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를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정채봉
담배보다 무서운 술
한국에서는 상습적인 알코올 섭취를 문화 관습적으로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술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잘 줄이지 못하거나, 술 때문에 몸이 나빠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술을 계속 찾는다거나, 술 한 잔이 무척 당기는 경험을 자주 한다면 알코올 의존증일 가능성이 높다.
알코올은 초강력 뇌 가속노화 물질이다.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사람의 뇌 노화 정도는 30대에서는 같은 또래에 비해 2~3년가량 심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정도가 가팔라져서 60대가 되면 같은 또래에 비해 12년 정도 노화 정도가 진전된다.
본드와 마찬가지로 알코올은 직접적인 신경계 독성이 있어서 신경세포 자체와 신경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피복을 계속해서 손상시킨다.
또한 알코올은 분해되면서 세포에 대사적 스트레스를 일으키며, 대사중간생성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독성은 온몸이 마치 세균에 감염된 것과 비슷한 염증상태를 만든다.
알코올을 오랫동안 섭취하면 스트레스호르몬도 비정상적으로 반응한다. 기저상태에서 코르티솔 수치도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며, 그 독성은 심혈관계로도 파급되어 혈압이 오르고 심방세동 등 부정맥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이런 모든 변화는 마음의 엔트로피를 극단적으로 높이므로 탐욕, 분노, 어리석음에 더욱 취약해진다. 염증상태와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하면 근육을 분해하고 복부지방을 축적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술을 아예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하루 1~3단위(표준잔) 정도 술을 마시는 사람의 관련 질환 발생률이 오히려 낮게 나타난다. 현재로서는 소량의 알코올에 혈관이완 효과와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설명이 가장 적절하다.
술은 담배에 비해 중독성이 훨씬 강하다. 알코올의존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술을 끊는 것이 좋다. 술을 끊는 것도 처음 2~3일이 가장 힘들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날 수 있다.
하지만 그때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잠인지, 물인지, 양질의 식사인지, 최고의 보약은 운동과 마음 챙김 명상인지 살필 수 있게 된다. 술 한 잔이지만 억지로 끊는다고 술과 작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반적인 내재역량 도메인들의 상태가 함께 좋아져야 한다. 자신은 이미 늦었으니 즐겁게 편하게 살다가 죽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이런 자세는 자신에 대한 폭력일 뿐이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하던 음주습관의 기저에는 그저 더 높은 밀도의 에너지원을 선호하는 생존기제와 그에 따른 뇌의 화학적 특성이 깔려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보자.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발췌, 정희원지음, 더 퀘스터 출판>* 정희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 졸업. 전문의. KAIST의고대학원에서 이학박사 취득.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로 재직중이다. 노화와 연관도니 파라미터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연구를 했고,<지속가능한 나이듦>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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