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無爲)란 무엇인가!
『소요유 逍遙遊」에서 혜시는 자신에게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줄기가 울퉁불퉁하고 가지가 꼬여 전혀 쓸모가 없다고 한탄하자, 장자는 혜시가 큰 것을 쓰는 방법을 모른다고 하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송(宋) 나라에 손 안 트는 약을 만들어 솜 빠는 일을 대대로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 나그네가 이 소문을 듣고 백금(百金)을 주고 약 만드는 비법을 사서는 오(吳) 나라의 왕을 찾아가 설득해 장군이 되어 전쟁에서 크게 이겼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혜시에게 “손을 트지 않게 한 것은 같으나 한 쪽은 영주가 되었고, 다른 한 쪽은 평생을 솜 빠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약을 쓰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입니다.”라고 장자는 말한다.
「소요유 逍遙遊」에서
물건이든 사람이든 그것이 갖고 있는 가치는 쓰는 사람의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장자의 대용(大用)의 사상이 나온다. 구만리 하늘 위의 대붕을 비웃는 매미와 비둘기가 ‘자잘한 쓰임새’(小用) 밖에 모른다면 대붕은 ‘커다란 쓰임새’(大用)를 아는 제왕의 상징인 것이다.
도가의 가장 핵심 용어인 무위(無爲) 또한 이 대용(大用)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장자』에서 무위는 대체적으로 세 가지 의미로 쓰인다. 첫째는, 허정(虛靜)과 같은 의미로써 고원한 정신의 경지와 그런 경지에 이른 사람의 행태를 형용하는 말이다. 둘째는 신하들의 행위 방식인 유위(有爲)와 대립되는 말로써 제왕의 통치 행위를 표현하는 말이다. 셋째는 권력에 간섭받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소박한 삶을 가리키는 의미이다. 서로 모순돼 보이는 이들의 용례는 그리 불협화음인 것은 아니다. <“장자(莊子)” 에서 일부 요약 발췌 ,장주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