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플러그를 뽑자

 

방음의 시작은 소리가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방음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문학상의 표현은, 「오디세우스」에서 배가 세이렌(그리스 신화의 요정. 노래로 선원들을 홀려 죽음에 이끌게 함)이 가까이 다가가자 오디세우스가 선원들에게 밀랍으로 귀를 막으라고 했던 명령일 것이다. 세계 최초의 집단 방음 사건은 불쾌한 소음이 아니라 너무나 유혹적이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소리로부터 선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서 비롯되었다. 오디세우스 자신은 귀를 막는 대신 움직이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돛대에 몸을 꽁꽁 묶고, 귀로는 평생 한 번 들을까 말까 한 세레나데를 즐겼다. 이렇듯 초기 방음은 침묵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듣고 싶은 소음이 군중에 묻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1930년, 런던에서 개최된 무역 박람회에서 도시 계획 설계자이자 건축 비평가인 트리스탄 에드워즈는 완벽하게 ‘조용한 주택’의 모델을 전시했다. 그는 주택에 ‘조용히 닫힐 수 있는’ 기적의 문을 장착했다고 자랑했다. 왕립 영국건축학회 회장 배니스터 플레처 경이 에드워즈의 아이디어를 극구 칭찬하면서 런던의 시끄럽고 혼잡한 주요 도로 근처에 주택을 지을 때 활용하라고 건축가들에게 권고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사람들이 대도시 인구 폭발 현상에 불안을 느끼게 되면서 방음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둔감한 미국 표준국조차도 도시 인구 밀도의 급증을 예고한 연구 결과에 우려를 표명하고 진정으로 조용한 아파트를 설계하는 운동에 동참했다. 미국 표준국은 여러 건축 재료의 음향상 특징을 철저하게 시험하고 나서 칸막이 사이의 공간이 소리를 죽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방음 관련 제품은 수없이 많지만 새로운 기술이 몇 가지 개발되면서 이 분야의 지평이 바뀌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 시점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적절하게 응용할 수 있는 것은 ‘소음 제거 기술’이다. 연구자들은 헤드폰부터 ‘소음 중화 장치’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소음 중화 장치는 공사장이나 나이트클럽처럼 소음의 근원지에 사용할 용도로 고안해서 이미 특허를 받은 상태이다. 이 장치는 발생한 소음의 반대 음파를 만들어 냄으로써 사용자를 위해 ‘개인적인 소리 그늘’을 형성한다. 또한 기술적인 침묵 추구의 최전선에 있는 과학자들은 음향 결정체로 불리는 물질을 사용해서 ‘음향 망토’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과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강물이 바위를 둘러싸고 흐르듯”하여 모든 소리를 물체 주위에서 벗어나게 한다. <“침묵의 추구”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조지 프로흐니크 지음, 역자 안기순님, 고즈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