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중산] 2025. 3. 1. 17:36

 

발 근육은 전신에 혈액을 운송하는 펌프이다.

 

인간의 근육은 몸 전체에 혈액을 보내는 펌프와 같은데, 그 가운데서도 종아리와 발바닥 근육이 수행하는 역할이 크다. 발 근육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 근육을 장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정체되고, 심혈관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다.

 

발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면 전신에 혈액을 보내는 펌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심장에만 그 역할을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심장은 펌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혈액 순환이 나빠지고, 하지정맥과 혈전(혈관 속에서 굳어진 핏덩어리)이 생기게 된다. 혈전이 혈류를 타고 떠다니다가 폐로 흘러들어 폐동맥을 막으면 호흡곤란과 발열이 발생하는데,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다.

 

비행기 내부는 건조한데다가 비좁은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2003년 4월부터 2년간 미국의 성인 4,75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한 결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의 길이와 심혈관장애에 염증 반응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밝혀졌다.

 

또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의 길이는 심혈관 기능과 관련되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수치와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전에는 단순하게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혈전이 생긴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면 혈관 벽에 경미한 염증이 발생한다.

 

이것이 지속되면 혈관 벽이 상처를 입고, 여기서 ‘숙종’이라고 불리는 지방질 덩어리가 떠러어져 나와 혈관에 눌러 붙게 된다.

 

그리고 숙종이 어떤 이유에선가 압력을 받아 파괴되면, 그때 바로 혈전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혈전이 혈류를 따라 온몸을 떠다니다가 관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 6시간 앉아 있는 사람은 일찍 죽는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쓰보타 가즈오지음, 유규종님 감역, 매일경제신문사출판> * 쓰보타 가즈오 : 1955년 도쿄출생으로, 일본 노화방지 의학회 이사장이며 게이오대학교 의학부 안과 교수이다. <당신 안의 장수유전자를 단련하라>,<행복한 사람은 10년 더 산다> 등 다수가 있다.

 

 

 

유해한 개인주의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

 

특히 미국에서 포퓰리즘적 권위주의가 부상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그 정반대의 지나친 개인주의다. 팬데믹 기간에 혼잡스러운 장소에 입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백신 여권’제시 요구에 대해서 많은 우파가 저항한 것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런 극도의 개인주의, 미국에서는 이런 태도가 건국의 토대가 된 개척 정신의 한 측면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사회적 유대감과 사회질서를 파괴하여 토머스 홉스가 묘사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을 초래하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진정한 리베르타스(자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제한 없는 권력이 아니다. 그런 권력은 그것이 동의받은 것이든 당연한 것이든 리베르타스가 아니라 리센티아(방종)이다.

 

따라서 진정한 리베르타스의 필수 전제 조건은 자의적 행동의 포기이며, 따라서 진정한 자유는 법에 따라서만 누릴 수 있다. 방종은 자유가 아니라 폭정으로 가는 길이다.

 

플라톤이 말하는 ‘보호자’가 등장하여 ‘질서’와 ‘안전’을 약속할 가능성이 크다. 팬데믹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권리를 주장하는 많은 사람이 트럼프와 같은 독재자의 헌신적인 추종자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무질서했던 후기 로마 공화정은 군부독재 체제로 변모했으며 이는 로마 제국이라고 알려지게 됐다.

 

미주공화국은 법에 대한 존중,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관에 뿌리를 둔 질서 있는 자유에 의존한다.

 

정치적 변화의 바람

리더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단지 다수파 커뮤니티에 속하는 덜 부유한 구성원들만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부유하지만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도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층 중 하나였다.

 

토마 피케티는 선거 후 설문 조사를 통해 1948년 이후 프랑스, 영국, 미국에서 일어난 정치적 충성도의 변천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제공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좌파 정당에 대한 투표는 저학력 및 저소득 유권자와 관련이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정당들은 점차 고학력 유권자들과 더 연관됐다. 또한 미국 민주당은 교육받은 사람들의 정당이 되어버렸다.

 

프랑스와 영국의 중도좌파 정당들의 지지 기반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 결과 200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다차원적 엘리트’정당체제,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원적 엘리트’정당 체제가 형성됐다.

 

즉“고소득층 유권자들은 계속해서 우파에 투표하는 한편, 고학력 유권자들은 좌파를 지지하는 쪽으로 이동했다. 노동조합의 약화는 정치적으로 무력화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원자화하여 비극적인 사회적 ‧ 정치적 결과를 초래했다.

 

2019년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과거 노동당의 텃밭에서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한 것이 이런 변화가 가져온 결과를 보여준다.

 

전통적인 중도좌파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저학력층과 빈곤층은 포퓰리즘적 반엘리트주의와 카리스마 넘치는 포퓰리스트 지도자에게 호의적이다.

 

특히, 지식 엘리트가 자신들의 이익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가치관과 인종적 ․ 민족적 정체성도 절대적이라고 믿는다. 점점 더 학력이 좌파 우파를 가르는 경계선이 되고 있으며, 정체성 문제가 양쪽 모두에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대학 교육을 받은 성인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소수에 불과하다.

 

2014년 고소득 국가 중 대학 교육을 이수한 25~64세 성인 비율이 50%넘은 나라는 캐나다뿐이다. 25~34세로 범위를 좁혔을 때도 대학 졸업자 비율이 인구의 절반 이상인 나라는 한국, 일본, 캐나다, 러시아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아일랜드 등 7개국에 불과하다.

 

트럼프는 2016년 2월 네바다주에서 열린 예비선거 승리 축하 행사에서 “나는 학력이 낮은 사람들을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기존 정치권과 정당에 애착을 덜 느낄수록 성공적인 선동가에게 사로잡힐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위기‘ P655중 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마틴 울프 지음, 고한석님 옮김, ?Page2출판> * 마틴 울프 : <파이낸셜타임스>의 수석 경제 평론가다. 2011년 영국의 비커스 은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런던정경대학교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에는 금융저널리즘 공로로 대영제국훈장을, 2019년에는 전 세계의 경영 및 금융 전문 언론인에게 수여하는 제럴드 로브 어워드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융공황의 시대>, <변화와 충격>,<세계화는 왜 작동하는가>등이 있다.

 

가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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