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밀까, 두드릴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퇴고(推敲’)라는 말은 당대의 시인 가도(賈島)의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가까운 데 이웃이 적어 한가로운데 閑居隣竝少 풀숲의 길은 황량한 들판으로 들어가네. 草徑入荒園 새들은 연못가 나무 위에 잠들고 鳥宿池邊樹 스님이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리네. 僧鼓月下門 이 시의 마지막 행 두 번째 글자인 ‘고 鼓’는 ‘두드리다“는 뜻이다. 시인은 애초에 이 글자가 들어 간 자리에 ”민다“는 뜻의 ’퇴推‘를 썼다고 한다. 어느 날 노새를 타고가면서도 ’퇴‘로 할지 ’고‘로 할지 골똘하게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가 그만 길을 지나던 고관의 행차와 부딪치고 말았다. 고관 앞에 끌려간 가도는 글자 한 자를 결정하지 못해 실수를 범했노라고 아뢰었다. 그 고관은 당시의 최고 문장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