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곁에 있는 사람부터 편안하게 하라
유가 사상이 200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관리의 바른 길’을 제시했기 때문인데, 유가가 제시한 관리의 바른 길이 바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수신에서 평천하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다. 이 길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공자가 자로와 나눈 대화를 들어보자. 자로가 군자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가 대답하길, “자신을 갈고닦고 다른 이를 존중하는 것이다.” 자로가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되는 것입니까?” “자신을 갈고닦고 다른 이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되는 것입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자신을 갈고닦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요순 황제도 어려워했던 일이니라.” -『논어』제14편 헌문
그렇다면 어떻게 평천하를 이룰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자를 기쁘게 하니 멀리 있는 자가 찾아온다.) -『논어』제13편 자로 여기서 래(來)는 ‘영향을 받는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즉, 마음이 끌려온다는 의미다. 유가의 평천하는 ‘순리에 따라 이뤄지는 의’를 실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조급히 이루려는 충동을 금물이다. 그래서 유가의 평천하는 한 번에 천지를 적시는 소낙비가 아니라 천천히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식물에 비유된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황폐한 황무지를 생명이 넘치는 녹색 대지로 바꿔나가는 식물 말이다. 녹색 대지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느냐는 식물 자신의 생명력과 객관적인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
‘근자열, 원자래’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공자는 먼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다음은 공자의 제자 유자의 말이다.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 근본을 확실하게 세워야 나머지 순조롭게 따라오기 때문이다. 부모를 공경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는 것은 인간됨의 근본이다. -『논어』제1편 학이
가정에서 부모와 형제를 바르게 대하는 사람은 밖에서도 똑같이 바른 태도로 스승과 연장자를 대한다. 아내와 자녀에 대한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부모와 형제, 아내와 자녀를 바르게 대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다른 이와 더불어 지내는 능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은 밖에서 스승과 연장자, 협력하는 사람과 직원 등 타인과 아무리 잘 지낸다고 해도 결국 모순이고 위선일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라. 혈연지간도 제대로 대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상대적으로 소원한 타인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 있겠는가?
현대인은 옛날 사람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교육 수준이 높다. 그런데도 사람됨의 수준은 오히려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교육의 방식에 크나큰 결함이 있는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자신을 수양하는 것(修己)과 남을 편안하게 하는 것(安人)은 근본적으로 같은 일이다. 밥을 먹으면 동시에 허기가 채워지듯이 나를 수양하는 동시에 남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신과 제가, 치국과 평천하는 서로 다른 4가지 일이 아니라 똑같은 한 가지 일이다. <“노자처럼 이끌고 공자처럼 행하라”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후웨이홍, 왕따하이 지음, 역자 최인애님, 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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