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지금 이 순간‘에 관심을!

[중산] 2026. 5. 6. 06:12

아름다운 황매산 철쭉

 

 

‘지금 이 순간‘에 관심을 기울여 보세요!

 

영어에서는 관심을 주지give않고 낸다pay고 표현해요. 마치 거래의 한 형태라도 되는 것처럼요. 사실 홍보 담당자나 브랜드 기업의 입장에서는 관심이 곧 돈으로 직결되죠.

 

그들은 관심을 끌거나 사로잡는 게 목표인 만큼 잡지나 소셜 미디어 게시물, 혹은 아침 출근길을 온갖 광고물로 도배해요. 우리의 관심이 어디에 어느 정도로 향해 있는지 알게 되면 이 순간에 좀 더 충실할 수 있고 그래서 삶의 매 순간을 좀 더 의식적으로 살 수 있어요.

 

잠시 멈춰보고 싶거나 놀라운 마음이 들 정도로 관심이 생긴다면 그때야말로 전하고 싶은 소소한 이야기를 발견하는 순간입니다. 심리학 교수이자 『 몰입flow』 의 저자인 칙센트미하이는 관심을 ‘심리적 에너지’라고 표현했어요.

 

빛줄기처럼 한곳에만 집중된 관심과 흩어지고 분산된 관심 사이의 차이점을 밝히기도 했죠. 우리의 관심에는 내재된 힘이 있어요. 어디로 어떻게 쏟느냐에 따라 삶이 개선될 수도 있고 또 불행해질 수도 있죠.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나 자신은 관심을 어떻게 쏟느냐에 따라 창조됩니다. “기억, 생각과 느낌은 모두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형성되니까요.”

 

관심은 소중하고 또 한정적이기도 해요. 관심을 기울이는 방식은 우리의 경험뿐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의도한 방식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마음 챙김의 철학과 실천에서 핵심적인 교리이기도해요.

 

펠드만과 쿠이켄은 저서 『마음 챙김mindfulness』에서 비슷한 은유를 사용해 “마음 챙김을 하려면 관심은 빛줄기처럼 쏟아야 한다. 어디에 빛을 비추고 또 어니는 어둠으로 남겨둘지 선택해야 한다.”고 적었죠.

 

“안개 낀 숲을 거닐 때 나는 다른 모든 것을 잊는다. 해야할 일, 내일 일정 등 모든 게 의식에서 사라지고 얼굴에 와닿는 공기만을 느끼며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희미한 햇빛을 지그시 바라볼 뿐이다.”

 

마음 챙김의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에 접근하면 일상의 마법이 숨어 있는 순간에 더 가까워질 수 있어요. 작가이자 선불교 승려였던 틱낫한은 마음 챙김을 ‘일상의 매순간을 깊이 있게 어루만지는 행위’라고 정의했습니다.

 

마음 챙김을 경험하려면 “삶이 기적이라는 사실, 우리가 여기 있고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적었죠.

 

안개 낀 날 산책하는 것처럼 별로 대단할 것 없는 경험도 우리의 인식을 바꿔 더 깊이 있는 삶으로 이끌어줄 수 있어요. 

 

일상의 한 순간이 깊이 있는 삶을 만들어 주는 기적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우리의 감각, 그리고 우리의 삶의 일상에 한층 더 깨어 있으면 지금 순간을 경험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평범한 날들을 근사하게 기록하는 법’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로라 패쉬비 지음, 이정민님 옮김, 인디고출판> *로라 패쉬비 : 작가이자 사진가. 자신만의 분위기를 담은 글과 사진으로 일상에서 포착한 매력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 10만 팔로워를 모았다. <91메거진>의 부편집장 역임, 교사로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기에게로 가는 길 !

 

그녀는 엄마에게 그 동네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고 요리사가 되기 위한 현장 실습을 병행하는 직업학교에 등록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부엌데기 아줌마나 가스레인지가 아니라 여성 요리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때부터 로즈라는 이름을 썼다. 엄마가 좀 더 은근히 기뻐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엄마가 친구들에게 그 얘기를 하는 것을 그녀는 듣고 말았다.

 

엄마는 딸이 산꼭대기에 추락한 비행기, 연기가 치솟는 그 동체에서 살아서 구조되기라도 한 것처럼 침을 튀겼다. 명망 높은 로캉쿠르 요리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그녀는 사람들에게 좀 더 사근사근한 말투를 쓰려고 노력했다.

 

엄마는 딸을 그 학교에 등록시키고서 적잖이 자랑스러워했다. 다행히 요리에는 소질이 있었고 정확성은 둘째가라면 서러웠기 때문에 처음에는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던 선생님들도 나중에 가서는 그녀를 좋게 보았다.

 

하지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려니, 그 학교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두 살 위 선배가 그녀를 저능아 취급하고 사사건건 가르치려 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 그 자식이 또 한 번 선을 넘었고, 그녀가 손을 봐줬다. 예상과 달리 그녀의 퇴학은 잘된 일이었다. 우린 잘 해 낼 거야. 엄마는 그녀에게 말했다. 심지어 며칠 후, 엄마와 좋은 친구로 지내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로즈가 직업학교에서 쫓겨났다고 걱정을 할 때도 엄마는 그 말을 되풀이했다.

 

얘는 영리해요. 알아서 잘할 거예요. 엄마가 자신만만하게 딱 잘라서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충격으로 어질어질했다. 어쩌면 어린 시절은 결국 그런 것 아닌가. 자신을 스스로 정의하기는 어렵고 부모가 다른 집 부모에게 하는 말을 듣는 데 그치는 시절,

 

아, 얘는 참 부지런해요, 혹은 얘는 고기를 잘 먹어요,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부지런한 아이나 고기를 잘 먹는 아이가 되려고 노력하는 시절.

