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깊이 하고 미래를 예견하여, 언제 어디서나 길한 일이든 흉한 일이든 일이 터지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아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며, 막상 일이 터져서야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와 같은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총명함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은 위대하고 특출한 정신 활동이며, 현명과 지혜에 내재하는 신의 깊은 정신 활동이기도 하다. 이와는 반대로 무모하게 최전선에 뛰어들어 무기를 들고 적과 싸우는 것은 다소 비인간적이고 짐승과 흡사하다. 그러나 때와 처지가 급박하면 그때는 마땅히 무기를 들어야 할 것이며, 노예가 되는 수치를 당하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욕망을 억제하고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 되고 어떤 일이나 단순한 충동에 의해 깊은 생각도 없이 무모하게 아무렇게나 행하지 않도록 자각하고 항상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연은 본래 우리에게 장난이나 농담을 하라고 이 세상에 내보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엄격한 생활을 하고, 더 중요하고 큰 어떤 일에 열중하라고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이나 농담은 실제로 즐길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중대하고 보람 있는 일을 충분히 하고 난 다음, 수면이나 그 밖의 다른 휴식을 취하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그리고 농담을 할 때에도 음담패설이나 부적절한 것은 피하고, 고상하고 재치 있는 것들을 택해서 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가 소년들에게 모든 게임을 다 허락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도 도덕적으로 선한 행동과 직결되는 것만을 허락해 주듯이, 농담 자체에도 그 어떤 도덕적으로 선한 재치의 빛이 번뜩여야 한다.<“의무론 -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부 요약 발췌,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