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평범한 존재의 순간보다 더 높은 차원의 경험: 내면의 동기에는 외적 통제와는 전혀 다른 측면이 하나있다. 영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삶에서 그것과 관련되지 않은 부분은 거의 없다. 바로, 활력과 헌신, 초월이다. 로버트 헨리가 말한 ‘평범한 존재의 순간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경험하게 되는 상태다. 문학작품이나 동양철학에서는 오래전부터 고양된 인식이나 깨달음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런 경험을 강조해왔다. 시카고대학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마하이는 이 경험을 ‘몰입Flow’ 상태라고 부른다.
몰입 상태에서는 시간이 산산이 깨어져 사라지고 강렬한 흥분에 휩싸여 그 과정이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또 그 상태로 되돌아가고 싶어 견디지 못한다. 테니스 선수, 외과 의사, 작가, 화가, 무용가 등이 몰입 상태를 경험하곤 한다. 강렬한 몰입을 경험하면 우리 삶은 한 차원 높아지고 즐거워진다. 자기 자신을 좀더 잘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진실하고 깊이 있는 관심이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몰입 경험은 외적 통제가 낳는 단조롭고 힘든 일과는 전혀 다르다.
나는 늘 내면의 동기부여를 경험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장미꽃 향기를 맡고, 퍼즐 조각을 맞추고, 나뭇잎 사이에서 춤추는 햇살을 바라보고, 산 정상에 올라 희열을 느끼는 모든 일들이 완벽하게 가치 있는 경험이 아닌가.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하는 삶은 아예 삶이 아니라고까지 주장하고 싶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이런 경험에는 관심이 없다. 최근에 철학자 찰스 테일러가 이야기했듯이, ‘도구적 이성’이라는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손익 계산, 즉 비용과 효용의 비율로 평가된다. 따라서 개인적인 인간관계처럼 다른 잣대로 평가해야 할 것들조차 도구적 이성의 검은 장막 아래 들어가 버리는 애석한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활력 있게 사는 것도 좋고, 호기심과 열정을 갖는 것도 좋고, 몰입하는 것도 뭐 다 좋습니다.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이죠?”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은 결과를 원한다. 그들에겐 ‘값나가는 그림 작품’이 중요하지 그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화가가 ‘고양된 상태’였는지는 관심이 없다. 시험 성적이 좋으면 그만이지 학생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워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윤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지 직원들이 직업적, 개인적으로 성장하든 말든 관심 밖이다.
물론 동기부여의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내면의 동기부여가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다 해도, 내면의 동기부여와 외적 통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밝혀보기로 했다. 내면의 동기가 있으면 뚜렷한 이점이 있다는 것이 분명히 검증되지 않는다면 학교나 가정, 직장, 더 나아가 사회에서 내면의 동기를 옹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면의 동기가 부여된 사람들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이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외적 통제 수단은 성적이다. 교육자들은 성적이야말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게 만드는 동기부여 수단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먼저 대학생 피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뇌신경학 분야의 까다로운 내용을 세 시간 동안 공부하게 했다. A집단의 학생들에게는 세 시간 후 시험을 쳐서 학습을 평가한다고 했고, B집단에게는 그 내용을 남들에게 가르치게 될 거라고 했다. 우리는 시험을 보기 위한 학습은 심하게 통제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남들을 적극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하는 정보 학습은 흥미로운 도전이 될 거라고 가정했다. 세 시간이 지난 후 설문 조사로 학생들의 내면의 동기를 측정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시험을 보기 위해 학습했던 학생들의 내면의 동기가 더 낮게 나왔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 실제로 학습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두 집단 모두 시험을 치르게 했다(B집단 피험자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시험이다). 시험을 치러보니 가르치기 위해 학습했던 학생들은 시험을 보기 위해 학습한 학생들보다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이 훨씬 높았다. 시험으로 학습 동기를 북돋겠다고 했던 선한 의도가 오히려 학습 욕구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우리는 대학생이건 초등학생이건 시험 평가 전략은 길게 보면 학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 마찬가지인 듯하다.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살펴보면, 외적 통제보다는 내면의 동기 부여가 훨씬 더 학습 동기를 북돋는다고 말할 수 있다.
동기부여가 내면에서 비롯하지 않고 외적 보상만을 추구하는 경우에 문제 해결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드러났다. 외적 통제가 행동의 이유가 될 때는 그 행동을 즐길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다. 물론 보상과 통제가 과제를 수행하는 속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과제가 단순할 때나 성과에 따라 보상이 주어질 때 특히 그렇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성과를 올린다고 해도 개인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테면 보상을 받는 일만 하려 들거나 자칫 태업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을 하든 보상으로는 일과 조직에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헌신을 끌어낼 수가 없다.<“마음의 작동법”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에드워드 L. 데시, 리처드 플래스트 지음, 역자 이상원님, 에코의서재>
봉 의 꼬 리 ; 큰봉의꼬리와 차이점은 큰봉의꼬리는 가운데 축에 날개가 없는데 비해 봉의꼬리는 잎자루 상부에 현저한 날개가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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