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튼의 늙은 왕 리어는 왕국을 세 딸들에게 나누어주고 여생을 편하게 지낼 생각으로 딸들이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묻는다. 위의 두 딸 거너릴과 리건은 입에 발린 말이기는 하나 아버지에 대한 자신들의 절절한 효심을 늘어놓음으로써 영토를 예상대로 나눠받는다.
하지만 막내 코딜리어는 자식의 도리에 합당한 만큼만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다소 쌀쌀하게 말함으로써 리어의 진노를 사고 부녀의 인연을 끊긴 채 프랑스의 왕비가 되어 떠나간다. 왕의 처사가 옳지 못함을 직언하는 켄트 백작은 일언지하에 추방당한다. 본성을 드러낸 거너릴과 리건의 박대를 받은 리어는 급기야 폭풍우 속으로 내몰린다. 리어를 동정하는 글로스터 백작은 프랑스군과 내통했다는 의심을 받아 리건의 남편 콘월에게 두 눈을 뽑힌다.
서자 에드먼드의 계략에 빠져 아버지의 분노를 사게 된 글로스터의 장남 에드가는 미친 거지로 가장해서 참혹한 지경을 당한 아버지를 끝까지 돌본다. 추방당한 켄트는 변장을 하고 돌아와 리어를 섬긴다. 한편, 아버지의 고통을 전해들은 코딜리어는 군사를 이끌고 도버에 상륙하는데…(요약)
제1막 배은망덕함이여, 너 대리석 심장을 지닌 악마여
리어 왕의 궁전. 브리튼의 늙은 왕 리어는 왕국을 세 딸들에게 나눠주고 여생을 편히 지내기로 작정하고 있다. 극이 시작되면 리어의 두 신하 켄트 백작과 글로스터 백작, 그리고 글로스터의 서자 에드먼드가 등장한다. 왕이 큰사위 올버니 공작을 작은사위 콘월보다 더 총애하는 듯하다는 켄트의 말에, 글로스터는 예전에는 그런 것 같았으나 정작 왕국분할이 문제가 되고 보니 어느 쪽이 더 총애를 받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놓는다.
화제는 문득 에드먼드 쪽으로 옮아간다. 글로스터는 사생아를 둔 것이 한때 창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자인 그를 적자이자 몇 살 위인 에드가 못지않게 소중히 여긴다. 부르기도 전에 제멋대로 세상에 나온 것이 에드먼드이다. 하지만 글로스터는 바로 덧붙인다.
“저 녀석 에미는 절색이었지. 녀석 만들면서 재미깨나 봤다네.”
자신의 출생 배경이 이처럼 농담조로 들먹여지는 동안, 9년 만에 귀국한 에드먼드는 무대 한쪽에 줄곧 서 있다.
나팔 소리와 함께 리어 왕이 콘월 공작, 올버니 공작, 맏딸 거너릴, 둘째딸 리건, 막내딸 코딜리어 시종들을 거느리고 등장한다. 프랑스 왕과 버건디 공작을 영접하라는 왕의 명에 글로스터와 켄트는 퇴장한다.
리어는 왕국을 셋으로 나누어 딸들에게 나누어줌으로써 국사를 돌보는 수고를 벗으려 한다는 뜻을 밝힌다. 그 짐을 강건한 젊은이들에게 지운 다음 자신은 “홀가분하게 죽음을 향해 기어가겠노라”는 것이다. 세 딸들이 저마다 제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들어본 다음, 그 사랑의 정도에 따라 왕국을 나누겠다는 것이 리어의 생각이다.
