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중섭 선생이 어느 날 앓아 누워있는 구상 시인의 문병을 갔다.
“그렇지 않아도 자네가 보고 싶었다네. 마침 잘왔네.” “미안하네, 벌써 찾아오려 했지만 빈손으로 오기도 뭐하고 해서…” “이 사람아, 그게 무슨 소린가? 자네 형편 다 아는데 빈손으로 오면 어때서?” 그러자 이중섭 선생은 들고 온 물건을 친구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자네 주려고 가지고 왔네. 이걸 가지고 오느라고 늦어진 걸세. 복숭아를 그려왔네.”
복숭아를 사다 줄 돈이 없어서 복숭아를 그려 온 이중섭 선생의 우정에 친구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누군가 나를 위해
하늘이 울고 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 때문에
누군가가 그렇게 울고 있었다
잠을 설치다 깨어난 한 밤에
비는 그렇게 내리고 있었다
우는 모습이야
칠흑 같은 어둠으로 감출 수 있다지만
가난한 손가락 틈새로 새는 흐느낌은
막을 수가 없었나 보다
당신의 속상함 때문이 아니라
상해버린 내 속 때문에
나를 위해
누군가 그렇게 울고 있었다.
<어느 시인의 팡세에서..., 심갑섭 지음, 프리윌>
* 이중섭의 소
물감을 밀가루에 개어서 짙게 만든 다음에, 짓이겨서 바르는 화풍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뭔가 투박한 그런 느낌이 나면서도, 거치면서도 두툼한 느낌,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기보다는 약간 어두우면서도 짙은 이미지를 내줍니다.
이런 표현기법이 이중섭 유화에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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