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자료

기계가 된 자연

[중산] 2011. 10. 6. 18:11

 

기계가 된 자연

기술력을 가지고 해결해보겠다는 이 단순한 발상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어렵지만 매우 중요한 일에 대한 의지를 좀먹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것은 일리 있는 우려다. 동시에 지능적으로 규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없다면 이 행성 시스템과 맺고 있는 파괴적인 관계에서 전략적으로 물러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사용할지 말지가 아니라 어떤 위험을 안고 어떤 기술을, 그리고 무슨 목적으로 사용하는가이다. 최근까지 지구라는 행성을 두고 벌이는 이 실험은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행성 규모의 지구공학을 주장하는 이들은 의도적으로 지구 시스템을 조작할 것을 제안한다. 행성생리학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공학이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인류가 이 과정에 개입하면 장기적으로는 궁극의 노예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구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는 접어두더라도, 이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이런 의도적인 조작이 정당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최근 몇십 년 동안 우리는 지구의 역사와 본질,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지식은 전체를 이루고 있는 이 생명시스템과 그 일부로서의 인류 사이의 적절한 관계에 대한 질문과 연관된다. 만일 우리가 인간에 의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대신 행성 시스템을 조작하고 관리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어떤 인고의 짐을 떠넘길 것이며 장기적으로 인류의 생존에 어떤 위험을 가중시킬 것인가? 개인과 권리, 그리고 행복에 대한 실용적 잣대를 강조하는 우리의 윤리 전통은 이러한 도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본성에 대한 현세대의 신념은 기후 변화를 탐구하는 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긴 여름의 끝”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다이앤 듀마노스키 지음, 황성원님,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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