먼저 나선 거너릴은 아버지를 향한 사랑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이며,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값지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리어는 지도 위에서 왕국의 한 부분을 구획지어 맏딸 몫으로 넘긴다. 리건도 제 언니와 마찬가지로 과장된 언사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그녀에게도 왕국의 한 부분이 넘어간다. 이제 두 언니의 언변을 곤혹스러워하며 듣던 막내 코딜리어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자식의 도리에 따라 사랑할 따름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답한다. 나아가 언니들이 그처럼 아버지만을 사랑한다면 결혼은 왜 했느냐고 되묻는다. 결혼을 하면 남편이 사랑과 의무의 절반은 차지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가장 아끼는 막내로부터 진실되지만 쌀쌀맞아보이기도 하는 답을 들은 리어는 크게 진노해서 격한 표현으로 코딜리어와 부녀의 연을 끊겠노라고 선포한다. 켄트가 말리려 해보지만 허사이고, 리어는 코딜리어에게 구애하기 위해 와 있는 프랑스 왕과 버건디 공작을 불러들이는 한편, 막내 몫의 영토도 나머지 딸들에게 나누어줄 것이며 자신은 백 명의 기사만 거느린 채 두 딸 집에서 한 달씩 돌아가며 지낼 뜻을 밝힌다. 이에 켄트가 다시 강력한 표현을 써가며 직언해 왕의 마음을 돌려보려 시도하지만, 리어는 도리어 그의 추방을 명한다. 열흘 이후에 켄트가 브리턴에서 발각되면 그 벌은 죽음이라는 것이다. 켄트는 코딜리어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고 나머지 딸들에게는 자신들의 말처럼 아버지를 잘 모시라는 당부를 남긴 뒤 퇴장한다.
글로스터, 프랑스 왕과 버건디 공작 및 시종들이 등장한다. 지참금이 전혀 없어도 코딜리어를 맞이하겠는가 라는 리어의 물음에 버건디는 난색을 표하지만, 프랑스 왕은 코딜리어가 아버지의 진노를 사게 된 것이 부정한 죄 때문이 아니라 진솔함 때문이었음을 알고는 오히려 그녀를 더욱 귀히 여겨 왕비로 맞이하겠노라고 선언한다. 리어 왕은 냉랭한 언사로 프랑스 왕의 청을 받아들인 다음 퇴장한다. 코딜리어는 언니들에게 아버지를 잘 모시라고 당부하는 한편, 언니들의 언변이 허위에 찬 것일지 모른다는 우려를 남긴 채 프랑스 왕과 더불어 떠난다.
둘만 남은 거너릴과 리건은 평소에 막내를 가장 아끼던 아버지가 그처럼 거칠게 내친 것이나 켄트를 추방한 것이나, 노령에서 오는 변덕 탓임이 분명하니 유심히 관찰하고 서로 긴밀히 의논하자는 말을 나눈다.
글로스터 백작의 성. 편지 한 장을 든 에드먼드가 등장한다. 에드먼드는 자신이 서자로 태어났다는 것 때문에 부당한 처우를 겪어내야 하는 사회적 관습에 강한 불만을 나타낸다. 외모와 지성이 형 못지않을 뿐더러, 무미건조한 합법적 부부관계의 비몽사몽 상태에서 잉태된 형보다 왕성한 정욕의 자연적 분출에 의해 잉태된 자신이 오히려 여러 면에서 낫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때 글로스터가 리어 왕의 비이성적 행태를 한탄하며 등장한다.
에드먼드는 교묘하게 아버지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에드가가 쓴 것처럼 꾸민 편지를 글로스터가 읽게 만든다. 그 편지에는 나이든 세대가 권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아울러 아버지를 죽이고 나서 재산을 반씩 나누자는 제안이 ‘내가 깨울 때까지 아버지가 잠든다면’ 식의 암시적인 표현으로 담겨 있다.
글로스터는 그 편지의 필적이 에드가의 것이라고 믿어버리고 리어와 흡사하게 격노한다. 에드먼드는 형의 편지가 아버지에 대한 자신의 효심을 시험하기 위한 것일 뿐 실제로 악의가 실린 것을 아니라는 둥 형을 변호하는 언사를 펴는 한편, 형의 진의를 확인할 계기를 곧 마련하겠다고 제안한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글로스터는 최근 일어난 일식과 월식 등 천체의 이변이 인간세상에서 발생하는 온갖 불화와 갈등의 전조라며 한탄한다. 글로스터가 퇴장하고 홀로 남은 에드먼드는 인간 자신의 선택과 행위에서 비롯되는 인간사의 여러 현상들을 천체 운행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얼마나 우매하고 위선적인가를 냉소적으로 규탄한다. 에드가가 들어오자 에드먼드는 아버지가 무슨 까닭인지는 몰라도 형에게 대단히 화가 나 있으니 자기 거처에 와서 잠시 아버지를 피하라고 권하는 한편, 혹 돌아다닐 일이 있으면 무장을 하라고까지 경고한다. 형이 퇴장하자 에드먼드는 남의 말을 잘 믿는 아버지와 성품이 고결한 형이라 제 계획이 성공하리라 낙관한다.
