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돈이란 무엇인가!

[중산] 2011. 9. 19. 18:26

 

활기가 사람을 살게 한다: 지금 지갑에 얼마가 들어 있는가? 10만원? 오, 상당한 부자다. 뭐 1,500원? 음 그것도 좋다. 이 책을 덮고, 있는 돈 전부를 아니 100원만 남겨놓고 다 쓰도록 하자. 조건은 오늘 중으로, 용도는 자유다. 아깝나? 자, 이제 다음 날. 당신의 주머니에는 100원밖에 없을 것이다. 당신의 돈을 어디에 썼을까. 어디에 썼든 간에 기분만은 상쾌할 것이다. 상쾌한 기분을 느끼는 사람은 부동심의 경지에 한발 다가선 것이다. 아아, 어리석은 짓을 했다. 하며 후회하는 사람은 나와 같이 부동심의 길을 걸어보자.

 

 

이어서 두 번째 수행이다. 주머니 속에 남아 있는 그 100원 동전 하나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역시 용도는 자유다. 정액권을 이용해서 학교나 회사로 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도 좋다. 전당포에 가도 좋다. 공중전화로 애인을 불러내 도움을 받아도 좋다. 아침부터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해도 좋다. 인간은 2~3일 굶는다고 쉽게 죽지 않는다.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수행을 요구한다고 불평하지 않길 바란다. 단, 한 가지 알아줬으면 하는 건 돈이란 무엇인가이다. 인간은 돈에 의해 살아가지 않는다. 돈이 없으면 죽는다고 하는데 그건 순 거짓말이다. 돈이 없어서 죽는 게 아니라 돈을 벌려고 하는 생명의 활기가 사라지면 죽는다. 요는 단돈 100원이어도 좋다. 지금 가진 걸 어떻게 쓰며 살아갈지 그 임기응변이 인간을 살게 하는 것이다.

 

 

돈이란 활기가 있는 곳에 모였다가 곧 떠나간다. 말하자면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다. 바람이 한곳에 오래 머물면 집착이 생긴다. 반대로 돈이 끊임없이 유통되면 집착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있는 절만 해도 그렇다. 스승인 칸세 화상이 주지로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 절은 다른 곳처럼 부유하지 않고 몹시 황폐하고 빈곤했다.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러자 자연히 절 안에 활기가 돌고, 그 활기에 빨려 들어오듯 조금씩 돈이 모이고, 그 돈은 다시 절 밖으로 내보내졌다. 그로 인해 더욱 많은 돈이 모이고 더욱 많은 돈이 나가게 되었다. 절에는 조금의 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처음부터 부유한 절은 이렇지 않다. 재산으로 먹고산다고 생각하면 자연히 활기가 없어진다. 모이는 돈이 적어지면 자연히 나가는 돈도 제한되고 거기서부터 집착이 생겨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토지를 많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는 대부분 구두쇠다. 부동산이 많다는 건, 즉 돈에 움직임이 없다는 소리다. 화장지, 연필 등을 낭비하지 말라고 늘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이런 회사에는 활기가 없다.

 

장안은 사람이 많아 늘 번화하고 활기가 넘쳐흐른다. 그곳에는 큰길이 몇 개나 관통하고 있어 활기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상품을 가지고 들어오는 상인, 그것을 사서 나가는 사람도 있다. 돈을 가지고 오는 사람도 있고, 그것을 훔쳐 달아나는 도둑도 있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인간도 장안과 같다. 돈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사람을 스쳐 지나간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의 진짜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중요한 건 활기다. 즉 나는 살아 있다는 생명의 힘이다. 그것만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릴 여유가 없을 만큼 그저 있는 힘껏 살아가면 된다.

<“흔들리는 마음 버리기”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오제키 소엔 지음,역자 김지연 님, 큰나무>

 

 

▣ 저자 오제키 소엔

1932년 나라현 출생.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불교에 입문. 국립 나라교육대학 국문학부 졸업 후, 7년간 운수승 수행을 쌓았다. 이후 1965년, 약관 33세의 나이로 교토 대선원의 주지가 되었다. 그의 유머 넘치고 호쾌한 설법은 많은 관광객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여러 강연회를 통해 특유의 다정하고 박력 있는 어조로 많은 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최고재판소 가사조정위원을 지냈으며, 국립 교토 공예섬유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2007년에는 주지에서 물러나 대선원의 한서(주지에서 은퇴한 선승)로 취임해 현재까지 나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 노력할 것인가』, 『대안심(大安心)』, 『평상심(平常心)』, 『괜찮아! 분명 잘될 거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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