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풍요롭게 사는 법_ 일과 행복
20세기 시단詩壇을 대표하는 독일의 시인 R. M. 릴케에게는 최고이자 최선의 한마디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오직 일하라!”였다. 젊은 시절 무명의 시인이었던 그는 파리에서 조각의 거장 로댕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 로댕은 그에게 “트라바이에 투주르!”를 가르쳤다. ‘언제나 일하라’는 의미의 이 프랑스어를 시인의 모국어로 “누어 아르바이텐!”으로 고쳐 가슴에 새겼다. 그리하여 그 한마디에 자신의 시를 걸고 인생을 걸었다. 아르바이트라는 단어는 우리 귀에도 익숙하다. 대학생 등이 돈을 벌기 위해 부업처럼 하는 일을 ‘아르바이트’라고 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일의 몫은 크고 중요하다. 노동, 작업, 수공手工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일은 사회인에게는 그 삶의 전부이다시피 하다. 그들에게는 휴식도 여가도 일을 위해 존재한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공부가 일이다. 그러니 어른이든 아이든 누구나 일을 한다. 일에도 등급을 매길 수는 있다. 큰 일, 작은 일, 어려운 일, 쉬운 일, 재미난 일, 괴로운 일 등등. 하지만 보통은 땀과 어려움이 연상된다. ‘일 났다’고 하면 그 일은 소동이다. 한 수 더 떠서 ‘큰일났다’고 할 때의 일은 사고다. 그만큼 일은 힘겹고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일은 괴롭고 힘겨울수록 보람이 크고 수확도 늘어난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좋게 마무리될 수도 있는 것이 일이다.
일은 행복의 계기가 되고 단서가 된다. 어쩌면 일이야말로 모두에게 삶의 보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주 줄여서 ‘일이 행복이다!’라고 다짐 둘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기에 우리 한국인은 즐겨서 ‘일복’이란 말을 써온 것이다. 너무 무거운 일에 지치고 시달리면서 ‘일복 터졌다’고 말할 때는 한탄이 되겠지만, 모처럼 얻은 일거리에 ‘일복이 터졌다’고 하면 이는 즐거움의 표시가 된다. 그런 일복은 일의 크고 작음을 굳이 가릴 것 없이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복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일에는 배돌이, 먹는 데는 감돌이”라는 속담은 재미있다. 일할 때는 꾀를 부려서 배배 돌다가도 먹을 때는 빠지지 않고 감돈다는 뜻이다. 이 속담은 “일은 송곳으로 매운 재 긁어내듯 하고 먹기는 도짓소 먹듯 한다”는 또 다른 속담과 사촌지간이다. 우리는 일을 할 때 배도리가 아닌 감돌이가 될 일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행복”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김열규 지음, 비아북>
'독서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인전이 삶의 자세를 바꾼다 (0) | 2011.09.24 |
---|---|
자연의 도에 따라 (0) | 2011.09.24 |
사람들은 주의집중 시간이 짧다 (0) | 2011.09.24 |
아이를 변화시키는 철학 고전 (0) | 2011.09.24 |
무지의 지혜를 즐기라 (0) | 2011.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