올버니 공작 궁전의 어느 방. 거너릴과 집사 오스월드가 등장한다. 거너릴은 리어가 제 바보광대를 꾸짖었다고 시종들을 때리는 것에 분개하는 한편, 리어의 기사들이 행패를 부리는 것도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결심이다. 그녀는 오스월드에게 리어와 기사들을 홀대해서 불만을 갖게 만들라고 지시한다. 리어가 참지 못해 리건에게 가면, 리건도 거너릴과 같은 방식으로 제 아버지를 대하게끔 미리 짜두는 것이 그녀의 속셈이다.
올버니 공작 궁전의 어느 대청. 켄트가 변장을 하고 등장한다. 그는 추방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색을 감추고서라도 리어에 대한 도리를 다할 작정이다. 뿔피리 소리와 함께 리어와 기사들, 시종들이 등장한다. 사냥에서 돌아온 리어는 급하게 저녁을 차리라 명한다. 시종들이 퇴장하고 나서, 리어는 켄트에게 너는 누구며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자, 켄트가 자신은 가난하나 정직한 사람으로, 정직한 간언으로써 리어를 섬기기를 원한다고 답한다. 리어는 이 제안을 잠정적으로 승낙한다. 이 순간 오스월드가 잠시 등장해서, 거너릴이 어디 있느냐는 리어의 물음을 고의로 묵살하고 바로 퇴장한다.
오스월드를 불러오라고 리어가 지시하지만 오스월드는 리어의 명을 거역한다. 리어와 그 기사는 최근 들어 자신들에 대한 대접이 급격히 소홀해지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리어가 바보광대를 찾자 기사는 코딜리어가 프랑스로 떠난 이래 그가 무척 쇠약해졌다고 답한다. 시종 둘이 거너릴과 바보광대를 부르러 각각 나간 뒤 오스월드가 다시 등장한다. 그가 리어의 화를 의도적으로 돋구자 리어는 그를 때리고 켄트는 다리를 걸어 그를 넘어뜨린다. 켄트의 훈계를 들으며 오스월드가 퇴장하고 나서 바보광대가 등장한다.
바보광대는 위선적인 큰딸들에게 왕국을 나누어주고 코딜리어를 내친 리어의 어리석은 행동에 신랄한 재담을 쏘아붙인다. 그에 따르면, 자기가 바보 노릇을 독점하려고 해도 높으신 나으리들이 꼭 끼여 방해를 한다는 것이다.
거너릴은 리어의 기사들의 행패가 궁정의 안전을 위협할 지경으로 심해지고 있을 뿐더러 리어 자신이 그들의 행패를 조장하고 있는 것 같으니 무언가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딸이 자신을 거역하리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리어는 순간 넋이 나갈 지경이지만, 거너릴은 아랑곳없이 리어의 기사들 수를 줄여야겠다고 통보한다. 리어는 리건의 집으로 떠날 작정으로 말을 준비하라 이른다. 리어는 딸의 배은망덕함에 격한 언어를 쏟아붓는다.
“배은망덕함이여, 너 대리석 심장을 지닌 악마여, 자식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니 더욱 흉칙하구나, 바다 괴물보다도 더.”
리어는 거너릴의 생식기관이 오그라들어 자식을 낳지 못하게 되라는 저주를 퍼부은 다음 잠시 퇴장한다. 그러다 두 주 사이에 기사의 수를 줄인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등장해서는 리건이 이 소식을 들으면 기필코 보복을 해줄 것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다시 퇴장한다. 바보광대도 거너릴에게 쫓겨 퇴장한다. 올버니는 아내의 처사가 지나친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지만, 거너릴은 안전을 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되받는 한편 오히려 남편의 유한 성격을 은근히 꾸짖는다. 거너릴은 오스월드를 리건에게 보내 이곳 상황을 전하게 한다.
리어는 켄트에게 리건을 만나 편지를 전하라고 지시한다. 바보광대는 제 한몸 누일 집 한칸도 없는 집달팽이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버린 리어의 처지를 재담거리로 삼는다. 시종이 들어와 말이 준비되었음을 알린다.
