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자율

[중산] 2011. 8. 17. 12:45

 

자신을 믿고 세상으로 나서라

자율은 인간의 삶을 바꾼다: 1989년 소련이 붕괴되기 전에 몇 차례 불가리아 내각의 자문 역할을 한 적이 있다. 가난하고 침체되어 있던 불가리아의 국민들은 심각한 의욕 부진에 빠져 있었다. 사회 전체가 절망에 빠진 듯 했다. 국민들 대부분이 안 하면 안 되는 일 정도만 했다. 그들은 대부분 국영기업의 생산 부문에서 일했지만 건설적으로 일에 몰두하지는 못했다.

 

국가가 소유한 어느 제조업체를 방문했던 어느 오후의 일이다. 사장이 직접 통역사와 나를 안내했다. 널찍한 작업장으로 들어서니 선반, 드릴, 프레스 등 금속가공 기계 십여 대가 눈에 들어왔다. 노동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한가롭게 잡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몇몇은 사장 일행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느릿느릿 기계로 돌아갔지만 대부분은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 노동자들에게 노동은 더 이상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급여를 더 받는 것도,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일자리를 잃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노동을 할 이유가 없었다. 춥고 냄새나는 작업장에서 기계를 돌려 별 필요도 없는(창고에는 갈 곳 없는 재고가 잔뜩 쌓여 있었다) 금속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 즐거울 리는 없었다. 작업을 하고 싶은 내면의 동기를 기대할 수가 없었다. 더 나아가 외적 보상도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급여 자체가 쥐꼬리만 한 수준인 데다가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업무 성과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한다고 해서 처벌을 받을 위험도 없었다(그곳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처벌이 아닐까). 그런 노동자들을 왜 해고하지 않을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일자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쥐꼬리만 하다고는 하지만 월급은 보장된다. 불가리아 사람들은 사장은 월급을 주는 척하고 우리는 일하는 척한다고 농담을 하곤 했다.

 

 

전체주의 국가의 계획경제 체제는 동기부여라는 면에서 극도로 비효율적이다. 이들이 노동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취하는 접근법은 자본주의 체제에 견주어보면 크게 뒤떨어진다. 문제는 중앙계획경제에는 동기부여의 기본 요소가 없다는 데 있다. 행동과 결과가 의미 있게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동기를 부여하려면 자신의 행동과 그 행동으로 나타날 결과 사이의 관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관계는 경제체제, 조직, 일대일 상호 작용의 차원 등 다양한 층위에서 나타난다. 인간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을 확신하지 못하면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 원하는 결과는 내면의 만족감일 수도 있고, 외적 보상일 수도 있다. 자기가 하는 행동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한 사람들은 행동의 동기를 얻지 못한다. 불가리아에서 부족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곳 사람들은 행동이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리라고 기대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산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사적 소유와 시장이라는 요소를 통해 그 연관 관계를 확보했다. 이때 최고의 목표가 되는 것이 효율성이다. 우리는 인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외적 보상을 사용한다. 행동과 외적 보상의 연관 관계는 우리 체제를 떠받치기 기본 토대이며, 그것은 이미 구성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체제도 사람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홍콩의 경제학자 헨리 우는 우리 체제가 동유럽의 중앙계획경제 체제에 비해 인적 자원을 훨씬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불가리아와 미국을 비교하면서 흥미로웠던 점들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적절한 행동-결과 연관 관계가 없다면 생산적인 행동의 동기는 부여되지 않는다. 둘째, 연관 관계란 양날의 칼과 같아서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게끔 압박하는 행동-결과 연관 관계를 비롯해, 통제는 동기부여의 한 가지 형태다. 그리고 외적 보상이라는 장치는 성공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통제를 허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통제에는 여러 가지 심각한 부정적 결과가 뒤따른다.

 

 

소외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만든 중앙계획경제 체제가 결국은 자본주의 체제보다 더 큰 실패를 경험했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역설이라고 할 만하다. 중앙계획경제가 실패한 것은 통제에 대해 비효율적으로 접근했고, 체제의 속성 자체가 강압적인 전체주의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실험에서 드러났듯이 통제 자체가 어느 정도는 소외를 빚지만, 통제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면 사회 전체가 무기력해지고 목표를 잃고 부유하는 무서운 결과로 이어진다.<“마음의 작동법”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에드워드 L. 데시, 리처드 플래스트 지음, 역자 이상원님, 에코의서재>

                                                                   

                                                   봄 구 슬 봉 이 ; 한국,일본, 중국에 분포하며 산지의 습지에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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