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문명사회의 생활은

[중산] 2011. 4. 24. 16:36

 

문명사회의 생활은 너무나 단조롭다. 문명사회의 생활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옛 선조들이 사냥으로 충족시켰던 충동을 해롭지 않은 방식으로 발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인구는 적고 토끼는 많은 호주에서는 모든 사람이 토끼 수천 마리를 죽이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원시적인 충동을 충족했다. 그러나 사람은 많고 토끼는 적은 런던이나 뉴욕 같은 곳이라면 원시적인 충동을 충족시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도시마다 부서지기 쉬운 작은 카누를 탈 수 있는 인공 폭포와 인조 상어들이 득실대는 수영장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루 두 시간씩 이 기발한 괴물들과 함께 지내게 해야 한다. -「노벨상 수상 연설」

 

 

인류학자들은 사람을 사냥하던 파푸아 사람들이 백인 권력자들 때문에 늘 해오던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모든 의욕을 잃고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사람 사냥을 허용하자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심리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전혀 해롭지 않은 다른 활동을 찾아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이야기이다.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문명사회의 사람들은 미덕의 희생자인 파푸아 사람들과 비슷한 입장에 서 있다.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공격적인 충동과 창조적인 충동이 있지만 사회는 그런 충동들을 충족시키는 것을 금한다. 사회는 축구경기와 자유형 레슬링 따위의 대안을 제시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하루라도 빨리 전쟁이 사라지기를 바란다면 태곳적 미개인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본능들을 해롭지 않게 충족시킬 방법을 진지하게 고찰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탐정소설을 읽으면서 충동을 충분히 발산한다. 나는 탐정소설을 읽을 때 살인자의 입장에 서기도 하고 사냥꾼 노릇을 하는 탐정의 입장에 서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식의 대리 체험이 미약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을 위해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권위와 개인」<나는 무엇을 보았는가”에서 극히일부 요약발췌, 버트런드 러셀 지음, 비아북, 엮은이 로버트 E. 에그너, 역자 이순희님 >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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