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에 집착하는 한 수도원에 가든 사막에 가든 그것은 언제나 우리를 따라다닌다. 먼저 지나친 욕망에서 해방돼 자신을 억압하는 짐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여기저기 떠돌아다닐수록 환자처럼 더 해로운 일만 일어날 것이다.
당신은 말하겠지, 마침내 쇠사슬을 끊어버렸다고.
개는 자기를 단단히 묶고 있던 쇠사슬을
갉아서 끊고 달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발치에서 덜거덕거리며 끌려오는 사슬을 느낀다.
- 루크레티우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은 우리 자신을 위해 평화롭게 쉬며 살 수 있도록 해주시오! 신이 우리에게 이사 준비를 하고 그걸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일로부터 해방시켜 주셨으니, 어서 짐을 싸서 친구들을 떠나자.
우리가 매여 있는 외부라는 속박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정도 떼버려야 한다. 어디에든 너무 가까워져서 헤어질 때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집착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사회에서 벗어날 때다. 사회에 더는 보탬이 될 수 없는 때가 왔기 때문이다. 남에게 빌려줄 상황이 안 되는 자는 빌리지도 말아야 하는 법이다. 힘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더는 외부에 봉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 힘을 우리 안으로 거둬들여서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없고 성가신 존재가 되어가는 이 쇠락기에 스스로에게마저 그런 존재가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허튼 짓을 하면 수치스러워지도록 자신의 이성과 양심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다스리자.
쿠인틸리아누스는 말했다. “인간이 자신을 충분히 존중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소크라테스는 “청년은 교육을 받아야 하고, 장년은 선을 행해야 하며, 노년에는 모든 공식적인 의무에서 물러나 자기 뜻대로 살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상에는 은둔하기에 남보다 더 적합한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 소심하고 겁이 많은 데다, 섬세한 감정과 정서를 지니고 있으며, 어떤 속박에도 쉽게 굴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변화에 만족스럽게 적응하는 편이다.
하지만 성정이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 모든 중요한 일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쉽게 잊히거나, 높은 지위에 수반되는 권력과 이득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생각에 부차적인 조건들이 마음에 든다면 누려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우리 행복의 근본적인 토대로 삼아선 안 된다.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미소를 보내는 동안 그녀가 변덕을 누릴 때를 대비하고, 편안한 생활을 즐기고 있을 때는 한껏 상상력을 발휘해 재난이 닥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그려보는 것으로 족하다.
은퇴한 사람은 힘든 일을 하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랬다간 고독한 생활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다만 일은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종교적 이유로 고독을 추구하는 사람들, 내세에서 신의 약속이 이뤄지리라는 확신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의 사상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 그들은 내세에 영원한 건강과 기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욕망을 박탈당하는 것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책을 읽는 건 즐겁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부하다 보면 우리가 가진 최상의 것인 유쾌한 성품과 건강을 잃게 된다. 나는 쉽고 재미있으며, 내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책들만 좋아한다.
우리는 세월이 하나하나 빼앗아가는 인생의 즐거움을 있는 힘껏 잡고 놓치지 말아야 한다. “현재를 즐기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머지않아 우리는 재가 되거나, 전설이 되거나, 그림자가 될 것이다.(페르시우스)”
명성이야말로 고독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동반자다. 영예와 평온은 너무 달라서 한집에서 살 수 없다.
- 미셀 드 몽테뉴(1533~1592)
2주 만에 우울증 치료!
아들러 박사의 탁월한 저서<다시 일어서는 용기(스타북스 역간)>의 일부분을 인용한다.
우울증은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와 비난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과 같다. 관심과 동정을 받고 누군가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싶어서 자신이 느끼는 죄책감에 대해 낙담한 척한다.
우울증 환자의 첫 기억은 보통 다음과 같다. “소파에 눕고 싶었는데, 형이 거기 누워 있었어요. 제가 펑펑우니까 형이 내주었어요.” 우울증 환자들은 흔히 자살로 ‘복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의사들은 그들에게 자살할 핑계를 주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나는 우울증 환자를 치료할 때 가장 먼저 “하기 싫은 일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라고 말해주면서 긴장을 완화시키려 애쓴다. 이것이 치료의 첫 번째 규칙이다. 대수롭지 않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말이 모든 문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우울증 환자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면 대체 누구를 원망할 수 있을까? 무엇 때문에 복수를 해야 할까? 나는 환자에게 “극장에 가고 싶거나 휴일에 여행을 가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도중에 내키지 않으면 그만두어도 됩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우월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킨다. 환자는 마치 자기가 신이 된 것처럼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그가 살아온 방식에 꼭 들어맞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며 비난하고 싶은데 그들이 쉽사리 자기 말에 따른다면 강제로 지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적용한 규칙은 우울증 환자들의 긴장을 상당히 덜어주었으며, 덕분에 지금까지 내가 치료했던 환자 중 자살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환자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걸요.”이런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듣다보니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은 하지 마세요.”
날마다 ‘어떻게 하면 누군가를 기쁘게 만들 수 있는지’생각해보세요. “이들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걱정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만 몰두한다.
나는 그들에게 ”잠이 오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을 어떻게 기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건강에 큰 보탬이 될 거예요“라고 말한다. 다음날 ”제가 권했던 대로 해보셨나요?“라고 물으면 그들은 ”어제는 눕자마자 잠이 들었어요.‘라고 대답한다.
물론 이런 충고는 겸손하고 친근하게 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잘난 척을 해서는 안 된다. “저는 절대로 그렇게 못해요. 걱정이 너무 많거든요”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에게는 “걱정을 그만두라는 이야기가 아니예요. 하지만 걱정하면서도 이따금씩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나는 그들이 주위 사람에게 관심을 돌리도록 만들고 싶다.
“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해요? 다른 사람들은 나를 기쁘게 하지 않는데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럴 때는 이렇게 답한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랍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다가는 결국 병이 나거든요.”
그동안 “선생님의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라고 말해준 환자는 드물었다. 나는 이 병의 본질적인 원인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이 없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또한 환자들도 이 사실을 깨우치길 바란다.
타인과 평등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순간 병은 치유된다. … 종교가 준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할 수 있다. …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사람들에게 쓰라린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인간의 모든 실패가 이런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 … 우리는 사람들에게 좋은 동료, 좋은 친구, 좋은 연인, 좋은 아내 또는 남편이 되라고 요구하며 그런 사람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들러 박사는 날마다 선행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선행이란 무엇일까? 선지자 마호메트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의 얼굴에 기쁨의 미소를 가져오는 것이 선행이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신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야말로 걱정과 두려움과 우울증의 원인이다.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님 옮김, 현대지성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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