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옳고 당신이 틀렸어
그것은 완벽한 스키 휴가가 될 것 같다. 팀과 로라는 아이들의 겨울방학을 맞아 뉴햄프셔에 있는 작은 콘도를 빌렸다. 온천과 수영장, 발코니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까지 있는 곳이었다. 그해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스키 슬로프는 최적의 상태였다. 어느 날 아침, 로라는 팀과 열한 살, 열두 살인 두 아이를 스키 슬로프에 두고 매니큐어 서비스도 받고 쇼핑도 할 겸 자리를 떴다. 두 시간 후에 스키장으로 돌아온 그녀는 팀에게 흡족한 듯 ‘새’ 손톱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밖에서 핫 초콜릿을 손에 들고 앉아 있던 팀은 그것을 보고 멍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그런데 아내가 새로 칠한 매니큐어를 보여주면 뭐라고 말하는 게 좋을까?). 그때 로라의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애들은 어딨어요?” “스키 타고 있죠.” 팀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애들 만요?” “여기 없으니까 당연하죠. 몇 번 애들이랑 타봤는데, 지금은 자기들끼리 잘 타고 있어요. 게다가 바비는 모굴(mogul 울퉁불퉁한 급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기술을 겨루는 스키 경기)을 하고 싶어 하는데 내 무릎으로는 무리잖아요. 자, 핫 초콜릿 좀 마셔요.” 그 순간 로라의 머릿속에선 유괴부터 끔찍한 충돌사고까지 온갖 장면이 떠오르면서 불안이 엄습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산꼭대기로 시선을 돌렸다. 딸이 언덕을 날듯이 내려와 그녀 옆에 A자형으로 정지했지만,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가 걱정한 사람은 나이가 더 많고 조심스러운 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딸이 옆에 오자 보이지 않는 아들 걱정에 더욱 애가 탔다. 그 아인 어디에 있는 걸까? 그녀는 남편을 화난 얼굴로 돌아보며 쏘아붙였다. “날도 저물었는데 어떻게 그 애를 혼자 스키 타러 보낼 수가 있어요? 지쳐있을 테고, 주의도 산만한 애잖아요. 얼마나 위험한데요.” 잠시 후에 아들 바비가 나무 사이에서 튀어나와 산등성이로 오르더니 잠시 쉰 다음 주먹을 공중에 높이 들고 마지막 활강을 했다.
착지할 때는 숨을 헐떡이며 가족들을 향해 자랑스러운 미소를 보내기까지 했다. 얏! 그것으로 스키는 끝이었다. 그리고 즐거운 가족 휴가도 끝났다. 로라는 팀에게 노발대발했다. 그녀가 볼 때 남편은 무책임하고 지각없는 사람이었다. 팀은 뭐라고 했을까? 그는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다. 자신은 제대로 판단했고 그것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니까 말이다. 아이들 앞에서 한심한 아빠로 취급하다니 그것이 더 분개할 일이었다. <“행복한 남편의 비결”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스콧 할츠만 · 테레사 포이 디제로니모 지음, 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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