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4

숲속 여름나기!

체감온도 35도 이상 푹푹 찌는 삼복 더위다. 밤이 돼도 방에는 여전히 군불을 지핀 듯 열기가 가득하다. 스치는 소파도 걸치는 옷가지에도 불덩어리 귀신이 붙어 있는 거 같다. 에어컨을 한번 켰다가 끄면 정든 님 떠나보낼 만큼 아쉽고 여운이 깊다. 에어컨 바람은 사람을 붙들고 놓아 주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뿌리치고 자연의 상태로 있으려고 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덥기는 무지 더운 날씨다. 나는 여느 때처럼 선선한 바람이 부는 새벽녘에 도시락을 챙겨서 오늘도 농원을 향해 나섰다. 한낮의 열기를 피해 아침 일찍 나서야 한다. 그래야 오전 일찍 기본적인 일을 끝내고 내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이에는 늙은 수사자처럼 무리를 벗어나 자기만의 공간에 머물어야 자유롭고 편안하다. 숲속 어디든 갈 곳이..

중산담론 2024.08.08

오지에서의 삶 - 마리아 샵들렌

농부들은 사랑의 슬픔으로 죽지 않고, 평생 그 슬픔을 표시하며 비극적으로 살지도 않는다. 그들은 자연에 아주 가깝다. 그래서 중요한 사물들의 본질적인 서열을 아주 분명하게 지각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고귀하고 비장한 표현을 피하고, ‘사랑’ 대신에 ‘우정’을, ‘고통` 대신에 ‘갑갑함’이란 말을 기꺼이 쓰는 것 같다. 매일의 노동, 수확, 미래의 안락함과 관계된 보다 진지한 중요성을 지닌 다른 걱정거리들을 옆에 두고 살면서, 마음의 아픔과 기쁨에 대한 그 말들의 상대적인 크기를 간직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 이 땅의 한구석이 장애물 하나 없이 기막히게 정지(整地) 되어서 마침내 경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녀(샵들렌)의 머릿속에 스며들자, 그녀는 일종의 도취 상태에 빠졌다. 그녀가 깨달았던 그대로..

독서 자료 2021.06.10

손님치르는 전원생활!

“어서 오세요. 오랜만입니다.” 전원생활을 하다보면 격조했던 지인이나 친척들이 모처럼 찾아오게 된다. 오는 분이야 모처럼 이지만 맞이하는 입장에서는 내내 손님 맞는 느낌이다. 어떻게 사는지, 불편은 없는지, 편리한지, 간접 체험이라도 해 볼 듯이 호기심 가득 찬 관심을 가지고 둘러본다. 오시는 분마다 “폐끼치고 싶지 않은 데요”라는 조심스런 속마음을 내비친다. 그러나 차 한 잔하며 이야기 속에 빠지다보면 으레 한 끼 정도 식사를 하게 된다. 사람 사는 곳에 귀하게 찾아왔기에 ‘키우는 닭이라도 한 마리 잡아야 하나‘ 하고 갈등이 생길 때도 많다. 사실 산속에서 키우는 닭이나 토끼들은 가족과 같은 존재이다. 본인 스스로는 애지중지하던 동물을 잘 잡아먹지 않는다. 시중 닭보다 시골 방목 닭에 관심을 갖는 것은..

중산담론 2019.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