제2막 리어의 진노
글로스터 백작 성의 어느 궁전. 에드먼드와 큐런이 등장한다. 큐런이 콘월과 올버니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소문을 들었냐고 묻자 에드먼드는 아니라고 답한다. 에드가가 들어오자 에드먼드는 콘월 공작이 에드가에게 진노하고 있으니 밤을 틈타 도주하라고 이른 다음, 아버지가 오고 있으니 형과 짐짓 싸우는 시늉을 해 보일 수밖에 없다고 꾸며댄다. 에드가가 퇴장하자 에드먼드는 제 팔을 칼로 찔러 피를 낸다. 글로스터가 횃불을 든 하인들과 함께 등장한다. 에드먼드는 글로스터에게 아버지를 살해하라는 설득이 통하지 않자 에드가가 칼을 들이댔노라고 거짓말하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글로스터는 콘월 공작의 힘을 빌어 에드가를 체포할 결심을 하고, 에드먼드의 교묘한 언변에 넘어가 에드먼드를 상속인로 정해버린다. 에드가의 행태를 들은 리건은 리어의 기사들과 어울린 탓으로 돌리고, 콘월은 에드먼드의 효성을 치하한다.
글로스터의 성 앞. 켄트와 오스월드가 따로따로 등장해서는 켄트가 오스월드에게 싸움을 건다. 켄트가 그를 때리자 오스월드가 비명을 지른다. 그러자 에드먼드 칼을 뽑아들고 등장한다. 곧이어 콘월, 리건, 글로스터 들이 들어와 다툼이 일어나게 된 까닭을 듣고는, 왕의 전령을 이렇게 다룰 수 있느냐는 켄트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콘월은 켄트에게 족쇄를 채우라고 명한다. 글로스터의 만류도 콘월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족쇄를 찬 채 홀로 남은 켄트는 코딜리어에게서 온 편지를 꺼내 읽다 잠든다.
한편, 에드가는 어느 숲속에 와 있다. 그는 동생의 음모에 속절없이 말려들어 귀족 자제의 특권을 일거에 박탈당한 채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에드가는 거지 행색을 하고 다니면서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다.
글로스터의 성 앞에서는 켄트가 족쇄를 차고 있다. 리건은 급하게 집을 비우고, 전령은 돌아오지 않는 것을 의아해하던 리어가 켄트를 발견한다. 켄트에게 족쇄를 채운 것이 리건 부부라는 사실을 리어는 쉽사리 믿을 수가 없다. 하지만 켄트의 설명에 따르면 그가 리건에게 편지를 전하자마자 거너릴의 전령의 들이닥쳤으며, 리건 부부는 거너릴의 편지를 읽는 즉시 집을 비우고 글로스터의 성으로 왔다는 것이다. 고의로 리어를 피한 것이다. 진노한 리어는 딸을 찾으러 나갔다가 글로스터와 함께 들어온다. 리어는 리건 부부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자신을 만나려 하지 않는 까닭에 이성을 잃을 지경이지만 일단은 화를 진정시키고 글로스터에게 그들을 찾아오라고 명한다. 글로스터가 나갔다가 금방 리건 부부를 데리고 들어온다. 켄트가 풀려난다.
리어가 리건에게 거너릴의 배은망덕한 처사를 고자질하듯 하소연하지만, 리건은 리어에게 돌아가서 언니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권한다. 리어가 거너릴의 행태를 격렬한 표현으로 비난하는 한편 자신을 받아들여 달라고 간청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제는 거너릴까지 나타나서는 두 자매가 입을 모아 리어의 처지에서는 수십 명의 기사를 거느리는 것이 온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급기야는 성 안에 다른 시종들도 많은데 한 명인들 무슨 필요가 있겠냐는 거너릴의 결론으로 마무리되고, 이에 실성할 지경에 이른 리어는 복수를 다짐하며 나간다. 글로스터는 리어 왕이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중에 말을 달려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걱정하지만 리건은 성문을 닫아걸어 리어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명한다.
제3막 아, 나는 너무 무심하였구나!
폭풍과 천둥 번개가 내리치는 황야. 켄트와 시종 한사람이 들어오면서 만난다. 시종은 폭풍 속에서 바보광대만 거느린 채 울분을 쏟아붓는 리어의 모습을 전한다. 켄트는 그 시종에게 도버로 달려가서 리어의 처지를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황야의 또 다른 장소. 폭풍은 여전하다. 리어는 열화를 삭이지 못해 폭풍우 속에서 울부짖고 있는데 그런 리어의 몰골을 보고 기겁할 듯 놀란 켄트는 근처에 있는 오두막에서 폭풍우를 피하자고 권한다.
