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큰아들이 손주를 데리고 우리 집에 왔다. 큰 아들 집에는 여덟 살 큰 손자와 두 살 터울 손녀가 있다. 제법 어른들 말투나 행동들을 흉내 내기도 하고 재롱을 부리는 나이기에 할비할미의 혼을 쏙 빼놓기도 한다. 농원에 가있다가도 손주가 온다면 다 팽개치고 부리나케 달려오는 나인지라 이날도 예외 없이 손주들 옆에 껌딱지가 되어 찰싹 붙어 놀고 있었다. 마침 저녁때가 되어 같이 식사를 하면서 나는 내 밥보다 손주 밥을 먼저 거들었다. 생선뼈를 발라주고 반찬을 이것저것 숟가락에 얹어주곤 하였다. “그렇게 주지 말아요. 김치가 너무 커요, 매워요, 양이 너무 많아요” 등등 하면서 집사람이 자꾸 옆에 와서 제지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러다 말겠지 했지만 대여섯 번 정도 계속 이어졌다. 먹이는 방법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