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걱정할 시간이 없다!

[중산] 2024. 4. 28. 06:41

 

 

걱정에게 시간을 허락하지 마라

 

당신은 움츠리기보다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오프라 윈프리

 

“걱정할 시간이 없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무렵 윈스턴 처칠이 하루 18시간을 일하며 했던 말이다. ‘엄청난 책임감으로 인해 걱정이 많지 않으냐’라는 질문에 “너무 바빠서 걱정할 시간이 없습니다.”라고 대꾸했다.

 

바쁘게 사는 것만으로도 걱정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은 왜일까? 심리학자들이 밝혀낸 가장 기본적인 법칙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즉,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한 가지 이상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감정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어떤 일을 활기차게 열정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걱정에 시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가지 감정이 다른 감정을 몰아내기 때문이다.

 

전쟁의 경험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환자(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오면 군의관들은 ‘계속 분주하게 움직여라’라는 처방을 내렸다. 눈 뜨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낚시나 사냥, 야구, 골프, 조경, 댄스 같은 야외 활동을 하며 끔직한 전쟁의 기억을 곱씹을 틈을 아예 주지 않은 것이다.

 

걱정이라는 악마는 생각의 진공상태에서 나타난다.

 

한가할 때 우리의 마음은 진공상태에 가까워진다. 물리학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Nature Abhors a Vacuum)."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자연작용은 마음의 빈 공간을 대개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채운다. 걱정, 공포, 증오, 질투, 시기심과 같은 것들은 원시적 활기와 원시림의 역동적인 에너지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너무나 격렬한 나머지 우리 마음속 평온하고 행복한 생각과 감정을 몰아내곤 한다.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인 제임스 머셀은 이렇게 말했다. “걱정은 일에 몰두할 때 가만히 있다가, 일과를 마치고 나면 당신을 괴롭힌다. 머릿속 생각은 함부로 날뛰며, 온갖 말도 안 되는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고 작은 실수들을 크게 부풀린다.

 

그때 당신의 마음은 짐을 싣지 않은 채 질주하는 마차와 같다. 그것은 바퀴를 과열시켜 태워버리거나 산산조각 나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제멋대로 폭주하는 걱정을 해결하는 방법은 건설적인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다.“

 

<‘인간관계론’데일 카네기의 마음 성장 수업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데일 카네기 지음, 김지영님 옮김, 예문출판>

* 데일 카네기 : 자기 계발 분야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그는 1888년 미국 미주리주에서 가난한 농부로의 아들로 태어났다. 농사일을 도와야 하는 환경에서도 꿈을 향해 정진했다.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교사, 세일즈맨 등 사람을 대하는 여러 직업을 가졌다. 1912년 YMCA에서 대화법 및 대중연설을 가르치며 일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해 자기계발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겼다. <자기관리론>,<인간관계론>과 함께 불후의 곤전이요자기계발서의 바이블로 손꼽힌다.

 

 

합천 황강과 함벽루

 

 

모든 것에는 많은 우연이 개입한다. 그리고 우리의 죽음이라는 두 번째 우연은 첫 번째 우연의 은총을 오래 기다리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나는 켈트족의 신앙이 아주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신앙에 따르면 우리가 잃어버린 영혼은 어떤 열등한 존재나 동물, 식물 혹은 무생물 속에 갇혀 있어, 우리가 우연히 지나가거나, 그 영혼의 감옥인 물건을 손에 넣는 날까지는 -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 우리에게는 잃어버린 존재가 된다.

 

그러다 그날이 오면 영혼은 전율하고 우리를 부르며, 우리가 그것을 알아보는 순간 마법이 풀린다고 한다. 우리 덕분에 해방된 영혼은 죽음을 정복하고, 우리와 더불어 살기 위해 돌아온다.

 

우리 과거도 마찬가지다. 자니가 버린 과거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헛된 일이며, 모든 지성의 노력도 불필요하다. 과거는 우리 지성의 영역 밖에, 그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 우리가 전혀 생각도 해 보지 못한 어떤 물질적 대상을 우리가 죽기 전에 만나거나 만나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우연에 달렸다.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 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이 그러하듯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면서 삶의 변전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 삶의 재난을 무해한 것으로, 그 짧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초라하고 우연적이고 죽어야만 하는 존재로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도대체 이 강렬한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나는 그 기쁨이 홍차와 과자 맛과 관련 있으면서도 그 맛을 훨씬 넘어섰으므로 맛과는 같은 성질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어디서 그것을 포착해야 할까?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첫 번째 모금이 가져다 준 것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세 번째 모금은 두 번째보다 못했다. 멈춰야 할 때다. 차의 효력이 줄어든 것 같았다. 내가 찾는 진실은 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차가 내 속에 있는 진실을 일깨웠지만, 그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 채 점점 힘이 빠져 가면서 무한히 같은 증언만을 되풀이 할 뿐이지만, 나는 찻잔을 내려놓고 정신 쪽으로 향한다. 정신이 진실을 발견해야 한다. 그러나 어떻게?

 

매번 정신은 스스로를 넘어서는 어떤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심각한 불안감을 느낀다. 정신이라는 탐색자는 자기 지식이 아무 소용없는 어두운 고장에서 찾아야만 한다. 찾는다고? 그뿐만이 아니다. 창조해야 한다.

 

아직도 생생한 첫 번째 모금의 맛을 정신 앞에 내민다. 그러자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꿈틀하며 위로 올라오려고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마치 깊은 심연에 닻을 내린 그 어떤 것이 올라오는 것 같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지만, 그것은 천천히 올라온다. 나는 그 저항을 느낀다. 분명히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팔딱거리는 것은 그 맛과 연결되어 맛의 뒤를 따라 내게로까지 올라오려고 애쓰는 이미지, 시각적인 추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멀리서 너무도 희미하게 몸부림치고 있어,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휘저어 놓은 색채들의 포착할 수 없는 소용돌이가 뒤섞인, 어렴풋한 그림자일 뿐이다.

 

온갖 어려운 일이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고개를 돌리게 하는 저 비겁함이 이 모든 것을 그만두고 차나 마시며 별 고통 없이 되씹을 수 있는 오늘의 권태나 내일의 욕망만을 생각하라고 권고한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스완네 집쪽으로1’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마르셀 프루스트, 김희영님 옮김, 민음사출판> * 마르셀 프루스트 : 1871년 파리 근교 오태유에서 의과대학교수 아버지와 유대인 증권업자의 딸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대 후 아버지의 권유로 법과대학과 정치학교에 등록하지만 학업보다 글쓰기에 전념했다. 1909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하며 칩거를 시작, 2편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로 공쿠르 상을 수상, 1920년에는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51세 나이로 사망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편은 <스완네 집 쪽으로> 2편은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3편은 <게르망트 쪽>, 4편은 <소돔과 고모라>, 5편은 <갇힌 여인>, 6편은 <사라진 알베르틴>, 7편은 <되찾은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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