글로스터는 리건 부부가 리어에게 취한 처사가 몹시 못마땅하다. 오늘밤 비밀리에 도착한 편지에 의하면 리건 부부를 응징할 군대가 이미 상륙했다는데, 자기로서는 리어 편을 들 수밖에 없다고 에드먼드에게 말한다. 에드먼드는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콘월에게 알림으로써 아버지의 지위를 차지할 생각이다.
광야. 어느 오두막 앞에 리어와 켄트, 바보광대가 있다. 지금껏 자신의 억울한 처지에 울분을 토하는 데 몰두하던 리어는 이전과는 달리 켄트와 바보광대의 처지를 먼저 배려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통치자로서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고통에 무심했음을 돌아보기도 한다. 오두막 속에서 미친 거지로 가장하고 있는 에드가를 보게 된 리어는 그의 처지에 강한 연민을 느낀다. 리건 부부의 명에도 불구하고 리어 일행에게 음식과 안식처를 마련해주기 위해 글로스터가 나타난다. 글로스터는 에드가에게 배반당한 자신의 처지가 리어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한다.
글로스터의 성 안. 에드먼드는 부자의 도리를 저버려가면서까지 콘월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짐짓 고통스러워하는 체하고, 콘월은 그 대가로 에드먼드를 글로스터 백작으로 봉할 것을 약속한다.
글로스터의 성에 이어진 한 농가의 어느 방에 글로스터와 켄트가 들어선다. 켄트는 리어가 완전히 실성했음을 안타까워한다. 실성한 리어는 에드가와 바보광대를 재판관이라고 착각하고는 그들에게 딸을 고발한다. 글로스터가 다시 나타나 리어를 살해하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으니 서둘러 도버로 향하라고 켄트에게 전한다. 혼자만 남은 에드가는 리어의 처지에 비하면 자신의 처지는 고통이랄 것도 없다면서 리어가 무사히 탈출하기를 기원한다.
콘월은 프랑스군이 상륙했다는 전갈을 서둘러 올버니에게 전하라고 거너릴에게 권한다. 글로스터를 처벌하는 문제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오스월드가 등장해 리어 일행이 글로스터의 조력을 받아 도버로 향해 사라졌음을 알린다. 이제 죄인이 된 글로스터가 콘월의 명에 따라 하인들에게 끌려들어온다. 콘월은 심문과 재판 격식을 무시한 채 글로스터의 수염을 끌어당기는 등 모욕을 주다가 한쪽 눈알을 뽑는다. 그 광경을 차마 볼 수 없는, 어릴 때부터 콘월의 시중을 들어온 하인 한 명이 콘월의 지나친 처사에 칼을 뽑아 싸우지만 리건이 등뒤로 그를 찔러 죽인다. 콘월은 글로스터의 남은 눈알을 마저 뽑는다. 하인 한 명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글로스터를 데리고 나간다. 콘월도 하인의 칼에 부상을 입어 리건의 부축을 받으며 나간다. 리건 부부의 처사에 분개한 남은 하인들은 글로스터를 미친 거지 행세를 하고 있는 에드가에게 데려가기로 의논한다.
제4막 늙고 어리석은 자에게 부디 용서를
광야. 자신의 처지가 더 나빠질 것이 없는 최악의 상태이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자위하는 에드가 앞에, 글로스터가 어느 노인의 손에 이끌려 등장한다. 글로스터는 에드먼드의 계략에 넘어가 에드가를 내친 것을 절절이 후회하는 한편, 그에게 돈지갑을 주며 자기를 도버까지 데려다달라고 간청한다. 개구쟁이 아이들이 파리를 죽이듯 신이 인간을 장난삼아 죽이는 것이 이 세상이라면, 굳이 목숨을 이어가는 것이 구차한 일일 뿐이라고 여기는 글로스터는 도버의 어느 벼랑에 몸을 던져 자결할 생각이다.