 

그때, 얘는 영리해요, 라는 엄마의 말을 들으면서 그녀는 고마움으로 벅차올랐다. 물론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학교를 알아보는 동안 세상일은 아주 완만하게,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진전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꽃이 피는 것도, 늙어가는 것도 그렇지 않은가. 사실 그녀는 저속 촬영한 꽃의 개화장면을 볼 때 마다 뭔가 요란스럽게 부자연스럽다고, 심지어 다소 역겹다고 생각하곤 했다.

 

한 발 한 발 나아간다는 것은, 이 세상의 누군가가, 심지어 내가 나를 믿기 전부터, 나를 믿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감미로운지. 그 누군가가 그저 내 엄마일지라도. 그도 그럴 것이, 로즈는 세상 모든 엄마가 자기 엄마 같지 않다는 것을 몰랐다.

 

딸에게 매일매일 너는 ‘특별히’ 예쁘다고 말해주지 않는 엄마들도 있다는 것을 그녀는 몰랐다. 어떤 엄마들은 냉정하고 딸에게도 질투를 한다는 것을, 어머, 넌 너를 실제보다 훨씬 예쁘게 그렸구나, 라고 말한다는 것을 그녀는 몰랐다.

 

팔자가 사나우니 재주 없는 자식도 안고 가야지 별 수 있니, 라고 푸념하는 엄마들도 있다는 것을 그녀는 몰랐다. 어떤 엄마들은 새로운 남자가 생겼을 때, 당신과 내 딸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조건 내 딸이야, 라고 진즉에 못 박아놓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는 몰랐다.

 

그러나 로즈는, 물론 천천히, 사춘기라는 위험한 여울을 건널 것이고 어머니와 딸은 서로에게 가는 길을 되찾을 것이다. 처음에는 머뭇거릴 것이다. 상대의 품에 안기는 법, 뽀뽀를 피하지 않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것이다.

 

대화를 나누는 법, 얘기를 털어놓는 법, 어머니를 약간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법을. 시간이 걸릴 터였다. 그래도 잘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었다!

 

<‘한낮의 불운-자기에게로 가는 길’에서 일부 요약 발췌, 베로니크 오발데 지음, 이세진님 옮김, 다실책방> * 베로니크 오발데 :1972년 프랑스 생. 문학 편집가이기도 한 그녀는2000년 장편소설 <물고기들의 잠>을 통해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치며 프랑스 퀼튀르-텔레라마 소설상, 로망시에르상 등 다양한 문학상을 받았고 공쿠르상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연작소설집 <한낮의 불운>으로 2024 콩쿠르 단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사막에서

 

사하라 사막의 조종사인 우리가 이 보루에서 저 보루로 비행하다가 모래의 포로가 되어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돌아오지 못할 때면, 이 부드러움은 우리에게 금지된 것이었다. (…)

 

나는 고독이 무엇인지 안다. 사막에서 보낸 3년 동안 그 느낌을 잘 알게 되었다. 그곳의 광물성 풍광 속에서 젊음이 마모되는 것은 하나도 두렵지 않다.

 

대신, 자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세상 전체가 늙어간다. 나무는 이미 열매를 만들어냈고, 땅은 이미 자신의 밀을 뽑아냈고, 여자들은 이미 아름다워져 있었다.

 

계절이 계속 흐르니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그런데 계절은 계속 지나가건만 우리는 먼 곳에 붙들려 있다…그리고 대지에서 거둔 보물은 모래언덕의 고운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고 있다.

 

사람은 보통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한다. 인간은 감정적 평화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비행장에 도착해서 끊임없이 불어오는 무역풍이 우리를 짓누를 때면 우리는 비로소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우리는 차축 소리 가득한 야간 급행열차를 탄 승객을 닮아 있었다. 그 사람은 기차를 타고 있기에 시골 풍경, 자신의 마을, 황홀한 영토 그 어느 하나 붙들 수 없음을, 차창 너머 몇 줌의 불빛이 흩날리는 것을 보고서 짐작한다.

 

우리 역시 가벼운 열기에 들떠 귓전에 바람소리가 윙윙 울릴 때면, 고요한 비행장에서도 여전히 비행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우리 역시 심장의 두근거림을 통해 훅 불어오는 바람결 너머 낯선 미래로 휩쓸려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인간의 대지-사막’편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은님 옮김, 이음문고> *생텍쥐페리 (1900~1944): 10세 무렵, 비행장을 드나들며 비행에 매료되었고 1921년에 항공부대에 정비사로 입사해 자비로 비행교습을 받았다. 조종사 면허를 딴 후 직업군인이 되려고 했으나 약혼녀의 반대로 제대해 사무직에 종사했다. 파혼 후, 1926년 조종사로 입사해 아프리카 우편물을 항공 수송하는 임무를 맡았고, 1927년에는 모로코 남부 기지의 책임자로 임명됐다. 이 시기에 틈틈이 쓴 소설<남방 우편기>다. <야간 비행>으로 작가 명성을 얻은 그는 1939년 <인간의 대지>를 발표했고, 이 작품으로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정찰비행단 조종사로 종군했다. 1941년 2년간 미국 망명 시절 동안<전시 조종사>,<어린 왕자>등을 발표했으며, 유럽으로 돌아간 뒤에는 프랑스군 정찰비행단에 합류했다. 1944년 7월 31일 독일군 전투기의 사격을 받고 지중해로 추락하여 전사했다.

 

황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