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난한 사람일수록 위험한 투기를 할까? - 전망이론
경제학은 인간의 선택과 의사결정을 다루는 학문이다. 1970년대 말까지는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한 경제학 이론들이 주류였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인간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즉 현실 속 문제들이 복잡하고 모호하고 불확실해 인간의 합리적인 선택에 제한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머넌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이런 인간의 경향을 전망이론(prospect theory)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전망이론은 사람들이 위험과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여준다. 이 이론에서 사람들은 이익이나 보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피해 확실한 것만 선택한다.
스스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일확천금을 바라며 위험한 투기를 하는 공격형이 많다. 어차피 현재가 불리한 상황이고 손해를 보더라도 더 불리해질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한 번 홈런을 치면 대박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익이 높다는 말에 유혹되어 주식에 투자했다가 하루아침에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위험이 있는 투기 대신 금리가 낮은 은행이나 안정형 펀드를 선호한다. 한편 일단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주가가 조금 오르면 서둘러 팔고, 주가가 떨어져도 쉽게 손절매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주가가 오르면 확실한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이미 손해가 난 금액을 수용하기보다 혹시라도 주가가 올라 손실을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자신이 다니는 직장은 개인의 소득이 유지되게 하는 안전망 같은 것이다. 자신이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창업 대신에 직장에 근무하며 정액의 월급을 받으니 보험에 든 것과 같은 것이다. 직장인에게 창업 기회는 언제든지 널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사표를 내지 못하거나 취직해 월급 받는 것을 택했다면, 그것은 확실한 보상을 좋아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의 사람은 작은 손실에 대한 위험을 즐기는 양면성이 있으나 실제적인 선택에서는 큰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도박은 하지 않는다. 의사도 예외가 아니다. 의과대학 병원에 재직하는 의사는 개업한 동료보다 월급이 낮지만 좀처럼 개업을 하지 못하는 것도 위험을 꺼리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금융경제의 비밀 26”에서 극히 일부 요약 발췌, 조영관박사 지음, 원앤원북스>
▣ 저자 조영관
중앙대학교 경제학과와 한성대학교, 호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로서 배운 학문과 금융기관에서 체험한 실전을 토대로 생활과 밀접한 금융개념과 경제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접목해 전달하고 있다. 150회 이상의 경제교육 경력과 『경제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할 경제지식 105』, 『생생 라이브 경제학』 등 다수의 책과 『직장인을 웃게 하는 경제동화』, 『중학생도 쉽게 보는 경제동화』와 같은 E-book을 출간했다. 국가자격인 경제교육 인증시험 테샛(TEAST)에 대비한 수험서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시인으로서 『봄에게 길을 묻다』를 2011년 출판했다. 2003년 JA Korea 최우수자원봉사상, 2006년 디지털경제대상, 2009년 우수학술논문상, 2010년 한국표준협회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어린이 신문 《어린이 동아》에 5년간 연재했고, 월간 《행복동행》과 월간 《신용경제》에 다년간 경제칼럼을 연재했다. 신한금융그룹에서 부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회사에서 자원봉사 리더이기도 한 그는 이 책의 인세 전액을 (사)아시아기자협회에 기부하기로 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