오스월드는 거너릴과 에드먼드에게 프랑스 군의 착륙과 글로스터의 반역 소식을 듣고서도 올버니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따름이라고 전한다. 거너릴은 남편의 그런 태도가 겁이 많은 탓이니 집안의 남녀 구실을 바꿔야 할까 보다고 빈정거리는 한편, 에드먼드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보낸다. 에드먼드가 퇴장하고 올버니가 등장해서는 아버지에게 더할 나위 없이 몹쓸 짓을 했다고 아내를 혹독하게 나무라자, 거너릴은 비겁하고 우유부단하다고 남편을 비난한다. 이때 전령이 나타나 칼에 찔린 상처가 악화돼 콘월이 죽었다고 전한다. 올버니는 콘월의 죽음이 정의로운 신의 존재를 입증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에드먼드의 고발에 의해 글로스터가 참혹한 지경을 당한 것을 알게 된 올버니는 그를 위해 복수할 뜻을 밝힌다.
도버 근처 프랑스 군의 야영지. 영국에 상륙했던 프랑스 왕이 급한 일로 귀국했다는 소식과 함께, 켄트의 편지를 읽으며 코딜리어가 아버지 때문에 가슴아파하는 모습이 시종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올버니와 콘월의 병력이 출전한 것도 아울러 확인된다.
북이 울리고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코딜리어는 병사 백 명을 풀어 리어를 찾아오라고 명령한다. 코딜리어가 아버지의 정신을 되돌릴 방법을 의사에게 묻자, 의사는 휴식을 취하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답한다. 전령이 들어와 브리튼의 병력이 접근해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코딜리어는 오로지 아버지에 대한 사랑 때문에 자신이 군대를 이끌고 왔음을 강조한다.
글로스터와 농부 복장의 에드가는 도버 근처의 시골에 와 있다. 에드가는 실감나는 묘사로 자신들이 도버의 낭떠러지에 도착했다고 글로스터에게 말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평지에 서 있다. 낭떠러지에 섰다고 생각한 글로스터가 몸을 던지고 기절하자, 그를 깨운 에드가는 글로스터가 절벽 위에서 떨어지고도 기적에 의해 살아났다고 믿게 만든다. 이제 글로스터는 자결을 포기하고 고통을 견디다 못해 저절로 죽을 때까지 살아가기로 작정한다.
야생화로 요란하게 장식한 옷을 입은 리어가 나타난다. 한 사람은 실성했고 또 한 사람은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리어와 글로스터는 서로를 알아본다. 리어의 입에서 타락한 권력에 대한 신랄한 질타가 쏟아져나온다. 누더기옷 사이로는 사소한 잘못도 드러나지만 권력자의 값진 모피 외투는 모든 죄악을 감추며, 죄에 금을 입히면 법의 강한 창날도 맥없이 부서지지만 같은 죄도 누더기에 감싸면 난쟁이가 쏜 지푸라기에도 뚫리고 만다는 것이다. 리어는 자기를 찾으려는 시종이 사람들을 거느리고 들어와 붙잡으려 하자 달아나고 만다. 에드가와 시종은 임박한 전투 소식을 나눈다. 오스월드가 등장하여 글로스터를 죽이려 하는데 에드가가 가로막고 나서서 그를 쓰러뜨린다. 오스월드는 죽기 전에 에드먼드에게 가는 거너릴의 편지를 에드가에게 부탁한다. 그 편지에는 기회가 닿는 대로 올버니를 죽이고 자기와 결합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에드가는 이 편지를 활용해서 타락한 자들을 응징하리라고 다짐한다.
한편 프랑스 병영에서는 코딜리어가 켄트에게 곡진하게 고마움을 표한다. 의자에 잠들어 있는 리어를 하인들이 들고 들어온다. 정신이 들어 코딜리어의 모습을 대한 리어는 자신이 환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차츰 상황을 알아차리게 된다. 리어는 자기는 늙고 어리석으니 부디 용서해달라고 거듭 간청한다. 에드먼드가 죽은 콘월의 병력을 이끌고 있음이 켄트와 시종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제5막 이 참담한 시대의 짐이여
도버 근처 브리튼 군의 병영. 에드먼드는 올버니의 전의가 어떠한지 알아보라고 장교 한 명을 내보낸다. 리건이 에드먼드에게 거너릴을 사랑하느냐고 묻자 에드먼드는 이를 강하게 부정한다. 북소리와 함께 등장한 올버니는 자신이 싸움에 나서는 것은 프랑스 군이 리어를 돕는 것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브리튼 땅을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임을 천명한다.
