.
술이나 당분, 담배를 끊을 때와 마찬가지로 심리적, 신체적으로 어떤 상태일 때 스마트폰이 주는 싸구려 자극원에 탐닉하는 지 스스로 분석해보고 그러한 상황이 되면 마음 챙김이나 책으로 우회할 습관 통로를 만드는 것이 좋다.
각종 알림을 끄고 책이나 머릿속 생각에 집중할 시간을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달력 앱에 표시하고 이 시간에는 약속이나 다른 일정을 잡지 않는 방법도 있다.
글쓰기든 악기연주든 관심이 취미를 넘어 경력이 되려면 다음의 결괏값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
투입한 시간×몰입 정도(시간 밀도)× 습득 능력(인지기능)
자산 포트폴리오의 작은 일부를 잠재력이 높은 작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처럼, 일주일에 2~3시간 정도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해 봐도 좋다는 의미다.
이러한 방식으로 역량을 관리하다 보면 몰입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경제적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의 순서가 조금씩 바뀔 것이다. 자산을 관리하듯이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다보면 점진적으로 본업, 부업과 취미가 바뀔 수 있다.
굳이 파이어(Financial Independdence Tetire Early, FIRE)나 욜로(You Only Live Once, YOLO)처럼 삶의 한 극단을 선택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건강한 보상회로와 고차원적 욕구 충족이 ‘나에게 중요한 것’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싸구려 자극원에 기댈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발췌, 정희원지음, 더 퀘스터 출판>* 정희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 졸업. 전문의. KAIST의고대학원에서 이학박사 취득.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로 재직중이다. 노화와 연관된 파라미터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연구를 했고,<지속가능한 나이듦>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