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속의 죽음 저녁 6시에 나는 프라하에 도착했다. 짐을 곧 역의 수화물 보관소에다 맡겼다. 이제는 두 개의 트렁크가 팔에 매달리지 않아서 나는 이상한 해방감에 부풀어 있었다. 내게는 가진 돈이 별로 없었다. 엿새 정도 지탱할 수 있는 돈이었다. 그 후에는 내게 사람이 오기로 되어 있었지만 그 문제에 관해서도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수수한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둑으로 막아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블타바 강을 따라서 방황했다. 인기척이 없고 고요한 흐라드신의 넓은 구역에서 기나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우는 시간이면, 그 구역의 대사원과 궁전들의 그늘에서 쓸쓸한 나의 발걸음 소리가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그 소리가 울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공포감이 다시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