에드먼드, 거너릴, 리건 등이 퇴장하는 사이에 변장한 에드가가 등장하여 오스월드에게서 받은 거너릴의 편지를 올버니에게 전하며, 싸움에서 이기는 경우 나팔을 울려 자기를 불러주면 결투로써 그 편지의 진실성을 입증하겠다고 제안한다. 에드가가 나가고 에드먼드가 다시 등장하여 적군의 전력을 전한다. 혼자 남은 에드먼드는 리건과 거너릴 가운데 누구를 택할 것인가를 계산해본다. 싸움이 끝난 뒤 올버니가 거너릴에 의해 신속히 제거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올버니가 리어와 코딜리어를 살려두려고 하지만 에드먼드는 그들을 미리 처치해버릴 생각이다.
두 병영 사이의 전쟁터. 진군 나팔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에드가가 등장하여 글로스터에게 리어 군의 패배를 알린다. 글로스터가 절망하자 에드가가 그를 나무란다. 인간은 태어나는 것을 견뎌야 했듯 죽음 또한 견뎌야 한다는 말에 글로스터가 동의한다.
도버 근처 브리튼 군의 병영. 북이 울리고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승리한 에드먼드가 사로잡힌 리어와 코딜리어를 끌고 등장한다. 리어는 포로가 된 자신의 처지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는 코딜리어와 함께 감옥 안에서 새장에 갇힌 두 마리 새처럼 노래부를 것이고, 그녀가 그에게 축복을 청하면 무릎 꿇고 용서를 간청할 생각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감옥 속에서일지언정 세상 온갖 잡사에서 벗어나 유토피아의 행복을 누릴 것이다. 리어와 코딜리어가 호위를 받으며 퇴장하자 에드먼드는 장교 한 명을 불러 출세를 미끼로 두 부녀의 암살을 넌지시 지시한다.
올버니가 에드먼드에게 포로를 내놓으라고 요구하자 에드먼드는 리어와 코딜리어가 위험 인물들이라 따로 수감했다고 답한다. 에드먼드가 지위에 걸맞지 않는 월권행위를 했다는 올버니의 지적에 리건은 에드먼드의 편을 들면서 그를 남편으로 맞이하겠다고 말한다. 이에 올버니가 에드먼드를 대역죄로 체포한다고 선포한다. 에드가가 요청한 대로 나팔이 세 번 울리자 무장한 에드가가 등장한다.
에드먼드는 익명의 도전자를 당당하게 맞이하여 싸우지만 결국 쓰러진다. 비로소 자신의 신분을 드러낸 에드가를 보고 에드먼드는 담담히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인다. 에드가가 아버지와 함께 그동안 겪은 고통을 들은 에드먼드는 마음이 크게 동요된다. 에드가가 켄트의 행적을 밝히는 사이, 시종 한 명이 피묻은 칼을 들고 들어와 거너릴이 리건을 독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을 전한다. 리어를 찾아헤매는 켄트에게, 죽어가는 에드먼드는 후회하는 어조로 리어와 코딜리어를 처치하려 한 자신의 계획과 아울러 그들이 갇힌 곳을 알려준다.
죽은 코딜리어를 안고 등장한 리어는 그녀를 살리려고 헛되이 애쓰다 자신도 죽는다. 올버니는 켄트와 에드가에게 피로 물든 나라를 추스려서 다스려줄 것을 부탁하는데, 켄트는 리어가 부르니 자기는 곧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답한다. 이에 에드가가 말한다.
“이 참담한 시대의 짐을 우리가 질 수밖에…”
▣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하여
《리어 왕》(1606년에 초연)은 《햄릿》, 《맥베스》, 《오셀로》와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이른바 4대 비극 가운데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왕국을 세 딸에게 나누어주기로 작정했던 리어는 평소 귀하게 여기던 막내딸 코딜리어의 정직하지만 당돌한 언행에 노여워한 나머지 그녀와 절연하고, 말만 번지르르한 두 큰딸들에게 왕국을 물려준다. 그런 다음 아버지로서, 권력자로서 겪게 되는 수모와 그 비극적 결말이 이 작품의 일차적인 의미지평을 이루는데, 이런 까닭에 《리어 왕》은 흔히 부모와 자식간의 시대를 초월한 갈등관계의 한 유형을 그려낸 작품으로 간주된다. 사실 이 작품에는 그 같은 맥락에서 기억에 남을 법한 구절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다.
