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bon sens,良識)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그것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다른 모든 것에 있어서는 좀처럼 만족하지 않는 사람도 그것만큼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또 우리가 각각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이성적(raisonnables)이어서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길을 따라 생각을 이끌고, 사물을 동일하게 고찰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정신을 지니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그것을 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천천히 걷되 곧은 길(le droit chemin)을 따라가는 사람은 뛰어가되 곧은 길에서 벗어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먼저 갈 수 있는 것이다.
청년 시절에 나는 어떤 길을 발견했는데, 이 길을 따라 몇몇 고찰들과 격률들에 이를 수 있었고, 또 이로부터 하나의 방법(une méthode, Methodus)을 만들어 냈으며, 이 방법을 통해 내 인식의 폭은 점차 증대되어, 마침내 평범한 내 정신과 얼마 남지 않은 내 생애가 허락하는 최고의 정점에까지 조금씩 내 인식이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방법, 즉 내 이성을 인도하기 위해 내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 내 의도이지, 이성을 잘 인도하기 위해 각자가 따라야 할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방법서설(Discours de la méthode)“에서 일부요약 발췌, 르네 데카르트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