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9월 12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F. 케네디가 정치에서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가톨릭 신자였고, 그때까지 가톨릭 신자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없었다. 어떤 이는 속으로 편견을 품었고, 다른 이는 케네디가 공직에 오르면 바티칸에 신세를 지거나 공적인 정책에 가톨릭 교리를 반영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케네디는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자신의 종교가 공직 수행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리라 밝혔다. 종교 신념은 사적인 문제이며, 공적 책임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대답이다.
그로부터 46년이 지난 2006년 6월 28일, 곧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버락 오바마는 정치에서 종교의 역할에 관해 무척 다른 연설을 했다. 그는 자신의 그리스도교 신앙을 묘사하면서, 종교가 정치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진보주의자들이 정치에서 “종교적 담론의 영역을 포기”하는 것은 잘못이다.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종교의 낌새만 보여도 불편해 하는데, 그 때문에 어떤 문제를 도덕적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어떤 사회문제는 도덕적으로 변형해야 해결이 가능했다. 오바마는 “빈곤과 인종차별, 건강보험 미가입자와 실업자”같은 문제를 다루려면 “가슴에서, 머리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도덕적·종교적 신념은 정치와 법에서 빠져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이다.
중립을 지키려는 열망
종교를 공적인 것이 아닌, 사적인 것으로 보는 케네디의 견해는 1960~70년대에 꽃피운 공공철학을 반영한다. 정부는 도덕적, 종교적 문제에서 중립을 지켜, 무엇이 좋은 삶인지 개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양대 정당도 중립에 끌렸지만 일반적으로 공화당은 경제정책에서, 민주당은 사회, 문화 분야에서 중립을 끌어드렸다. 공화당은 자유시장에 정부 개입을 반대하면서 개인은 직접 경제적 선택을 하고 자기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다양한 목적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거부하고, 정부가 경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회, 문화 분야에서는 이들 역시 중립이라는 말을 끌어들였다.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댈이 지은 정치 철학서이며 저자가 1980년부터 진행한 '정의'(Justice) 수업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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