“배은망덕함이여, 너 대리석 심장을 지닌 악귀여,
더욱 흉칙하구나, 자식 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면,
바다 속 괴물보다도.” (1막4장)
이런 각도에서 보아도 《리어 왕》은 여실한 형상화에 성공했다 하겠지만, 그보다 높이 살 만한 성과는 혈연관계에서 비롯되는 그 같은 ‘초역사적’ 갈등을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에서 자리매김한다는 점에 있다.
《리어 왕》이 씌어진 17세기 초는 자본주의적 변화에 직면한 중앙집권적 절대왕권이 엘리자베스 왕조의 전성기를 거치면서 그 한계를 여러 방면에서 드러낸 시기였다. 당시 영국 왕이었던 제임스 1세가 왕권신수설을 내세움으로써, 왕권이 물질적 토대와 무관한 신성한 속성을 지님을 내세우는 이데올로기 작업을 손수 수행하기도 했던 것은 절대왕권의 물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어가는 상황의 반영이다. 《리어 왕》은 바로 이같은 역사적 상황에 대한 문학적 대응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권력과 인간성의 관계, 권력의 바람직한 형태를 탐구한다.
리어는 왕국과 그 통치권을 큰딸들에게 나누어주고 나서도 자신의 권력이 유지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다시 말해 리어는 영토의 소유 및 통치권, 그것에 결부된 군사력이라는 토대와 독립해서 순수하고 초월적인 권력이 존재하리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절대군주면서도 절대군주제가 유포한 지배 이데올로기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그것을 외면하려 한 인물인 셈이다. 리어의 비극적 체험이 전개되는 과정은 봉건적 절대권력의 속성이 낱낱이 해부되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절대군주 리어가 그 속성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는 과정 전체를 통해 그에 대한 관객/독자의 반응을 리어의 자기인식 수준에 맞추어 절묘하게 조절한다. 즉, 리어가 자의적·비이성적 절대군주의 역할에 매몰되어 있는 동안 관객/독자는 그에 대해 비판적인 거리를 취하도록 유도되다가, 그가 절대권력의 실상을 깨닫게 됨에 따라 점차 그에게 공감과 동정을 느끼게끔 이끌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객/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리어의 비극적 체험이 전개되는 과정은 리어가 온전한 의미의 비극적 주인공으로 정립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리어가 권력자 특유의 자기중심적 태도를 버리고 타인에게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관객/독자의 공감을 사게 되는 대목에 민중적 삶에 대한 리어의 눈뜸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딸들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가누지 못하고 폭풍우 속을 울부짖으며 헤매는 리어의 모습을 극렬한 언어로 그려나가던 작가는 리어의 시선이 문득 자기 내부로의 분노가 아닌 타인의 고통으로 향하는 모습을 극화한다.
“가련하게 헐벗은 이들이여, 그대들이 어디에 있건,
이 사정없는 폭풍우 몰아침을 견뎌야 하니,
그대들 벗은 이마와 주린 배로… 어찌 이런 날씨를 이겨낼까?
… 아! 내가 너무 무심하였구나” (3막4장)
리어가 절대군주로서의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벗어가는 과정이 곧 그에 대한 관객/독자의 공감이 확대돼가는 과정이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리어의 민중적 체험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사실은, 절대권력의 문제성과 그 극복 방향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생각을 비교적 투명하게 나타내 보인다. 요컨대 셰익스피어는 《리어 왕》를 통해, 민중의 삶을 공감하지 못한 자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권력의 무상함을 형상화해 보인 것이다.
《리어 왕》에 관해 곰곰 생각해보면 권력자들의 추한 행태에 만성이 되다시피해온 우리 사회는 리어를 통해 그려진 봉건적 절대권력의 폐단에서 자유로운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권력을 행사하는 데 익숙해진 나머지, ‘초월적’ 권력이 존재하리라는 망상에 빠진 권력자는 리어 왕과 같은 말로를 맞기 쉽다. 민주사회 권력의 토대는 사회구성원들간의 민주적 합의일 텐데, 우리사회의 권력자들은 대체로 자기 권력에 관해 리어와 유사한 망상에 빠져왔던 것은 아닐까?
<“리어 왕(King Lear)”에서 일부 요약 발췌,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 저 자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
가장 진부하면서 가장 참신한 작품들 속에 인간성의 모든 것, 영구불변의 진리를 담다,
▣ 글쓴이 설준규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은〈셰익스피어의 말기극에 나타난 정치의식〉. 1983년부터 현재까지 한신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영미문학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