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道)가 보이면 닦는다 하겠지만
보이지 않거늘 무엇을 닦으랴
도의 성품은 허공과 같으니
허공을 어떻게 닦으랴
- 본정선사,<전등록>에서
올바르게 이해한다는 것 또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견해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길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억지로 내 것만 옳다는 식으로 고집하지 않는 방법이며, 고집하지 않을 수 있는 통찰력이 곧 깨달음이다.
심우도
사찰의 벽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우도(尋牛圖)’는 수행의 단계를 소와 목동에 비유하여 그린 그림이다. 모두 열 단계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 벽화에서 소는 인간의 본성에, 목동은 수행자로 묘사된다.
처음의 소는 아직 외부세계로부터의 유혹에 동요하기 쉬운 미숙의 단계이므로 거친 본성처럼 검은색을 띠고 있지만,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소의 빛깔도 서서히 흰색으로 바뀌어가는 소의 모습은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나타내는 이미지다.
심우란 자신의 본성인 소를 찾는다는 의미로, 소를 찾아 산속을 헤매는 과정에서부터 소의 목에 고삐를 걸고 소를 길들이는 단계를 거쳐 소를 타고 깨달음의 세계인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소는 없어지고 동자 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소는 단지 방편이었으므로 깨달은 후에는 수단과 방법을 잊어야 함을 의미한다.
나아가서는 자신이나 소나 모두 실체가 없는 공(空)임을 깨닫는다는 텅 빈 원상(圓相)을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펼쳐지는 열반의 경지가 그려져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더 가지고 더 누리려고 욕망에 끌려 다니며, 이 사회의 한 사람을 살아남기 위해 또는 이 사회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기는 성공과 출세를 위해 허상의 그림자를 쫓는 데만 정신을 쏟아왔다.
그러다 보니 인간답다는 의미를 잊은 지도 오래며, 온전한 본성이란 말 자체도 황당하게 생각할 뿐이다. 오늘의 문화 또한 온전한 삶이라든가 깨달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한순간 자잘한 괴로움이 일어나지만
곧바로 이슬처럼 사라진다네.
이렇게 이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느 곳에 나와 남이 있으리오.
- 王維, 與胡居士
티베트의 유명한 성자이자 시인인 밀라레파는 ‘내 종교는 후회 없이 살다가 미련 없이 죽는 것이다’라고 했다. 후회 없이 살다 미련 없이 갈 수 있다는 것은 괴로웠던 과거의 기억이나 불안한 미래로부터 벗어난다는 뜻이다.
아무것도 해놓은 것 없는데
임종게를 남길 이유도 없네.
오로지 인연에 따를 뿐이니
모두들 잘 있게나.
- 圓悟克勤 임종게 <僧寶正續傳>卷四에서
깨달음이란 지금 이 순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편안함을 느끼고 아주 작은 것과도 일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일이다. 목표를 향해 전념하는 일도 아니다. ‘지금, 여기’에는 이미 모든 목표와 기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상을 여유롭게 만드는 마음의 기술 , '깨달음'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김종의 지음,산지니출판> * 김종의 : 대학에서 불교와 전통사상을 강의하다 퇴직 함. 현재는 밀양 매화리에서 법당을 짓고 부처님이 일러주신 길을 따르는 삶을 살고 있다.<동양의 정신세계>,<자연의 원리 땅의 이치>,<원효, 편견을 넘어서다>,<동양의 길을 걷다>등의 저서가 있다
마음챙김
다른 사람이 스트레스와 부담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평안에 책임을 져야 한다.
결국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만큼 잘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정기적으로 멈춰서 살펴라.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인가? 내 직감은 뭐라고 말하는가? 내게 무엇이 부족한가?
물 한 잔? 동네 한 바퀴? 동료와 잠깐 수다? 아니면 더 깊게 들어가서 더 많은 기쁨? 인정? 자유? 모험? 아주 간단해 보이는 일들이 업무부담과 스트레스 사이에서 쉽게 사라진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동 조종 장치처럼 정해진 일을 해결하고 맡은 일을 한다. 조용한 순간을 만끽할 여유가 없다. 마음챙김은 이 모든 것과 반대이다. 정기적으로 자기 자신을 점검하는 사람은 ‘지금 여기’를 의식한다.
사무실 창밖의 뭉게구름이나 방금 내린 커피 향 같은 아름다운 순간을 더 강렬하게 인식한다. 그래야 몸과 마음의 한계를 넘어서는 부담을 알아차리는 순간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이렇게 행동하면 삶의 자세도 바뀐다.
저항력이 발달하고, 인생을 더 강렬하게 누릴 수 있으며 스트레스 상황을 더 잘 차단하고 다른 사람들과 더 잘 지내게 된다. 그러므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 대다수가 마음챙김을 일정표에 넣는다.
15분 동안 조용히 앉아 깊게 호흡하며 들어오고 나가는 숨에 집중하기 싫은 사람도 마음챙김의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면 자신의 감정 ∙ 욕구 ∙ 반응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더 주의 깊게 행동하게 된다.
마음챙김은 무엇보다 건강한 자기 돌봄이다. 다행스럽게도 그것을 위해 휴가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매 순간을 잘 지낼 수 있게 자신을 돌본다면 일과 삶 모두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신나게 놀다 지나치게 흥분해도 부모님은 혼을 내지 않았다. 그냥 간식을 주고 침대로 데려가 가슴을 토닥여 주며 이마에 뽀뽀했다. 낮잠 혹은 밤잠에서 깨어 다음 날 아침을 맞으면 세상은 평온해져 있었다.
우린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이런 상황을 맞이한다. 완전히 지치고, 기분이 나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이럴 때 부모가 해주었던 행동을 바로 나 자신에게 해야 한다. 자신에게 약간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때로는 한 줌의 견과류 혹은 짧은 산책을 통해 충분히 기운을 다시 차릴 수 있다. 어쩌면 다른 것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온탕 목욕, 아홉 시간 수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록콘서트, 초대도 여가 활동도 없는 느긋한 주말 같은 것 말이다.
<‘엑설런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님 옮김, 다산초당출판> * 도리스 메르틴 :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에서 언어와 문학을 전공했고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언어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담긴 코드를 분석하여, 인간의 언어 ․ 비언어적 태도와 개성을 잠재력, 성공과 연결시켰다. 집필한 20권의 책은 전 세계 1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2020년 국내에 출간 된 베스트셀러<아비투스>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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