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풍요로운 도시의 매력: 시골에는 촌락이라는 공동체가 건재하며,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공동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촌락과 개인 사이에는 집이 있고, 개인은 특정 집안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집 또한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친척이나 이웃집과 관계를 맺으며, 때로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공동체나 친족, 그리고 집이라는 형태로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 얽매여 있는 개인은 자기 의사에 따라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시골은 말 그대로 유연사회이기 때문이다.
도시로 나온 사람들 역시 집을 소유한다. 홀로 생활하기도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시대였으므로 대부분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도시에서 말하는 집과 시골에서 말하는 집은 다르다. 도시 친족과의 관계나 지역과의 연결이 약하며 다수의 집을 포괄할 수 있는 공동체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핵가족 형태는 단순히 가족구성원이 적을 뿐 아니라 집이 단독으로 존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럴 경우, 개인이나 개별 집안의 의사에 따라 대부분의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촌락처럼 공동체 전체의 합의라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도시에서의 이런 생활은 자유롭고 구속이나 속박이 적어 매력적으로 보인다.
물론 고도경제 성장기에 지방에서 도시로 상경한 농촌의 차남, 삼남이 도시 생활에 동경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상속권이 없는 그들은 고향에 남는다 해도 삶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없었기 때문에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스스로 바라서 고향을 떠났다기보다 고향으로부터 버림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시로 향한 것이다. 그러나 경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도시에서의 삶은 점점 풍요로워졌다. 도시에서는 시골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새 삶을 누릴 수 있었다. 도시 생활이 점차 쾌적하게 변해가자 지방 사람들은 도시를 향한 동경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쫓겨나듯이 떠나는 게 아니라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도시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시골 생활의 속박이 싫어 도시로 나온 사람들, 그렇다면 이는 무연을 소망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유연사회인 시골에서 무연사회인 도시로의 이동은 끝없이 이어졌다. 이 시대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무연을 소망했다. 무연은 속박에서 해방된다는 의미이며 자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한 기본조건이기도 했다. 오늘날 제기되는 무연사회에 관한 논의는 이런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 무연을 추구했던 과거를 잊고 마치 없었던 일처럼 취급하는 것이다.<“사람은 홀로 죽는다”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시다마 히로미 지음, 역자 이소담님, 미래의창>
<합천댐 신원계곡 지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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