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인간과 장미(자연)!

[중산] 2024. 5. 12. 06:09

 

당신 자신을 당신 밖에서 찾지 말라!

 

“인간은 자신이 별이고,

정직하고 완전한 인간을 맏들어 내는 영혼은

모든 빛, 모든 영향력, 모든 운명을 지배한다.

인간에게 일어나는 일 중에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건 없다.

우리 행동은

우리의 천사이거나,

선 혹은 악이며

우리 옆을 조용히 걸어가는 운명의 그림자다.“

 

저 아이를 바위에 던져라,

암늑대의 젖을 빨게 하고,

매와 여우와 같이 겨울을 나게 하고

힘과 속도가 그의 손과 발이 되게 하라.

 

 - 랠프 월도 에머슨

 

 

왜 그리 과거를 숭배하는가? 과거의 시간은 영혼의 온전함과 권위에 반기를 든 음모꾼이다. 시간과 공간은 인간의 눈으로만 인식할 수 있는 생리적 색채일 뿐이다. 그러나 영혼은 빛이다. 그것이 있는 곳은 대낮이고, 그것이 없는 곳은 밤이다.

 

역사는 나의 존재being와 되어감becoming에 대한 유쾌하고 교훈적인 이야기나 우화일 뿐이지 그 이상의 것으로 여기려 한다면 해악을 끼친다. 인간은 소심하게 변명이나 늘어놓는다.

 

그는 이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거나, “나는 이렇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앵무새처럼 성인이나 현자의 말을 인용만 한다. 그는 풀잎이나 피어나는 장미 앞에서 수치스러워한다.

 

내 창문 밑에 핀 장미는 전에 핀 장미나 더 좋은 장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장미는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한다. 장미는 오늘 신과 같이 있다. 장미에 시간이란 없다. 그저 장미가 있을 뿐이다.

 

그것은 존재하는 매 순간 완벽하다. 장미는 잎눈이 트기 전부터 그 생기가 사방으로 퍼진다. 꽃이 피었다고 해서 그 생기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잎이 없는 뿌리 상태라고 해서 그것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장미의 본성은 충족되고, 자연도 모든 순간에 충족된다. 하지만 인간은 뒤로 미루거나 추억한다. 그는 현재에 살지 않고, 눈을 뒤로 돌려 가버린 과거를 한탄하거나 그를 둘러싸고 있는 풍부한 은총을 의식하지 못하고 그저 까치발을 선 채 미래를 훔쳐보려 애쓴다.

 

그도 장미처럼 시간을 초월해서 자연과 함께 현재에 살지 않는 한 결코 행복하고 강해질 수 없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지식인도 다윗이나 예레미야나 바울 같은 사람의 말이 아니면 감히 신이 하는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몇몇 경전이나 몇몇 사람의 인생을 항상 그렇게 높이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할머니나 교사의 말을 외워서 반복하는 아이와 다를 게 뭔가. 그런 아이들은 우연히 만난 재주 있고 인품이 좋은 사람들이 했던 말을 나이 들어서까지 기억하려 사력을 다한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한 사람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게 되면 비로소 그 의미를 이해하고 집착을 놓는다.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됐으니까. 진실한 삶을 살면 진실하게 세상을 볼 수 있다.

 

튼튼한 사람이 튼튼하게 행동하고 힘없는 사람이 힘없이 행동한다. 인식이 새로워지면 마음속에 비축해놓은 보물에 대한 기억을 해묵은 쓰레기처럼 갖다버릴 수 있다.

 

인간이 신과 함께 살게 되면 그의 목소리는 냇물의 속삭임처럼 , 이삭의 살랑거림처럼 달콤할 것이다. 삶은 이미 살아버린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에 존재한다. 휴식의 순간 힘은 정지한다.

 

힘은 과거의 상태에서 새로운 상태로 이동하는 순간, 심연을 뛰어넘는 순간,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순간에 존재한다. 영혼은 이렇게 힘을 얻어간다는 사실에 세상은 질색한다.

 

그것이 과거를 영원히 훼손하고, 모든 부를 파산시키고, 모든 명성을 수치스럽게 하고, 성인과 악당을 혼동하게 하고, 예수와 유다 둘 다 논외로 제쳐놓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자기 신뢰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가? 영혼이 꿋꿋하게 서 있는 한, 자기 신뢰를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실제 행동에 옮기기 때문이다.

 

신뢰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저 형식적인 말일 뿐이다. 그 보다 신뢰의 토대가 되는 이에 말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 - 자기 신뢰‘에서 극히 일부 발췌, 랠프 월도 에머슨, 재커리 시거엮음, 박산호님 옮김, 인플루엔설출판>

 

* 랠프 월도 에머슨 (1803~1882) : 미국의 시인이자 수필가. 19세기 미국의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었으나 교리와 뜻이 맞지 않아 사임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자 사회비평가로서 명성을 누렸다. 그의 에세이<자연>은 사회가 개인을 타락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개인주의와 자립을 옹호했다. <자기 신뢰>는 개인의 가치, 자연의 힘,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철학을 피력한 작품이다.

 

 

샤스타데이지
태화강 국가정원의 작약꽃
영천시 들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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